대세론과 거꾸로 가는 이회창 지지도

야당총재역할 수행 지지도 11.7%

지역내일 2001-05-30 (수정 2001-05-30 오후 2:34:59)
‘이회창 대세론’은 거품인가.
본지와 한길리서치가 5월 27~29일 사흘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회창 총재의 야당총재역할
수행 지지도는 지난달에 비해 4.1% 포인트나 빠진 11.7%로 나타났다. 지난 4월 조사 당시
민주당에 비해 6.6% 포인트나 앞섰던 한나라당 지지도도 이번 조사에서는 30.9%로 민주당과
동률을 기록했다. 여론조사 결과는 ‘대세론으로 이미 대선의 절반은 끝났다’는 야당 안팎의 낙관
론에 찬물을 끼얹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한길리서치연구소 홍형식 소장은 “재벌개혁 논쟁에서 한나라당이 노골적으로 재벌편을
든 점과 최근의 보수화 경향 등이 반영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회창 총재의 독주 경향에 대한 민심의 견제심리와, 5월의 중요 이슈에서 이 총재가 비껴나
있었다는 점도 지지도 하락에 한몫 보탠 것으로 분석된다.

◇ 재벌논쟁·보수화 노선이 실점요인 = 이회창 총재의 야당총재역할 수행 지지도를 떨어
뜨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계층은 남성층과 30대 연령층, 고졸 이상의 학력층, 자영업 및
사무·전문직, 생산·기술직 직업층 등이다.
남성층의 경우 지난 4월 조사에 비해 5.4% 포인트 떨어진 9.8%를 기록했다. 30대 연령층은
4.6% 포인트 빠진 8.7% 포인트를, 고졸 및 대졸 학력층은 각각 5.5%P, 4.1%P가 하락한 13.2%,
9.0%로 나타났다. 자영업의 경우 6.0%P가 떨어진 8.2%를, 생산·기술직의 경우 8.3% 포인트
하락한 11.1%를 기록했다.
이들 계층의 특징은 대체로 개혁지향적이라는 점. 그런 면에서 보면 최근 재벌개혁 논쟁과
보수화노선이 이 총재에게는 실점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홍형식 소장은 “여론조사 지표가 대세론과 거꾸로 나와 세부적인 지표를 뽑아봤다”며 “
(이회창 지지도가) 50대 이상의 남성층과 30·40·50대 이상의 여성층에서는 유지되고
있었지만, 20대 남녀, 30대 남성층, 40대 남성층에서 주로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해
이 같은 사실을 뒷받침했다.

◇ 부동층, 다시 이탈 경향 = 한나라당의 보수화 경향에 대한 반발감은 정당지지도에서는
더욱 두드러진다. 정당지지도에서도 남성층, 20·30대 연령층, 고학력층의 한나라당 이탈
경향은 두드러진다. 지난 4월 조사 당시 한나라당 35.7% 대 민주당 34.6%로 비슷한 지지도를
보였던 20대 연령층의 경우 이번 조사에서는 27.4%(한나라당) 대 37.4%(민주당)으로
10.0%포인트나 격차를 벌려버렸다.
이 총재의 지지도 하락 경향은 지난 28일 <한겨레>신문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4월 조사 당시 부동층이 이회창 총재 지지로 흡수되는 경향을 보였으나 5월 조사에서는
오히려 이탈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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