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쉽게 표현해야 진짜 논술’
글 형식 짜기 훈련 필요 … 도덕적, 반성형 결론은 마이너스
방학과 함께 그동안 못 다한 적절한 독서는 기본지식 외에도 글짓기와 논술능력을 기르는 바탕이다. 여기에 아이들이 읽는 책의 내용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독서록이나 논술기록장에 정리해두면 글쓰기 실력을 기르는데도 도움이 된다. 동인천중학교에서 학부모논술강의에 나선 최재일 논술전문가로부터 방학중 엄마가 할 수 있는 논술지도에 대해 알아본다.
논술은 문학적 글짓기보다 실용적 글쓰기
“대입에서 실력의 변별력을 가리기 위해 논술이 여전히 힘을 발휘하고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정교교육과정에는 이를 훈련하는 시간이 없다. 게다가 논술은 외우면 가능한 암기과목과도 달라 평소 훈련이 필요하다”최재일 논술전문 강사의 이야기다.
그래서 평소 논술훈련이 독서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것, 채 강사는 그 첫 걸음으로 글쓰기를 권한다. 하지만 논술에서 요구하는‘쉽고 정확하게 글’은 말처럼 간단하지 않다. 이유는 기존의 글쓰기 지침이 지나치게 ‘3다(3多)’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 무조건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기를 강조했다는 것이다.
가령“우리나라를 알려면 너도 김정호처럼 많이 걷고, 많이 고생하고, 오랜 시간을 보내라”는 식의 양적 글쓰기는 과연 옳은 것인가. 논술은 오히려 효과적인 의사전달에 초점을 맞춰야한다는 의견이다.
그는 “학교에서는 글쓰기보다 글짓기를 배운다. 미국이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철저하게 효과적인 의사전달에 초점을 맞춘 글쓰기 교육을 하는데 반해, 우리는 학교에서 문학적 글짓기을 강조한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논술 글쓰기가 되려면, 실용적인 의사전달 수단이 필요하다는 것. 약도를 그릴 때, 먼저 방향을 정하고 큰 길 몇 개로 구도를 잡아 찾아가는 길이 막힘이 없도록 하는 것과 같다는 설명이다.
적절한 어휘를 간결하게 사용하는가
글은 어휘와 문장과 단락으로 발전한다. 그렇기때문에 적합한 어휘 찾기는 당연히 글쓰기의 첫걸음이다. 일상 대화에서는 부적절한 어휘를 사용해도 서로 대충 알고 넘어간다. 그러나 논술에서는 다르다. 상황에 적합한 어휘를 사용하지 않으면 읽는 사람이 이해하지 못하거나 다른 뜻으로 오해할 수도 있다.
따라서 평소 자녀의 글을 읽을 때, 가령 차가 물에 잠겨 엔진이 걸리지 않는다( 시동) 급한 마음에 맨발 벗고 뛰었다( 신발), 우리 학교는 자율학습 감독이 철저하다.( 지도), 과반수 이상의 찬성으로 통과되었다( 과반수) 등처럼 고쳐 지도하면 좋다.
여기에 글 전체의 중심이 되는 내용인 ‘주제’도 살핀다. 제시한 주제의 문장이 문제 의도에서 벗어나지 말아야 한다는 것, 즉 문제가 어려워질 경우에는 도대체 무엇을 쓸지 헷갈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래서 문제를 정확히 읽고 이해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또한 아이가 글을 쓸 때 생각이 잘 드러나도록 구체적인지도 눈여겨본다. 이를 위해 통일성의 원리를 지키면 좋다. 예를 들어 ‘남북분단의 원인과 극복’이란 주제일 경우, 뒷받침 할 재료가 원인과 극복 두 가지라 통일성을 갖추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원인이나 극복 중 한 가지 소주제를 잡도록 지도한다.
엄마, 어떤 말부터 써야 돼?
자녀가 글쓰기를 할 때, 가장 많은 질문 중 하나는 “엄마, 어떤 말부터 써야돼?”, 이 말은 글의 구성, 즉 짜임새에 대한 개념이 부족하단 뜻이다. 이 짜임새는 생각을 담는 그릇과 같다. 그릇 모양이 각양각색이듯 논술에도 여러 형태의 짜임새가 있지만 ,가장 일반적인 것은 서론, 본론, 결론의 형식이다.
서론은 논의의 대상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밝혀 말문을 여는 자리. 이 서론을 이끌려면 화제도입부로 시작하여 문제제기로 마무리지으면 좀더 쉽다. 화제도입부는 흥미를 이끌어낼 수 있는 첫 문장과 이야기의 범위를 좁혀 논제로 접근하는 유도 문장이다. 문제제기는 서론 마지막 문장의 몫이다.
본론은 서론에서 제시한 논제의 범위와 방향에 따라 주장을 마음껏 펼치고 논증하는 마당이다. 그렇기 때문에 소주제문을 만들도록 지도한다. 다음은 주장의 정당성을 입증할 방법을 찾는다. 내 주장의 정당성을 입증하는 논거와 예시로 뒷받침하면, 한 단락이 완성된다. 펼칠 주장이 더 있다면 단락을 새롭게 만든다.
