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이후 대형 건설업체와 중소 건설업체간의 분양 양극화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
로 조사됐다.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은 19일 97년부터 지난해까지 공급된 서울시 동시분양 아파트를 대
상으로 업체간 청약률을 비교한 결과 98년 이래로 대형업체와 중소업체간의 청약률 격차가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기간동안 대형업체의 청약률은 평균 5.46 : 1
인 반면 중소업체의 경우 0.82 : 1로 집계됐다.
대형업체와 중소업체의 청약률은 지난 98년 0.68 : 0.20으로 그 차이가 3.40배였으나 99년
4.10배(6.36 : 1.55) 2000년 13.47배(10.10 : 0.75)로 나타나 양극화의 정도가 최근들어 더욱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형업체중에서도 초대형 업체의 청약률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나 업체간의 소위‘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확인됐다.
이번 조사결과 업체별 양극화 이외에 지역별 양극화 현상도 확인됐다. 즉 강남. 서초. 송파.
강동 등 강남지역의 경우 청약률이 9.94 : 1인 반면 그 밖의 서울지역은 청약률이 3.27 : 1
로 조사됐다.
청약률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과 관련, 자본금은 청약률과는 큰 연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
다. 이에 대해 주산연은 최근 대형업체의 부도 및 경영이 악화됨에 따라 자본금 규모 그 자
체보다는 경영상태의 건전성이 청약에 더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대신
입지가 중심지와 가깝고 주택면적이 크며 평당가격이 높고 총세대수가 많을수록 청약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고 대형업체가 공급하는 주택일수록 이런 경향이 높은 것으로 드러
났다. 따라서 대형업체의 청약률이 높은 것은 업체의 특성이외에 이들이 공급하는 주택특성
도 영향을 준 것같다고 주산연은 분석했다.
한편 주택업체에 대한 설문조사결과 주택구입의사를 가진 소비자들의 64%가 중소업체의 주
택을 기피한 것으로 집계됐다. 소비자들이 대형 건설업체들을 선호하는 이유로는 중소업체
의 부도위험(38.0%)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아 외환위기 이후 건설업체들의 재무구조가 청약
의 가장 큰 기준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됐으며, 다음으로 중소업체의 품질이 낮기 때문
(24.6%)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그러나 주택구입 희망자의 36%는 가격만 적당하면 중소업체
의 주택도 상관없다는 반응을 보여 중소업체의 경우 저렴한 가격이 유인요인임을 확인했다.
이와 같은 조사를 바탕으로 주산연 윤인숙 박사는“소비자들이 중소업체의 부도위험에 불안
을 느끼게 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중소업체의 재무구조에 대한 불신보다도 아파트 선분양
제도에 기인한다”며 “프로젝트 파이낸싱 제도의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즉 선분양 방식을 준공후 분양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건설사들이 금융을 확보하는 것이 관
건인데 프로젝트 파이낸싱이 가장 대표적인 방식이라는 것이다.
또 윤 박사는 주택품질보증제도와 중소업체간의 제휴전략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주택
품질보증제도는 건실한 중소업체 선별효과를, 중소업체간의 제휴는 대형업체가 갖는 브랜드
프리미엄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의 하나라는 것이다.
주산연은 이번 연구에서 대형건설업체의 모임인 한국주택협회 가입조건‘자본금 100억원’
을 기준으로 대형, 중소건설업체를 구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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