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진단>모성보호법안 조속 처리해야
이승우 산업팀장
직업현장에 노처녀의 비율이 급격히 늘고 있다. 결혼정년기의 기준은 개인마다 달라 모호하지만 30대후반에서 40대초반의 미혼여성이 눈에 띠게 많아져 당사자는 물론 기업 책임자까지도 걱정이 태산이다.
이런 관점에서 결혼적정 시기를 놓친 여직원을 향해 직장상사나 동료들이 “왜 결혼을 하지 않느냐”며 의도야 무엇이든 말을 붙이면 “관심을 표명해주어 감사하다”는 말보다 “남의 속도 모르고 염장을 지른다”며 눈알을 부릅뜨는 상황을 누구나 경험하게 된다.
그렇다면 순수한 관심표명이 오히려 비아냥거리는 쪽으로 굴절돼 이해되는 역효과의 현상은 왜 벌어질까. 이유는 간단하다. ‘백마’탄 왕자가 없어서가 아니라 결혼이후 출산과 육아의 문제가 턱 버티고 있는 마당에 결혼에 대한 후속조치도 없이 섣불리 결혼생활로 접어들었다간 낭패를 당하기 일쑤여서다. 식솔이 딸린 여성근로자의 현실이 근로조건과 직장환경과 괴리가 크기 때문이다.
재계와 정치권의 갈등과 반발로 무산위기
아이를 가진 직장여성이라면 누구를 막론하고 어린이집의 문을 두드려 봤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에서 육아문제는 철저히 ‘개인의 문제’일 뿐 정부도 기업도 거의 외면한다. 구립이나 시립 어린이집은 대개 초만원으로 이용이 쉽지도 않다. 사설은 경비가 만만치 않아 벌어봐야 육아비 떼고 나면 남는 게 없다. 한국사회는 직업여성들이 마음놓고 직장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조건이 성숙되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사회는 아직도 ‘결혼=퇴직’이란 등식이 불변이다. 직장여성에겐 승진과 소득기회의 창출에 앞서 개인의 인생가치관 확립에서 나타난 결혼과 육아가 최대의 과제이다. 이것이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직장여성들은 출산과 육아 문제 해결 없이 기업과 사회, 국가가 요구하는 생산성 극대화의 기대가 무리라고 항변한다. 때문에 직장여성이 그 대안으로 최소한 모성보호법의 제정을 강력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모성보호법안은 재계와 정치인들의 이해갈등과 반발로 무산위기에 놓여있다. 먼저 재계가 강성이다. 국가실업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취업여성들의 휴가, 휴직 확대를 위한 입법화 시도는 어처구니없고 세계에서 유례없는 유급 생리휴가를 우리만이 억지로 만든다고 반발이다. 국제기준에도 없는 태아검진휴가, 유산과 사산휴가, 육아휴직급여 등의 도입논의는 기업의 경제(연간 1조원 추산) 및 심리적 부담증가와 경제회생 노력에도 찬물을 끼얹은 졸속법안 처리행위라며 정치권을 향해 맹비난이다.
재계의 목소리는 이것에서 멈추지 않는다. 이 제도가 도입될 경우 여성들의 취업기회를 박탈케 할 수 있는 개연성이 충분하다는 경고도 서슴지 않는다. 이 말을 달리 해석하면 아예 여성을 채용하지 않겠다는 엄포나 다름없다. 정부가 악법을 만들어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마당에 여성의 근로기회를 안주겠다는 보복심리인 것이다. 무용지물에 사문화될 것이 뻔한 법을 왜 제정하느냐의 재계의 거부반응이다.
딱히 쥐약(?) 때문은 아니련만 일부 정치권도 맞장구친다. 정당간의 입장차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같은 당내에서조차 이견이 난무하다. 그 동안 이 법안에 제동을 걸던 한나라당이나 자민련도 일부 의원이 여성단체들의 항의를 받고 태도를 바꿨지만 적지 않는 의원들은 지금도 발목을 쥐고 놔주지 않고 있다. 결국 정치권은 이들 힘센 재계의 눈치를 보며 힘없는 여성단체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있는 셈이다. 모성보호 확대는 16대 선거 당시 3당 모두의 공약사항이었다. 이 법안은 지난해 9월 당정협의를 거쳐 예산도 300억원이나 확정된 사안으로 기업부담 축소와 비용의 사회분담화를 명시토록 했었다.