채 강사는 “결론에서 아이들이 하는 대표적 실수는 서론과 짝이 맞는가 이다. 서론에서 본론을 건너뛰고, 바로 결론으로 넘어가더라도 문장의 흐름이 자연스럽고 내용의 일관성을 갖추어야 좋은 결론”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제언’부분, 제언의 목적은 행동촉구 혹은 미래에 대한 전망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기서 웅변하듯, 혹은 훈계식으로 마무리를 하면 감정이 개입되어 설득력이 떨어진다. 게다가 반성이나 ∼한다란 도덕적인 마무리도 삼갈 방식 중 하나다.
Tip 엄마가 알고 지도하면 좋을 논술 문장 10계명
○ 문장 하나엔 한 가지 생각만을 - 한 문장에 두 개, 세 개의 이야기로 길어지면 문법에 맞지 않거나 난해한 글이 된다.
○ 서술어는 간결하고 다양하게 - ‘ 라고 아니 할 수 없다’처럼 서술어를 빙빙 돌리는 것은 금물. 간결하지 않으면 혼란스러울 뿐이다. 예)‘행복하다고 아니 할 수 없다→ ''행복하다’
○ 주장은 구체적이며 단호하게 - 주제에 대한 확신을 갖고 단호하게 표현해야 상대를 설득할 수 있다.
○ 문장이 비슷하다 - 한 문장으로 만든다.
○ 꾸미기 보다 솔직한 문장으로 - 수식어와 비유나 상징 등의 사용을 자제. 예) 급 차선 변경→차선 급 변경
○ 서술어의 쉽고 자연스러움을 활용하라
○ 논술의 문장은 완결성을 가져야 하므로, 마침표 ‘ 다.’로 끝나는 것이 원칙. 물음표(?), 말줄임표(……) 등은 사용하지 않는다.
○ 논술의 목적은 주장의 구체적 내용을 밝히는 것, 따라서 ‘ 아니다, 안 된다’와 같은 부정 서술어는 삼갈 것.
○ 감정 표현보다 생각한 판단을 논리적으로 표현하라.
○어려운 한자어와 외래어 사용 자제 - 별 것도 아닌 내용을 어렵게 표현하면 좋은 글이 되기 힘들다.
김정미 리포터 jacall3@hanmail.net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글 형식 짜기 훈련 필요 … 도덕적, 반성형 결론은 마이너스
방학과 함께 그동안 못 다한 적절한 독서는 기본지식 외에도 글짓기와 논술능력을 기르는 바탕이다. 여기에 아이들이 읽는 책의 내용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독서록이나 논술기록장에 정리해두면 글쓰기 실력을 기르는데도 도움이 된다. 동인천중학교에서 학부모논술강의에 나선 최재일 논술전문가로부터 방학중 엄마가 할 수 있는 논술지도에 대해 알아본다.
논술은 문학적 글짓기보다 실용적 글쓰기
“대입에서 실력의 변별력을 가리기 위해 논술이 여전히 힘을 발휘하고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정교교육과정에는 이를 훈련하는 시간이 없다. 게다가 논술은 외우면 가능한 암기과목과도 달라 평소 훈련이 필요하다”최재일 논술전문 강사의 이야기다.
그래서 평소 논술훈련이 독서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것, 채 강사는 그 첫 걸음으로 글쓰기를 권한다. 하지만 논술에서 요구하는‘쉽고 정확하게 글’은 말처럼 간단하지 않다. 이유는 기존의 글쓰기 지침이 지나치게 ‘3다(3多)’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 무조건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기를 강조했다는 것이다.
가령“우리나라를 알려면 너도 김정호처럼 많이 걷고, 많이 고생하고, 오랜 시간을 보내라”는 식의 양적 글쓰기는 과연 옳은 것인가. 논술은 오히려 효과적인 의사전달에 초점을 맞춰야한다는 의견이다.
그는 “학교에서는 글쓰기보다 글짓기를 배운다. 미국이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철저하게 효과적인 의사전달에 초점을 맞춘 글쓰기 교육을 하는데 반해, 우리는 학교에서 문학적 글짓기을 강조한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논술 글쓰기가 되려면, 실용적인 의사전달 수단이 필요하다는 것. 약도를 그릴 때, 먼저 방향을 정하고 큰 길 몇 개로 구도를 잡아 찾아가는 길이 막힘이 없도록 하는 것과 같다는 설명이다.
적절한 어휘를 간결하게 사용하는가
글은 어휘와 문장과 단락으로 발전한다. 그렇기때문에 적합한 어휘 찾기는 당연히 글쓰기의 첫걸음이다. 일상 대화에서는 부적절한 어휘를 사용해도 서로 대충 알고 넘어간다. 그러나 논술에서는 다르다. 상황에 적합한 어휘를 사용하지 않으면 읽는 사람이 이해하지 못하거나 다른 뜻으로 오해할 수도 있다.
