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베테랑'' 설계사로 변신한 명퇴 은행원들

지역내일 2007-11-19
(서울=연합뉴스) 이준서 기자 = 외환위기로 정들었던 직장을 떠나야 했던 전직 여성 은행원 6명이 보험설계사(FP)로 한 팀을 이뤄 성공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인공은 대한생명 종로지원단(RO)에서 근무하고 있는 장순애(50) 팀장과 이해숙(47), 이묘병(47), 김명진(46), 박영희(46), 원현식(46) 씨.옛 상업은행(현 우리은행)에서 21년을 근무하다 1998년 2월 퇴직한 장순애 팀장은 곧바로 설계사의 길을 선택한 경우다.장 팀장은 은행원 시절부터 안면을 넓혔던 남대문시장에 일요일을 제외하고 하루도 빠짐없이 새벽 1시에 찾아가 상인들을 만났다.
그는 "당시 상인들의 주된 재테크였던 ''계''가 깨져 피해를 보는 사례가 많았는데 이들에게 안정적인 재테크 방법으로 보험을 전파했다"며 "위기가 오히려 기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장 팀장은 이듬해인 1999년 뛰어난 영업 실적으로 신인 여왕상을 수상했고 2001년 이후에는 4차례나 여왕상을 받았다.1998년 10월 상업은행을 퇴직한 김명진, 박영희, 원현식 씨와 17년간 옛 제일은행에 근무했던 이해숙, 이묘병 씨는 모두 한동안 가사와 육아에 전념했다.
이들은 "은행의 안정적인 생활에 익숙해 있다 보니 막상 사회생활을 다시 시작하기가 두려웠다"며 "박탈감 때문에 집안일에만 전념했는데 장 팀장의 모습을 보고 신선한 자극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명진 씨는 2004년, 박영희.원현식 씨는 2006년, 이해숙 씨는 올해 2월, 이묘병 씨는 이번 달에 차례로 합류하면서 한 팀을 이루게 됐다.이들 6명의 은행 경력을 모두 합하면 111년에 달한다.
오랜 은행 경험을 토대로 보험 영업에서도 눈에 띄는 실적을 거두고 있다.올 들어 10월까지 신계약 건수 262건, 신계약 첫 보험료 2억여원으로 1인당 월 평균 수당은 1천400여만원에 이른다.
이들은 "20년 가까이 은행에서 근무할 때는 몰랐던 고객들의 인생 이야기를 직접 듣는 것이 소중한 경험"이라며 "`은행원 출신 설계사''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도록 항상 고객 입장에서 생각하고 영업하겠다"고 말했다.
jun@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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