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는 침묵의 질환, 뇌졸중(腦卒中)

지역내일 2008-08-16
최선 예방책은 술·담배 끊고 스트레스 줄이는 것

뇌에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는 뇌혈관의 문제(막힘과 파열)로 인해 뇌기능의 이상이 나타나는 질환을 보통 ‘중풍’이라고 하며, 정확한 명칭은 ‘뇌졸중’이다. 뇌졸중은 발병 부위나 원인에 따라 증상의 종류와 정도가 다양하다.
뇌졸중은 크게 동맥경화증이나 혈전에 의해 혈관이 막히는 ‘뇌경색’과 뇌혈관의 파열로 인한 ‘뇌출혈’로 나뉜다. 하나병원 신경외과 전문의 박중겸 병원장은 “혈관이 막힌 뇌경색의 경우에는 막힌 혈관을 뚫어주어야 하고(혈전용해술), 혈관이 터진 뇌출혈의 경우에는 파열된 부위를 막아주면서 혈종을 제거해야 한다. 뇌경색과 뇌출혈의 치료는 서로 정반대이기 때문에 정확하고 신속하게 뇌 단층촬영(CT)을 시행해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뇌졸중은 특별한 전조증상 없이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그 특징. 뇌졸중의 흔한 증상으로는 갑자기 한쪽 팔다리 및 얼굴 감각이 둔해지고 힘이 빠지거나, 갑자기 말을 못하거나 발음이 어눌해진다. 또 갑자기 어지럽고 술 취한 사람처럼 비틀거리며 걷는다. 갑자기 한쪽 눈이 안 보이거나 물체가 두개로 겹쳐 보이고, 갑자기 심한 두통이 있으면서 속이 울렁거리거나 토한다. 뇌졸중은 시간이 관건. 박 원장은 이런 경고증상들이 나타나면, 빨리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진료를 받을 것을 권한다.