따라서 평소 자녀의 글을 읽을 때, 가령 차가 물에 잠겨 엔진이 걸리지 않는다( 시동) 급한 마음에 맨발 벗고 뛰었다( 신발), 우리 학교는 자율학습 감독이 철저하다.( 지도), 과반수 이상의 찬성으로 통과되었다( 과반수) 등처럼 고쳐 지도하면 좋다.
여기에 글 전체의 중심이 되는 내용인 ‘주제’도 살핀다. 제시한 주제의 문장이 문제 의도에서 벗어나지 말아야 한다는 것, 즉 문제가 어려워질 경우에는 도대체 무엇을 쓸지 헷갈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래서 문제를 정확히 읽고 이해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또한 아이가 글을 쓸 때 생각이 잘 드러나도록 구체적인지도 눈여겨본다. 이를 위해 통일성의 원리를 지키면 좋다. 예를 들어 ‘남북분단의 원인과 극복’이란 주제일 경우, 뒷받침 할 재료가 원인과 극복 두 가지라 통일성을 갖추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원인이나 극복 중 한 가지 소주제를 잡도록 지도한다.
엄마, 어떤 말부터 써야 돼?
자녀가 글쓰기를 할 때, 가장 많은 질문 중 하나는 “엄마, 어떤 말부터 써야돼?”, 이 말은 글의 구성, 즉 짜임새에 대한 개념이 부족하단 뜻이다. 이 짜임새는 생각을 담는 그릇과 같다. 그릇 모양이 각양각색이듯 논술에도 여러 형태의 짜임새가 있지만 ,가장 일반적인 것은 서론, 본론, 결론의 형식이다.
서론은 논의의 대상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밝혀 말문을 여는 자리. 이 서론을 이끌려면 화제도입부로 시작하여 문제제기로 마무리지으면 좀더 쉽다. 화제도입부는 흥미를 이끌어낼 수 있는 첫 문장과 이야기의 범위를 좁혀 논제로 접근하는 유도 문장이다. 문제제기는 서론 마지막 문장의 몫이다.
본론은 서론에서 제시한 논제의 범위와 방향에 따라 주장을 마음껏 펼치고 논증하는 마당이다. 그렇기 때문에 소주제문을 만들도록 지도한다. 다음은 주장의 정당성을 입증할 방법을 찾는다. 내 주장의 정당성을 입증하는 논거와 예시로 뒷받침하면, 한 단락이 완성된다. 펼칠 주장이 더 있다면 단락을 새롭게 만든다.
채 강사는 “결론에서 아이들이 하는 대표적 실수는 서론과 짝이 맞는가 이다. 서론에서 본론을 건너뛰고, 바로 결론으로 넘어가더라도 문장의 흐름이 자연스럽고 내용의 일관성을 갖추어야 좋은 결론”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제언’부분, 제언의 목적은 행동촉구 혹은 미래에 대한 전망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기서 웅변하듯, 혹은 훈계식으로 마무리를 하면 감정이 개입되어 설득력이 떨어진다. 게다가 반성이나 ∼한다란 도덕적인 마무리도 삼갈 방식 중 하나다.
Tip 엄마가 알고 지도하면 좋을 논술 문장 10계명
○ 문장 하나엔 한 가지 생각만을 - 한 문장에 두 개, 세 개의 이야기로 길어지면 문법에 맞지 않거나 난해한 글이 된다.
○ 서술어는 간결하고 다양하게 - ‘ 라고 아니 할 수 없다’처럼 서술어를 빙빙 돌리는 것은 금물. 간결하지 않으면 혼란스러울 뿐이다. 예)‘행복하다고 아니 할 수 없다→ ''행복하다’
○ 주장은 구체적이며 단호하게 - 주제에 대한 확신을 갖고 단호하게 표현해야 상대를 설득할 수 있다.
○ 문장이 비슷하다 - 한 문장으로 만든다.
○ 꾸미기 보다 솔직한 문장으로 - 수식어와 비유나 상징 등의 사용을 자제. 예) 급 차선 변경→차선 급 변경
○ 서술어의 쉽고 자연스러움을 활용하라
○ 논술의 문장은 완결성을 가져야 하므로, 마침표 ‘ 다.’로 끝나는 것이 원칙. 물음표(?), 말줄임표(……) 등은 사용하지 않는다.
○ 논술의 목적은 주장의 구체적 내용을 밝히는 것, 따라서 ‘ 아니다, 안 된다’와 같은 부정 서술어는 삼갈 것.
○ 감정 표현보다 생각한 판단을 논리적으로 표현하라.
○어려운 한자어와 외래어 사용 자제 - 별 것도 아닌 내용을 어렵게 표현하면 좋은 글이 되기 힘들다.
김정미 리포터 jacall3@hanmail.net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