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부신 채권·채무조정 작업 ‘표류중’

수익성사업 매각키로 했으나 분류조차 않돼 … 채권단 개별적인 채권회수 채비

지역내일 2001-05-20
지난 2월초 최종부도후 채권단의 사적화의로 6개월간 부도처리가 유예된 한국부동산신탁(한
부신)의 채권·채무 조정작업이 표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채권단들이 독자적인 채권회수에
나설 예정여서 상가분양자 등의 피해가 우려된다.
20일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한부신측 법무법인인 ‘화백’이 채권·채무조정안을 마련, 삼성
중공업, 기술신보 등 주채권자들을 상대로 개별적인 협상을 벌이고 있으나 별다른 소득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교부 관계자는 “한부신이 법무법인을 통해 채권자들을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
만 아직 뚜렷한 진전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한부신 문제는 기본적으로 채권자와
한부신이 자율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게 건교부의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부신의 채권·채무협상이 지지부진한 것은 한부신의 채무액과 한부신이 마련할 수 있는
금액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부신 사태의 가장 큰 현안인 분당테마폴리스의 경우 한부신의 채무액은 삼성중공업
미지급 공사비 1031억원, 기술신보의 보증금과 차입금 1600억원, 차입금 1163억원, 한미은행
보증금 197억원 등 3300억원에 달하는 반면 한부신이 미분양상가 매각, 분양잔금 등을 통해
조성할 수 있는 돈은 1600억원에 불과하다.
더욱이 한부신 부도로 상가분양이 사실상 중단된데다 이미 분양받은 상인들도 분양잔금을
내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테마폴리스에서 한부신의 채권확보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여기에 한부신이 당초 수익성이 있다고 판단한 34개 사업장은 매각키로 해 5월까지 한국자
산관리공사의 자회사인 국민자산신탁에 맡기고 수익성없는 사업은 다른 사업자에 매각, 청
산하기로 방침을 정했으나 매각은 커녕 분류작업조차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테마폴리스의 자산가치를 높이기 위해 지난달 12일부터 성남시 모란버스터미널의 고
속버스 60대가 테마폴리스의 터미널로 옮겨져 운행되고 있지만 테마폴리스 부근의 유동인구
증가는 극히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한부신 사태가 전혀 진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채권자들은 독자적으로 채권확보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한부신측과의 채권·채무협상에 아무런 희망을 갖고 있지 않다”면
서 “채권단과 한부신을 상대로 한 공사비지급 청구소송이 완료되면 경매를 통해 공사미수
금을 확보하겠다는 게 회사의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한미은행과 동양종금, 한국감정원 등 13개 채권금융기관들도 6개월의 채권유예기간(8월
27일)이 지나면 다양한 방법으로 채권보전절차에 나설 계획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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