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사민당의 함부르크 강령(綱領)
대통령 선거일이 이제 두 달밖에 안 남았는데 후보들의 단발적인 선거 공약만 난무할 뿐 구체적으로 후보들이 대통령이 되면 앞으로 5년 간 어떤 정책을 실시할 것인지, 또 후보를 낸 정당은 집권당으로서 어떤 국정을 펼 것인지 체계적인 정강이나 정책을 책자로 내놓은 것을 아직 보지 못했다. 신문들이 후부들을 만나 회견 형식으로 묻고 답한 것을 옮긴 인터뷰 기사나 경선 기간 중 경쟁 후보들끼리 텔레비전 토론을 통해 서로 공방하는 과정에서 알려진 정책‘구상’이 일반국민이 아는 전부가 아닌가 싶다. 후부들의 공약이 나오면 그것을 검토해서 실현 가능성 여부나 앞으로의 이행 여부를 분석하고 지켜보며 따지겠다던 마니페스트 운동들도 후보들의 문서화된 정강이 나오지 않은 탓인지 조용하다. 일주일이 멀다 하고 쏟아져 나오는 여론자사를 보면 선거는 하나마나 한 것 같다. 판단을 마비시키려는 숫자 세뇌작전 같다. 다소 늦은 감이 있으나 지금이라도 후보와 후보를 낸 정당은 대선에 관한 제대로 된 정강을 발표해서 제대로 된 “토론 검증“을 시작하는 것이 어떤가?
유럽은 우리와 대조적이다. 프랑스는 대선 때면 후보를 낸 정당들이 정강정책을 책자로 엮어 낸다. 그것 한 권만 보면 그 정당의 정치적 이념이나 정책 방향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선거 때마다 나오는 정강정책을 비교하면 그 정당이 선거 사이에 정책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쉽게 간파할 수 있다.
일주일 후 26일부터 3일간 독일 함부르크에서는 기민당(CDU) 메르켈 정부의 연정 파트너인 독일 사민당(SPD)의 전당대회가 열린다. 이번 전당 대회에서는 슈뢰더 총리 때 삭감한 실업 수당의 환원 여부를 놓고 쿠르트 백 당수와 뮌터페링 노동부 장관 사이에 한 판 대결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해서 화제가 되고 있는 모양이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이보다 당 대회에서 채택될 사민당의 새 강령(綱領)이 훨씬 더 큰 관심 대상이다.
21세기 사회민주주의 진로
새 강령의 초안은 이미 마련돼 있다. 수년에 걸쳐 당원과 시민들의 의견을 종합하고 열띤 토론을 거쳐 “우리 사회의 미래에 관한 토론의 자료”로 작성돼 지난 1월 당 중진회의에서 승인을 받은 “브레멘 강령 초안”이다. 독일 통일 후 통합된 사민당이 새로 만든 최초의 강령이 될 이 초안이 당 대회에서 그대로 채택된다면 사민당이 마르크스 이론과 결별을 선언한 1959년의 고데스버그 강령과 비교되는 역사적인 강령으로서 21세기 사회민주주의 진로를 제시하는 문서가 될 것이라고 해서 더욱 그렇다.
A4 용지로 60 쪽이 넘는 초안은 “우리 사회의 미래에 관한 토론 자료”라는 제목에 걸맞게 세계 평화에서 육아문제에 이르기까지 사회 모든 문제에 대한 사민당의 생각을 다루고 있다. 간단히 말하면 사회주의의 핵심 가치를 고수하면서 그것을 새 환경에 적응시킨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극좌 정당과 달리 세계화를 무조건 배척하지 않고 이것이 세계적 흐름이라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시장만능주의를 비판하고 사회민주주의 핵심 가치로 그 해독을 완화시킬 것을 제안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영국 노동당의 토니 블레어가 택한 제3의 길을 연상시킨다. 대선에서 패배하고 당이 자중지난 상태에 들어간 프랑스 사회당에서 많이 들을 수 있는 좌파의 중도화 주장과 같은 흐름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신자유주이자들의 공세에 몰리고 있는 좌파들이 선거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 전략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좌파 정당도 참고할 내용들이 있으리라고 본다.
함부르크 강령- 21세기 사회민주주의 로드맵
독일 사민당 집행위원회는 2007년 초 “브레멘 강령 초안”을 당 중진회의 토의에 제출했다. 초안은 2000년 이래 당 강령위원회에서 다년 간 검토하고 열 띤 토론을 거쳐 당과 일반시민으로부터 많은 제안과 의견을 종합해 작성한 것이다.
핵심 문제는 명백하다. 우리는 장차 어떤 종류의 사회에서 살고 싶어 하는가? 정치는 사회정의의 세계화 과정을 어떻게 구체화할 할 수 있는가? 우리는 어떻게 모든 사람을 위한 부(富)를 충분히 생산하면서 동시에 세계적 환경 위험에 대처할 수 있는가? 격동하는 변화의 시기에 우리는 어떤 기회와 보호 장치를 필요로 하는가?
SPD의 새 정책 성명은 독일 연방 출범 이후 최초의 전체 독일을 대상으로 한 강령이다. 강령은 새 세기의 서두에 우리가 겪는 급격한 변화를 기술하고 사회민주주의의 핵심 가치인 자유 정의 연대에 기초한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이 강령이 오는 26일 함부르크에서 개최되는 당 대회에서 최종 채택면 독일 사회민주당은 “함부르크 강령”을 21세기 사회민주주의의 로도맵으로 삼아 사회민주주의의 의 목표를 실현해나갈 것이다.
