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담보대출자, 수익률↓.이자↑ `이중고''>

지역내일 2008-01-23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최근 증시가 급락하면서 펀드를 담보로 대출받은 사람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펀드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는 데다, 시중금리 상승으로 이자부담까지 늘었기 때문이다.
국내외 증시가 활황세를 보였던 지난해 하반기에 은행들은 급전이 필요한 고객들을 위해 펀드를 깨지 않고도 이를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펀드담보대출 상품을 앞다퉈 출시했었다.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해 11월7일 `펀드 파워론''을 선보여 두 달여 만에 327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펀드파워론은 주식형 펀드의 경우 평가금액에 따라 최고 70%까지 대출해주는 상품으로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에 2.3%를 더한 수준의 이자에다, 중도상환하더라도 상환수수료가 없어 인기를 끌었다.
신한은행도 지난해 11월 `탑스펀드담보대출''을 선보여 이달 21일 현재 3천315건(43억원)의 대출 실적을 올렸다.이 상품 역시 주식 편입 비율에 따라 평가금액의 70%까지 대출해주며, 이자는 3개월 CD금리에 1.5∼2.0%포인트를 더한 수준이다.
국민은행의 펀드담보대출의 경우 2006년말 658억원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11월에는 1천77억원으로 두 배 가량 늘어났다.
문제는 펀드담보대출이 이처럼 늘어난 가운데 최근 주가하락으로 펀드 수익률이급감하면서 대출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펀드 수익률이 곤두박질 치는 것도 속상한 마당에 CD 금리까지 크게 올라 이자도 늘어나면서 고객들의 부담도 커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펀드담보대출은 급한 돈을 해결하려고 보통 1년 만기로대출을 받는 분들이 많다"며 "이 기간에는 수익률이 급락하더라도 대출금액 등에 영향을 받지 않지만, 다시 만기를 연장할 때는 평가액이 감소할 경우 대출금액도 크게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펀드담보대출을 받을 때는 시장상황을 잘 살펴봐야 한다"며 "향후 펀드의 기대 수익률이 대출이자보다 더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한다면 대출을 받는 게 유리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 고객이 이중 부담을 질 수 있다"고 말했다.
fusionjc@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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