기업과 정부지원 직장탁아소 설치를
그런데도 일각에선 모성보호법에서 파생된 소요비용을 고용보험에서 지원할 경우 제정파탄을 초래한 의료건강보험과 같은 파동이 재연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그렇지 않아도 기초생활보장제나 실업급여제 등으로 재정적자가 천정부지로 불어나는 마당에 또 사회보장비 부담으로 수심에 차 있다.
사태가 이쯤 되다보니 애간장을 태우는 쪽은 당사자인 여성근로자와 직계가족들이다. 참다 못한 여성노동법개정 연대회의는 화가 잔뜩 나있다. 재계의 근거 없는 주장을 철회할 것과 출산휴가도 90일로 규정해 국제노동기구(ILO)협약의 14주에 훨씬 못 미치고 여성의 연장근로 규제마저 삭제하는 최소한의 내용을 “왜 국회가 이를 마다하느냐’며 볼멘소리다.
모든 문제는 반드시 해답이 있듯이 모성보호법도 해소책은 있다고 본다. 여성의 직장생활이‘자아실현’보다는 ‘생계형’(통계청분석)인점을 감안해 직장내 탁아시설마련 비용과 운영경비를 정부가 지원하고 기업도 일정이익을 떼어내 여성복지에 함께 부담하는 희생이 필요할 때이다. 프랑스와 스웨덴 등 선진국에서는 공립 유치원들이 만 2세부터 아이를 맡아 직장여성의 육아문제를 해결한 지 오래다. 그래서 여성의 정관계 진출이 현저히 증대되고 있다. #여성의 취업기회를 많이 제공, 사회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도 정치권이 모성보호법안을 조속 처리해야 한다.
이승우 산업팀장내일진단>
이승우 산업팀장
직업현장에 노처녀의 비율이 급격히 늘고 있다. 결혼정년기의 기준은 개인마다 달라 모호하지만 30대후반에서 40대초반의 미혼여성이 눈에 띠게 많아져 당사자는 물론 기업 책임자까지도 걱정이 태산이다.
이런 관점에서 결혼적정 시기를 놓친 여직원을 향해 직장상사나 동료들이 “왜 결혼을 하지 않느냐”며 의도야 무엇이든 말을 붙이면 “관심을 표명해주어 감사하다”는 말보다 “남의 속도 모르고 염장을 지른다”며 눈알을 부릅뜨는 상황을 누구나 경험하게 된다.
그렇다면 순수한 관심표명이 오히려 비아냥거리는 쪽으로 굴절돼 이해되는 역효과의 현상은 왜 벌어질까. 이유는 간단하다. ‘백마’탄 왕자가 없어서가 아니라 결혼이후 출산과 육아의 문제가 턱 버티고 있는 마당에 결혼에 대한 후속조치도 없이 섣불리 결혼생활로 접어들었다간 낭패를 당하기 일쑤여서다. 식솔이 딸린 여성근로자의 현실이 근로조건과 직장환경과 괴리가 크기 때문이다.
