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로 본 2007년 출판시장

지역내일 2007-12-23
베스트셀러로 본 2007년 출판시장
자기계발, 책속에서 답 찾았다
대형·인터넷서점 집계 … 경영·경제 자기개발서적이 압도적

자기계발 서적이 예년과 마찬가지로 올 한해에도 출판계를 휩쓴 것으로 조사됐다.
교보문고와 인터파크도서, 예스24 등 대형서점 및 인터넷서점이 올 한해 베스트셀러를 집계한 결과 베스트셀러 상위권은 자기계발 서적이 자리를 지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별로 다소 차이를 보이지만 베스트셀러 10위에 공통적으로 들어간 책은 ‘시크릿’과 ‘이기는 습관’ ‘대한민국 20대, 재테크에 미쳐라’ 등 3가지 책으로 조사됐다.
교보문고의 경우 베스트셀러 5위권에 ‘시크릿’과 ‘파피용’ ‘대한민국20대, 재테크에 미쳐라’ ‘이기는 습관’ ‘해커스뉴토익’ 순이었으며, 인터파크는 ‘시크릿’과 ‘이기는 습관’ ‘에너지 버스’ ‘대한민국 20대, 재테크에 미쳐라’ ‘청소부 밥’으로 집계됐다. 예스24는 ‘대한민국20대, 재테크에 미쳐라’ ‘청소부 밥’ ‘시크릿’ ‘인생수업’ ‘이기는 습관’ 순으로 나타났다.

◆경영·경제 및 자기계발서적이 출판시장 주도
출판계에 따르면 올 한해 출간된 경제·경영 및 자기계발서는 4000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경영 및 재테크 서적은 국내 경제상황을 반영해 주식과 부동산 관련 서적의 출판 및 판매로 이어졌다. 인터파크의 경우 경제경영 지난해보다 50.5% 늘었으며 자기계발서도 16.4% 증가한 것으로 집계했다.
이른바 고수들의 책은 물론 개인의 재테크 경험담이 담긴 책들이 꾸준한 인기를 끌었으며, 전문 저자에 의한 자기계발서보다는 국내 저자들이 자신의 경험을 책으로 펴내는 ‘셀러라이터’들이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셀러라이터들은 대중적 글쓰기와 전문성이 결합돼 대표적인 출판계 틈새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이들은 원론적 지식보다는 독자들의 욕구를 정확히 파악해 지금 당장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특히 경영·경제·재테크 서적은 전통적으로 남성 취향의 책이었으나 여성을 타켓으로 한 책들이 부쩍 늘었으며, 여성들의 구입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교보문고는 ‘시크릿’의 여성구매 비율이 56.3%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10대에서 30대의 여성독자들이 사회적 성공에 대한 기대가 높고 사회진출 및 자아실현에 대한 욕구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역사물 중심 국내 문학 날갯짓 =
올 한해 출판계의 문학 부분은 역사 콘텐츠가 주도했다.
김 훈의 ‘남한산성’을 비롯해 황석영의 ‘바리데기’, 신경숙의 ‘리진’, 김탁환의 ‘열하 광인’ 등 역사를 소재로 한 한국문학이 부활의 불을 붙였다,
이들 소설은 역사적 사실과 허구적 상상력이 결합한 ‘팩션’들로 TV드라마의 사극 열풍과 함께 역사 바람을 일으켰다. 이밖에도 김별아의 ‘논개’ 한승원의 ‘추사’, 이정명의 ‘바람의 화원’이 역사물의 불을 지피는데 도움을 줬다.
또 은희경의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 정이연의 ‘오늘은 거짓말’, 이외수의 ‘여자도 여자를 모른다’ 등이 한국문학 부활의 계기를 만들었다.
이처럼 기성세대 작가들의 신작이 끊임없이 쏟아지면서 오랜만에 문단에 활기를 띠었고, 독자들과 함께 하는 역사기행이나 사인회 등 행사가 양적 질적 성장을 도왔다. 하지만 기성작가를 제외한 젊은 작가군의 책이 각종 순위권에 진입하지 못해 한국 문학 시장 확대의 필요성을 실감케 했다.
이에 반해 일본문학 신드롬은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일본 소설의 바람은 올해도 거세게 불었으나 실제 판매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교보문고의 소설분야 20위권에 진입한 일본 작가는 오쿠다 히데오와 에쿠니 가오리, 요시모토 바나나를 비롯해 3명에 불과했다. 이들은 모두 국내에 기본적인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어 신진 작가들의 작품의 시장 진입이 어렵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에 반해 중국관련 서적의 판매가 점차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위화의 ‘형제’ 수퉁의 ‘쌀’과 ‘나 제왕의 생애’, 하진의 ‘니하오 미스터 빈’ 류헝의 ‘수다쟁이 장따민의 행복한 생활’, 류전읜의 ‘핸드폰’ 등은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오르지 못했지만 화제작으로 꼽혔다.

◆인문학, 여전한 위기 =
각종 베스트셀러 순위에는 인문학 관련 서적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인문학의 위기는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보문고의 100대 베스트셀러에는 ‘생각의 탄생’과 ‘만들어진 신’ 등 2권의 인문서적이 진입했다. 특히 이 책들은 외국 저자의 책을 번역한 것으로 국내 인문학의 위기는 계속 진행 중이라는데 힘을 실어줬다. 인터파크 역시 상위 베스트셀러 100위권에 단 한권의 인문서적이 포함되지 않았다.
올해 베스트셀러 중 특이점은 각종 구설수에 올랐던 책들이 꾸준한 판매 실적으로 기록했다는 것이다.
대리 번역 파문이 일어났던 ‘마시멜로 이야기’는 인터파크(9위), 예스24(15위), 교보문고(17위)에서 높은 판매실적을 올렸다. 또 표지 및 삽화 표절 시비가 일었던 ‘인생수업’은 예스24(4위), 교보문고(8위), 인터파크(22위)에서 상위권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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