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과 35범이 벤처 차려 100억대 횡령

공금횡령·분식회계·뇌물·허위사실 유포 등 사기수법 총동원

지역내일 2001-05-28 (수정 2001-05-28 오후 5:01:14)
지난해 벤처열풍 속에 100억원의 회사자금을 횡령한 부도덕한 벤처기업 임원과 이들의 불법을
눈감아 주고 이익을 챙긴 공무원 은행원 등이 검찰에 무더기로 적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공금횡령, 분식회계, 뇌물공여, 허위사실 부풀리기 등 벤처정신을 망각하고 보여준 이들의 행태는 우
리 사회가 어디까지 부패했는지 위험수위를 넘어선 심각한 비리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폭력 등 전과 35범인 지한정보통신 사장 이성호(46·구속기소)씨는 부사장 김형곤(47)씨와
함께 회사자금 35억원을 횡령했고 회사주식 36만주(65억원 상당)를 무상으로 취득했다.
서울 강남구청에 민원서류 자동발급기를 무료로 설치하고 유상으로 설치한 것처럼 선전하고, 이를
봐주는 조건으로 관계 공무원들에게 2억2000만원에 상당하는 현금과 주식을 뇌물로 건넸다. 또한
은행직원에게 대출 대가로 1억원을 주었다. 매출실적이 없는데도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
42억여원의 매출이 있는 것처럼 분식으로 처리해 비리의 발판으로 삼았다.

◇ 투자자 현혹= 98년 9월 자본금 1억원으로 출발한 지한정보통신은 멀티영상광고장치 특허를 이용
한 민원서류 자동발급기로 유명해지기 시작해 지난해 초 코스닥 시장에 불어닥친 이른바 ‘묻지마
투자’ 열풍을 이용해 금융기관(100억원)과 개인투자자(150억원)에게서 250억원의 투자금을
불법으로 끌어들였다.
이 회사는 금융기관과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해 갖가지 방법을 사용했다.
1억원 자본금으로 우선 회사를 설립하고, 특허만 있을 뿐 생산설비도 없는 상태에서 투자자를 모집하
기 시작했다.
회사설립 1년 뒤 산은캐피탈로부터 10억원(주당 2만원, 총5만주) 유치에 성공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는 데 성공했다. 이씨의 유명회사 투자유치 전략은 회사의 실제 경영상태보다는 유명세와
소문에 의존하는 ‘묻지마 투자’ 열풍속에서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이씨는 ㅅ물산, ㅅ일보 등 유명회사가 주식인수에 참여했다고 홍보하면서 인수가격을 실제
5만원을 18만원으로, 8만원을 13만원으로 선전함으로써 투자자를 현혹했다.
이 회사는 언론게재횟수가 100여회에 달하는 등 언론과 인터넷에 과장홍보를 계속했다. 서울시
강남구청에 무상으로 발급기를 들여놓고도 유상으로 설치했다며 홍보한 것도 투자자 유치에 한몫했
다. 외부감사 대상 회사가 아닌데도 안건회계법인에게서 회계감사를 받으면서 공인회계사 이 모씨에
게 허위자료에 근거한 허위 감사보고서를 작성하게 했다.

◇ 회사자금 횡령= 이씨는 유상증자 과정에서 25억원의 사채를 차용 일시 은행계좌에
입금했다가 바로 인출 뒤 반환하는 방법으로 주금납입을 가장하는 수법을 사용, 회사 신주
25만주(시가 25억원 상당)를 돈 한푼 안들이고 인수해 갔다.
이후 이씨는 무상취득한 주식을 장외에서 고가로 팔아 11억8000만원하는 빌라를 구입하는 등
호화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매입 매출 실적 전혀 없는 데도 회계분식과 과장홍보로 발전가능성이 있는 것처럼 꾸며
외환은행 62억여원 등 시중은행에게서 모두 123억여원의 대출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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