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동팀, 청부수사 아니라며 반발

윗선 지시없이 움직이지 않는다

지역내일 2000-10-10 (수정 2000-10-10 오전 8:17:01)
대출보증 외압의혹사건을 수사하던 서울지검 특수1부(이승구 부장검사)가 경찰청 조사과(사직동팀)
직원을 구속하자 사직동팀이 반발하고 있다.
신보 전 영동지점장 이운영씨에 대한 사직동팀의 강압수사가 금품을 받고 이뤄진 청부수사라는 검찰
의 결론은 사직동팀을 희생양으로 삼은 것이라는 불만의 목소리가 경찰내에서 나오고 있다.
서울지검은 지난해 4월 22일 이기남 경정을 비롯한 사직동팀 요원 3명이 이운영씨를 체포해 10시간 동
안 끌고 다니며 불법 감금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 경정 등은 이씨 비리를 제보한 문 모씨 등으로부
터 11차례에 걸쳐 645만원의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고 이씨를 강남경찰서와 강남구 역삼동 ㄹ호텔 객
실에서 자신의 비리에 대한 진술서를 쓰라고 강요한 혐의도 받고 있다.
그러나 사직동팀의 한 직원은 “사직동팀의 수사 관행상 윗선의 지시와 보고 없이 이루어질 수 없
다”고 잘라말했다. 수사착수는 금품수수과 관계없이 윗선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주장이다.
금품을 대가로 수사요원이 3명씩이나 붙어 이운영씨에 대해 강도 높은 수사를 했다는 대목도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더구나 이기남 경정과 금품을 제공했다는 문씨 관계가 단순히 제보자와 수사관
사이는 아니라고 한다. 이들은 고향 선후배로 친형제처럼 가깝게 지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때로는 이
씨가 문씨에게 용돈을 주거나 밥값을 내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 경정이 금품과 식사를 제공받았다는 강남구 역삼동 소재 ㅎ 회관 주인은 문씨의 동문으로 평소 자
주 만나 식사를 했던 곳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은 논란은 청와대 하명사건을 다뤄왔던 사직동팀의 존폐와도 직결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금품
을 제공받고 개인적인 차원에서 청부수사를 했다면 사직동팀 존립기반을 무너뜨리는 것이기에 사직
동팀의 반발은 거세다.
최근 검찰의 조사를 받았던 사직동팀의 한 직원은 “수사과정에서 사직동팀이 양보해줄 것을 요구했
다”고 했다. 일정한 각본에 따라 수사가 이뤄졌다는 주장이라 공론화될 경우 파문이 예상되고 있
다. 검찰과 사직동팀의 갈등이 한빛게이트를 어느 방향으로 몰고갈 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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