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계열사인 쉐라톤 워커힐 호텔과 이 호텔에서 카지노장을 운영하는 파라다이스가 사활을 건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소송은 지난해 말 파라다이스가 현재의 영업장을 도심으로 옮기려 하면서 비롯됐다. 파라다이스는 2006년 카지노 독점이 깨지며 한국관광공사 자회사가 운영하는 ‘세븐럭 카지노’가 들어서자 파라다이스의 매출이 급감했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서울 외곽에서 벗어나 도심으로 이전을 추진하게 됐다.
파라다이스가 이전하면 매출 타격이 큰 워커힐 호텔로서는 카지노 이전을 만류하는 소극적 대응에 그치지 않고, 40년전 맺은 합의서를 근거로 ‘카지노업 허가권 반환’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며 사활을 건 싸움이 벌어진 것이다.
◆ “기업공개시 아무 말 없더니...” = 애초 주한미군의 위락시설로 설립된 워커힐 호텔과 카지노 사업권은 국제관광공사(현 한국관광공사)가 가지고 있었다. 이후 정부는 수익성을 내지 못하자 공기업 민영화 차원에서 1973년 SK(당시 선경개발)에 호텔과 카지노 사업권을 매각했다. 카지노 운영 경험이 없던 워커힐은 파라다이스(당시 콘티넨탈 관광)에게 카지노 운영을 맡기게 됐다.
하지만 1978년 정부가 ‘카지노 사업을 허가받은 자가 타인으로 하여금 영업을 하게 해서는 안된다’는 내용의 법령이 공포됐다. 그러자 워커힐 호텔측은 ‘요청이 있으면 카지노 허가권을 다시 반환한다’는 합의서를 작성하고 카지노 허가권을 파라다이스로 양도하는 계약을 맺는다.
SK 관계자는 “당시 관련법규 때문에 워커힐이 직접 카지노업을 영위하지 못했다”며 “워커힐로서는 호텔 내에서 카지노영업을 계속하기 위해 허가권을 파라다이스에 넘겨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파라다이스측 관계자는 “파라다이스가 카지노 사업권을 갖고 기업공개를 했는데 워커힐이 어떠한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며 “워커힐의 카지노 사업권 반환 요구는 영업장 이전을 막으려는 억지”라고 주장하고 있다.
◆ 카지노 독점 깨지면 불화 시작 = 파라다이스의 주장대로 2006년 카지노 독점이 깨지기 전까지는 파라다이스나 워커힐이나 ‘좋은 시절’이었다. 파라다이스로서는 독점을 통해 안정적 수익을 거두었고, 워커힐 호텔에 임대료나 객실료 등을 넉넉히 지불해도 문제가 없었다.
이 때문에 워커힐 호텔로서는 파라다이스가 2002년 주된 자산을 카지노 사업으로 해 상장할 때에도 아무런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던 것이다.
문제는 합의서의 법률적 효력 여부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파라다이스는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오랜 세월동안 권리 행사가 없었던 만큼 합의서는 효력을 상실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워커힐 호텔 측은 카지노 사업 허가가 워커힐 호텔에 국한해 난 것이고 계약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주장이다.
결국 법원의 판단에 카지노 사업권의 실 소유주가 가려질 전망이다.
오승완 장병호 기자 osw@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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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은 지난해 말 파라다이스가 현재의 영업장을 도심으로 옮기려 하면서 비롯됐다. 파라다이스는 2006년 카지노 독점이 깨지며 한국관광공사 자회사가 운영하는 ‘세븐럭 카지노’가 들어서자 파라다이스의 매출이 급감했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서울 외곽에서 벗어나 도심으로 이전을 추진하게 됐다.
파라다이스가 이전하면 매출 타격이 큰 워커힐 호텔로서는 카지노 이전을 만류하는 소극적 대응에 그치지 않고, 40년전 맺은 합의서를 근거로 ‘카지노업 허가권 반환’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며 사활을 건 싸움이 벌어진 것이다.
◆ “기업공개시 아무 말 없더니...” = 애초 주한미군의 위락시설로 설립된 워커힐 호텔과 카지노 사업권은 국제관광공사(현 한국관광공사)가 가지고 있었다. 이후 정부는 수익성을 내지 못하자 공기업 민영화 차원에서 1973년 SK(당시 선경개발)에 호텔과 카지노 사업권을 매각했다. 카지노 운영 경험이 없던 워커힐은 파라다이스(당시 콘티넨탈 관광)에게 카지노 운영을 맡기게 됐다.
하지만 1978년 정부가 ‘카지노 사업을 허가받은 자가 타인으로 하여금 영업을 하게 해서는 안된다’는 내용의 법령이 공포됐다. 그러자 워커힐 호텔측은 ‘요청이 있으면 카지노 허가권을 다시 반환한다’는 합의서를 작성하고 카지노 허가권을 파라다이스로 양도하는 계약을 맺는다.
SK 관계자는 “당시 관련법규 때문에 워커힐이 직접 카지노업을 영위하지 못했다”며 “워커힐로서는 호텔 내에서 카지노영업을 계속하기 위해 허가권을 파라다이스에 넘겨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파라다이스측 관계자는 “파라다이스가 카지노 사업권을 갖고 기업공개를 했는데 워커힐이 어떠한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며 “워커힐의 카지노 사업권 반환 요구는 영업장 이전을 막으려는 억지”라고 주장하고 있다.
◆ 카지노 독점 깨지면 불화 시작 = 파라다이스의 주장대로 2006년 카지노 독점이 깨지기 전까지는 파라다이스나 워커힐이나 ‘좋은 시절’이었다. 파라다이스로서는 독점을 통해 안정적 수익을 거두었고, 워커힐 호텔에 임대료나 객실료 등을 넉넉히 지불해도 문제가 없었다.
이 때문에 워커힐 호텔로서는 파라다이스가 2002년 주된 자산을 카지노 사업으로 해 상장할 때에도 아무런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던 것이다.
문제는 합의서의 법률적 효력 여부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파라다이스는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오랜 세월동안 권리 행사가 없었던 만큼 합의서는 효력을 상실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워커힐 호텔 측은 카지노 사업 허가가 워커힐 호텔에 국한해 난 것이고 계약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주장이다.
결국 법원의 판단에 카지노 사업권의 실 소유주가 가려질 전망이다.
오승완 장병호 기자 osw@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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