고혈압, 심장질환 등 원인질환 신경 써야
통계청의 자료에 의하면, 한국인 10만 명당 약 240명 정도가 뇌졸중에 걸려 이중 75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뇌졸중은 55세 이후로 10세 증가할 때마다 두 배씩 발병 확률이 높아진다. 그러나 최근에는 서구화된 식습관과 생활환경의 변화, 스트레스 등으로 30~40대의 젊은 연령층에서도 발병률이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 특히 겨울철엔 뇌졸중의 발병 빈도가 더욱 높아진다. 기온이 떨어지면 혈액이 끈적끈적해지고, 체내의 혈관을 막히게 하는 각종 성분들이 증가해 뇌졸중의 위험이 높아진다. 게다가 추운 곳에 갑자기 노출될 경우, 혈압이 급격히 상승해 혈관이 터질 수도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전체 뇌졸중 환자의 60% 이상이 고혈압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졸중의 중요한 발병인자인 고혈압으로 인한 뇌졸중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평소 식생활 개선과 운동, 비만 억제, 규칙적인 약 복용 등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극복하는 요령을 익히는 것도 중요하다. 심장질환도 뇌졸중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혈액에 지방질이 많아 고지혈증이 생긴 경우도 뇌졸중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흡연과 당뇨 역시 뇌졸중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 박 원장은 “뇌졸중은 질환 자체를 예방하기보다 위험인자를 줄여줌으로써 위험을 줄일 수 있다. 특히 가족력이 있거나 뇌졸중 위험(과거력)이 있었던 사람은 생활 속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한방적 중풍치료, 원활한 기혈순환에 중점
한의학적으로 중풍은 인체 생리현상의 부조화, 풍(風), 화(火), 담(痰), 허(虛) 등으로 발생한다고 한다. 청주한방병원 심계내과 안정조 교수는 “풍은 내부에서 만들어지는 바람으로 인체의 대사 장애나 신경과다에 의해 만들어내는 좋지 않은 기운이며, 화는 신경을 많이 쓰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인체의 기가 순환하지 못하고 심해지면 심장기능이 약해지고 전신적으로 혈액순환 장애를 일으키게 만든다. 담은 우리 몸의 장기에서 기능이 정상적이지 못할 때 비 생리적인 체액을 만들어 내는 것이며, 허는 기의 허약과 노화현상을 말한다. 우리 몸에 기가 허하면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노폐물이 많이 쌓이고, 각 장부가 필요한 영양분을 활발히 공급받지 못해 긴밀한 상호작용을 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중풍은 우리 몸의 기능저하에 의해 오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중풍의 한방치료는 약물요법과 침구요법, 재활요법 등. 약물요법은 중풍의 전조증이 있을 때 장부의 불균형을 바로잡고 체질을 개선시키는 것이다. 환자의 발병원인과 체질, 연령, 경중, 발생 시기, 합병증에 따라 한약처방을 달리한다. 침구요법은 필수적이며, 적합한 침구치료를 꾸준히 받는 것이 중요. 뜸 치료는 초기 응급상황이 지나고 시행하면 마비증의 개선에 도움이 되고, 침구치료는 급성기에는 병의 진행을 막고, 회복기에는 후유장애로 인한 기능회복에 중점을 둔다. 재활치료는 가능한 초기에 시작하며, 방치할 경우 근육이나 관절이 굳어져 움직일 때 통증을 느끼고, 신경이 회복되어도 활동에 지장을 초래한다. 마비된 쪽은 물론 건강한 쪽도 상지의 경우 팔꿈치, 손목, 손가락 순으로, 하지의 경우 허벅지, 무릎, 발가락 순으로 아침, 저녁 반복해 부드럽게 움직이며 주물러 준다. 또한 일어나는 연습, 보행 등 환자의 능력에 맞추어 재활운동을 병행한다.
“한방적 중풍치료의 원칙은 전신의 정신기혈(精神氣血)을 살펴서 장부의 부조화와 사기(邪氣)의 편재상태(偏在狀態 병사가 치우친 정도)를 잘 조절하여 전신기능을 조화시켜주는 것이다. 한마디로 한방적 중풍치료는 원활한 기혈의 순환을 조정하는데 중점을 둔다”

뇌졸중 예방을 위한 생활수칙
하나병원 박중겸 병원장은 예고 없이 찾아오는 뇌졸중은 예방이 중요하다며 생활 속 예방 수칙을 알려준다. ▷혈압을 관리하라. 뇌졸중의 가장 위험한 요인이 바로 고혈압. 뇌졸중의 발병률을 보면 고혈압이 있는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무려 3~4배나 높다. ▷담배를 끊어라. 담배를 끊으면 뇌졸중 발생비율이 감소한다. 1년 금연하면 비흡연자에 비해 50%, 5년 금연하면 비흡연자와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진다. ▷술을 끊어라. 하루 2잔으로 만족할 자신이 없다면 아예 술을 끊어야 한다. 주종과 상관없이 매일 7잔 이상을 마시면 뇌졸중 위험이 3배 높아진다. ▷과체중을 조심하라. 비만인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2~3배 정도 뇌졸중 위험이 높아진다. 뇌졸중 예방을 위해서 정상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 ▷운동하라. 매일 30분 이상 꾸준히 운동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서 뇌졸중 발생률이 2.7배가량 낮아진다. ▷야채와 생선을 많이 섭취하라. 엽산과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 채소와 생선을 많이 섭취해야 한다. 뇌졸중 발생률이 무려 2/3 가량이나 줄어들 수 있다. ▷몸을 따뜻하게 하라. 체온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 특히 추운 겨울날 외출할 때에는 따뜻하게 챙겨 입는다. 여기에 긍정적인 사고로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는 것이 뇌졸중을 예방하는 첫걸음이다.
도움말 대전대학교 청주한방병원 심계내과 안정조 교수
하나병원 신경외과 전문의 박중겸 병원장
김현정 리포터 jhk01062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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