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지방선거 누가 뛰나- 경기

"대선 승부처로 경합 치열"

지역내일 2001-04-02 (수정 2001-04-03 오후 3:15:32)
2002년 지방선거에서 경기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서울에 못지 않다. 지난해 4·13 총선 당시 총 인구
896만명, 선거인수 615만명으로 선거인수나 인구수에서 서울의 뒤를 바짝 쫓는 부동의 2위를 자리를
굳히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서울 인천과 더불어 내년 대선에서 승부를 결정지을 ‘수도권 전투’의 한 부분일 뿐 아니
라, 수도권 여론을 주도하는 계층이 많이 거주하는 분당 일산 평촌 과천 등을 포함하고 있어서 각 정
당 입장에서는 어디보다 중요한 지역으로 꼽힌다.
그런 만큼 경기도에 대한 여야의 기본전략은 서울과 비슷할 전망이다. 여권은 서울과 인천시장을 비
롯, 경기지사를 지키는 게 정권재창출의 지름길이라고 보고 최선의 카드를 찾는데 역점을 기울일 것
으로 보인다. 반면 한나라당은 수도권 빅3중 최소 한곳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는 비장한 각오로 임할
수밖에 없다.

◇ 한나라 - 손학규 선두 속에 이재창 안상수 ‘자천’= 한나라당에서 경기지사 후보로 거론되는 이
는 손학규(경기 광명) 의원을 비롯, 이재창(경기 파주) 의원, 안상수(경기 과천) 의원 등이 꼽힌다.
최근에는 맹형규(서울 송파) 의원도 조금씩 거론되고 있다.
한나라당 경기지사 후보 0순위는 손학규 의원. 인지도로 보나 여론조사에서의 지지도로 보나 부동의
1위를 차지한다.
지난 3월 4~5일 본지와 한길리서치연구소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내년 경기도지사 선거에 임창렬 현지
사와 손학규 의원이 재대결할 경우 손 의원을 찍겠다는 응답(50.9%)이 임 지사(28.0%)에 두배 정도 높
게 나왔다. 임 지사 한사람과 가상대결을 펼쳐봤지만 손 의원이 경쟁력이 있음을 확실하게 과시한 것
이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아직 어떤 결정도 하지 않았다”고 손사래를 친다. 당 안팎에서는 당내 대통
령 후보 경선 출마와 경기도 출마를 면밀하게 계산하고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회창 총재의 한 핵심측근도 “손 의원이 말로는 부인하고 있지만, 아직 마음을 거두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해, 이 총재측도 ‘손학규 카드’를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재창 의원은 경기도 관선지사 경험을 살려 출마 의사를 감추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인구가 밀집한
경기 남부가 아니라 북부 출신이라는 점과 구 정치인적 이미지가 한계로 지적된다.
안상수 의원측도 “주변에서 많이 권유를 받고 있다”며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최근에는 맹형규 카드도 심심찮게 거론된다. 맹 의원은 경기도 양평에서 성장했고, 지금도 양친이 그
곳에 살고 있다는 인연이 있다. 당 일각에서는 이회창 총재가 비주류의 길을 걷고 있는 손 의원보
다, 변함없는 ‘충성심’을 보여주고 있는 맹 의원에게 오히려 마음을 쏠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
다. 그러나 맹 의원의 핵심측근은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얘기”라며 부인했다.

◇ 민주 - 문희상 김영환 거론, 의외의 인사 나올 수도 = 민주당의 예비주자로는 문희상(경기도 의정
부) 의원, 남궁 진 청와대 정무수석, 김영환 과학기술부 장관, 천정배(경기 안산을) 의원, 임창렬 현
지사 등이 거론된다.
문희상 의원은 현재 민주당 경기도지부장을 맡고 있다는 점, 동교동계 주류로 무난한 대인관계를 갖
고 있다는 점 때문에 유력한 후보군으로 거명된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김 대통령의 생각 속에는
내가 없을 것”이라고 부인했다. 인구 밀집도가 낮은 경기 북부 출신이라는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김영환 과기부 장관도 경기지사에 마음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전 김영환 장관은 “경기지
사를 의중에 두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경기도에는 충청도 출신들이 많이 살고 있다”며 자신
의 연고(충북 청주 출신)를 꺼집어 내, 실제 마음을 두고 있음을 드러내 보였다. 당 안팎에서는 김영
환 의원의 장관 입각에 대해서도 ‘경기도지사로 출전시키기 위한 DJ의 경력관리’라는 해석이 나오
고 있다.
남궁 진 수석은 정무수석 이후 갈 곳이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 유력한 경기도 지사 후보로 거명된다.
그러나 동교동계 비서 출신이라는 게 오히려 약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임창렬 지사는 최근 민주당 당적을 회복하기 위해 여권 핵심부를 열심히 노크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경기지사 재출마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것이다. 물론 민주당 내부에는 임 지사에 대해 대체로 부정적
이다. 다만 문희상 의원의 경우 임 지사가 현재 진행중인 재판에서 무죄를 받게 되는 것을 전제로
“현실적으로 가장 유력한 카드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여권의 경기도 지사 후보로는 현재까지 전혀 거명되지 않은 인사들이 낙점될 수도 있다. 조기 전당대
회가 치러질 경우 대선후보군 중 한명이 전격적으로 배치될 가능성이 남아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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