재계와 정치권의 갈등과 반발로 무산위기
아이를 가진 직장여성이라면 누구를 막론하고 어린이집의 문을 두드려 봤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에서 육아문제는 철저히 ‘개인의 문제’일 뿐 정부도 기업도 거의 외면한다. 구립이나 시립 어린이집은 대개 초만원으로 이용이 쉽지도 않다. 사설은 경비가 만만치 않아 벌어봐야 육아비 떼고 나면 남는 게 없다. 한국사회는 직업여성들이 마음놓고 직장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조건이 성숙되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사회는 아직도 ‘결혼=퇴직’이란 등식이 불변이다. 직장여성에겐 승진과 소득기회의 창출에 앞서 개인의 인생가치관 확립에서 나타난 결혼과 육아가 최대의 과제이다. 이것이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직장여성들은 출산과 육아 문제 해결 없이 기업과 사회, 국가가 요구하는 생산성 극대화의 기대가 무리라고 항변한다. 때문에 직장여성이 그 대안으로 최소한 모성보호법의 제정을 강력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모성보호법안은 재계와 정치인들의 이해갈등과 반발로 무산위기에 놓여있다. 먼저 재계가 강성이다. 국가실업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취업여성들의 휴가, 휴직 확대를 위한 입법화 시도는 어처구니없고 세계에서 유례없는 유급 생리휴가를 우리만이 억지로 만든다고 반발이다. 국제기준에도 없는 태아검진휴가, 유산과 사산휴가, 육아휴직급여 등의 도입논의는 기업의 경제(연간 1조원 추산) 및 심리적 부담증가와 경제회생 노력에도 찬물을 끼얹은 졸속법안 처리행위라며 정치권을 향해 맹비난이다.
재계의 목소리는 이것에서 멈추지 않는다. 이 제도가 도입될 경우 여성들의 취업기회를 박탈케 할 수 있는 개연성이 충분하다는 경고도 서슴지 않는다. 이 말을 달리 해석하면 아예 여성을 채용하지 않겠다는 엄포나 다름없다. 정부가 악법을 만들어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마당에 여성의 근로기회를 안주겠다는 보복심리인 것이다. 무용지물에 사문화될 것이 뻔한 법을 왜 제정하느냐의 재계의 거부반응이다.
딱히 쥐약(?) 때문은 아니련만 일부 정치권도 맞장구친다. 정당간의 입장차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같은 당내에서조차 이견이 난무하다. 그 동안 이 법안에 제동을 걸던 한나라당이나 자민련도 일부 의원이 여성단체들의 항의를 받고 태도를 바꿨지만 적지 않는 의원들은 지금도 발목을 쥐고 놔주지 않고 있다. 결국 정치권은 이들 힘센 재계의 눈치를 보며 힘없는 여성단체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있는 셈이다. 모성보호 확대는 16대 선거 당시 3당 모두의 공약사항이었다. 이 법안은 지난해 9월 당정협의를 거쳐 예산도 300억원이나 확정된 사안으로 기업부담 축소와 비용의 사회분담화를 명시토록 했었다.
기업과 정부지원 직장탁아소 설치를
그런데도 일각에선 모성보호법에서 파생된 소요비용을 고용보험에서 지원할 경우 제정파탄을 초래한 의료건강보험과 같은 파동이 재연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그렇지 않아도 기초생활보장제나 실업급여제 등으로 재정적자가 천정부지로 불어나는 마당에 또 사회보장비 부담으로 수심에 차 있다.
사태가 이쯤 되다보니 애간장을 태우는 쪽은 당사자인 여성근로자와 직계가족들이다. 참다 못한 여성노동법개정 연대회의는 화가 잔뜩 나있다. 재계의 근거 없는 주장을 철회할 것과 출산휴가도 90일로 규정해 국제노동기구(ILO)협약의 14주에 훨씬 못 미치고 여성의 연장근로 규제마저 삭제하는 최소한의 내용을 “왜 국회가 이를 마다하느냐’며 볼멘소리다.
모든 문제는 반드시 해답이 있듯이 모성보호법도 해소책은 있다고 본다. 여성의 직장생활이‘자아실현’보다는 ‘생계형’(통계청분석)인점을 감안해 직장내 탁아시설마련 비용과 운영경비를 정부가 지원하고 기업도 일정이익을 떼어내 여성복지에 함께 부담하는 희생이 필요할 때이다. 프랑스와 스웨덴 등 선진국에서는 공립 유치원들이 만 2세부터 아이를 맡아 직장여성의 육아문제를 해결한 지 오래다. 그래서 여성의 정관계 진출이 현저히 증대되고 있다. #여성의 취업기회를 많이 제공, 사회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도 정치권이 모성보호법안을 조속 처리해야 한다.
이승우 산업팀장내일진단>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