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중국 펀드 환매 움직임

지역내일 2007-11-28
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최근 은행권에서 중국펀드 환매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있다.
중국증시가 흔들리면서 중국 펀드로의 신규 유입은 거의 없는 반면 이미 높은 수익률을 거둔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환매 러시''가 일고 있는 것.
은행들은 펀드자금 이탈을 막기위해 국내 주식형 펀드나 브릭스 펀드 등으로 갈아타거나 분산투자할 것을 고객들에게 적극 권하고 있다.
28일 은행권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국민 신한 우리 하나은행 등 18개 은행들이 판매한 중국 관련 펀드(역외펀드 제외) 잔액은 22일 현재 10조3709억원으로 10월말 10조609억원보다 3100억원이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 같은 수치는 10월 증가액 2조5016억원의 8분의1로 쪼그라든 수준이다.
중국펀드를 가장 많이 팔고 있는 신한은행의 잔액은 10월말 3조3977억원에서 22일 현재 3조4931억원으로 954억원이 증가하는데 머물렀다. 전달 증가액 4978억원에 비하면 5분의1로 급감했다.
다른 은행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국민은행은 중국펀드 잔액 월별 증가액은 10월 6610억원에서 894억원으로, 하나은행은 2436억원에서 303억원으로 각각 줄었고 우리은행도 2427억원에서 289억원으로 감소해 중국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은행권에서 중국펀드 판매 2위인 한국 씨티은행의 경우 잔액 자체가 10월말 1조3206억원에서 1조3069억원으로 137억원이 감소해 펀드로의 자금 유입보다 환매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 황의진 과장은 "중국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조기에 가입한 투자자들은 이익실현을 위해 환매를 하고 있으며, 신규 유입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상황"이라며 "10월부터 은행 차원에서 고객들에게 중국펀드에 대한 집중 투자를 지양하도록 유도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미래에셋증권 등 주요 증권사의 중국펀드 잔액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과달리 은행권의 펀드 잔액이 그나마 `순증''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은 적립식 펀드에 가입한 고객들이 많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11월 중국펀드 관련 잔액은 전달보다 각각 755억원과 175억원이 감소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은행권은 투기성 자금이 많은 증권사와 달리 적립식 펀드 판매가 많다 보니 자동이체의 의한 자금 유입은 계속되고 있다"며 "그러나 단기 투자 자금은 대부분 빠져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중국 펀드 환매 움직임이 본격화하자 은행들은 중국펀드 대안으로 브릭스 펀드나 원자재관련 펀드에 투자할 것을 고객들에게 권유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최근 각 영업점에 보낸 주간 펀드판매 전략 자료에서 "브라질, 러시아 등 최근 원자재 가격이 수혜가 예상되는 지역에 분산투자가 이뤄지는 상품이나 원자재와 관련된 섹터 상품에 관심을 가질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재테크 전문가들은 중국의 높은 경제성장률 등을 감안할 때 중국펀드의 투자매력은 여전히 유효한 만큼 섣부른 환매는 신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재한 국민은행 방배PB센터 팀장은 "목표 수익률을 달성한 고객들은 일단 환매를 권한 뒤 국내 펀드나 고금리 정기예금 등 단기상품에 가입할 것을 권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지난 9월말이나 10월에 가입한 고객들은 내년 8월 베이징올림픽이 열리기 전까지 좀 더 지켜보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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