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동주에 파전… 더하기 수다

지역내일 2008-08-10
술 마시는 사람들에겐 비만큼 좋은 핑계거리는 없다. 최규태(42, 복산동) 씨도 그중 한 사람이다. 모이는 장소는 무조건 동동주와 파전이 있는 곳이다.
최 씨는 “나도 왜 비오는 날 파전이 먹고 싶은지 모르겠지만 비만 오면 이상하리만큼 파전이 그리워요”라며 오늘도 비오기만 학수고대다. 파전을 찾다보니 그것과 어울리는 동동주가 항상 함께 하는 것.
어릴 적 친구 너덧이 모여 뭐가 그리 할 얘기가 많은지 끊이지 않는 수다에 귀가 시간은 늘
열두시를 넘기기 일쑤. 아내도 이젠 거의 포기했다고 껄껄 웃는다. 최 씨는 “그렇지만 술을 들이붓는(?) 것도 아니에요. 동동주 두 되 정도, 파전 두 장이 늘 끝이니까요. 그저 비 내리는 바깥 풍경을 벗 삼아 어릴 적 얘기하는 게 지치지도 않고 늘 새롭다”는데 비오는 날을 포기할 뜻이 없어 보인다.
혹자는 전이 지글거리며 익는 소리와 비의 음역대가 비슷할 것이라는 이유로 비와 파전의 연관성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과학적 이유든 감성적 이유든 비오는 날 둘러앉아 주거니 받거니 하는 것은 비단 술과 안주만은 아니리라.
다만, 밀가루는 기를 막는 성질이 있어 소화기능이 약한 사람에게는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여기부텀 글자를 기울여 색을 달리해서 편집해주시소~)
그의 추천 단골집 : 삼산동 백합초등학교 뒤 ‘초가마당’. 시내에서 보기 드물게 짚으로 지붕을 이고 바닥과 벽이 온통 황토다. 낮은 조명을 받는 나무의자와 테이블, 대들보는 시 외각의 어느 전통찻집을 연상시킨다. 파전과 동동주가 맛있다.
허희정 리포터 summer0509@lyc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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