장행훈 신문발전위원회 위원장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대통령 선거일이 이제 두 달밖에 안 남았는데 후보들의 단발적인 선거 공약만 난무할 뿐 구체적으로 후보들이 대통령이 되면 앞으로 5년 간 어떤 정책을 실시할 것인지, 또 후보를 낸 정당은 집권당으로서 어떤 국정을 펼 것인지 체계적인 정강이나 정책을 책자로 내놓은 것을 아직 보지 못했다. 신문들이 후부들을 만나 회견 형식으로 묻고 답한 것을 옮긴 인터뷰 기사나 경선 기간 중 경쟁 후보들끼리 텔레비전 토론을 통해 서로 공방하는 과정에서 알려진 정책‘구상’이 일반국민이 아는 전부가 아닌가 싶다. 후부들의 공약이 나오면 그것을 검토해서 실현 가능성 여부나 앞으로의 이행 여부를 분석하고 지켜보며 따지겠다던 마니페스트 운동들도 후보들의 문서화된 정강이 나오지 않은 탓인지 조용하다. 일주일이 멀다 하고 쏟아져 나오는 여론자사를 보면 선거는 하나마나 한 것 같다. 판단을 마비시키려는 숫자 세뇌작전 같다. 다소 늦은 감이 있으나 지금이라도 후보와 후보를 낸 정당은 대선에 관한 제대로 된 정강을 발표해서 제대로 된 “토론 검증“을 시작하는 것이 어떤가?
유럽은 우리와 대조적이다. 프랑스는 대선 때면 후보를 낸 정당들이 정강정책을 책자로 엮어 낸다. 그것 한 권만 보면 그 정당의 정치적 이념이나 정책 방향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선거 때마다 나오는 정강정책을 비교하면 그 정당이 선거 사이에 정책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쉽게 간파할 수 있다.
일주일 후 26일부터 3일간 독일 함부르크에서는 기민당(CDU) 메르켈 정부의 연정 파트너인 독일 사민당(SPD)의 전당대회가 열린다. 이번 전당 대회에서는 슈뢰더 총리 때 삭감한 실업 수당의 환원 여부를 놓고 쿠르트 백 당수와 뮌터페링 노동부 장관 사이에 한 판 대결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해서 화제가 되고 있는 모양이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이보다 당 대회에서 채택될 사민당의 새 강령(綱領)이 훨씬 더 큰 관심 대상이다.
21세기 사회민주주의 진로
새 강령의 초안은 이미 마련돼 있다. 수년에 걸쳐 당원과 시민들의 의견을 종합하고 열띤 토론을 거쳐 “우리 사회의 미래에 관한 토론의 자료”로 작성돼 지난 1월 당 중진회의에서 승인을 받은 “브레멘 강령 초안”이다. 독일 통일 후 통합된 사민당이 새로 만든 최초의 강령이 될 이 초안이 당 대회에서 그대로 채택된다면 사민당이 마르크스 이론과 결별을 선언한 1959년의 고데스버그 강령과 비교되는 역사적인 강령으로서 21세기 사회민주주의 진로를 제시하는 문서가 될 것이라고 해서 더욱 그렇다.
A4 용지로 60 쪽이 넘는 초안은 “우리 사회의 미래에 관한 토론 자료”라는 제목에 걸맞게 세계 평화에서 육아문제에 이르기까지 사회 모든 문제에 대한 사민당의 생각을 다루고 있다. 간단히 말하면 사회주의의 핵심 가치를 고수하면서 그것을 새 환경에 적응시킨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극좌 정당과 달리 세계화를 무조건 배척하지 않고 이것이 세계적 흐름이라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시장만능주의를 비판하고 사회민주주의 핵심 가치로 그 해독을 완화시킬 것을 제안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영국 노동당의 토니 블레어가 택한 제3의 길을 연상시킨다. 대선에서 패배하고 당이 자중지난 상태에 들어간 프랑스 사회당에서 많이 들을 수 있는 좌파의 중도화 주장과 같은 흐름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신자유주이자들의 공세에 몰리고 있는 좌파들이 선거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 전략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좌파 정당도 참고할 내용들이 있으리라고 본다.
함부르크 강령- 21세기 사회민주주의 로드맵
독일 사민당 집행위원회는 2007년 초 “브레멘 강령 초안”을 당 중진회의 토의에 제출했다. 초안은 2000년 이래 당 강령위원회에서 다년 간 검토하고 열 띤 토론을 거쳐 당과 일반시민으로부터 많은 제안과 의견을 종합해 작성한 것이다.
핵심 문제는 명백하다. 우리는 장차 어떤 종류의 사회에서 살고 싶어 하는가? 정치는 사회정의의 세계화 과정을 어떻게 구체화할 할 수 있는가? 우리는 어떻게 모든 사람을 위한 부(富)를 충분히 생산하면서 동시에 세계적 환경 위험에 대처할 수 있는가? 격동하는 변화의 시기에 우리는 어떤 기회와 보호 장치를 필요로 하는가?
SPD의 새 정책 성명은 독일 연방 출범 이후 최초의 전체 독일을 대상으로 한 강령이다. 강령은 새 세기의 서두에 우리가 겪는 급격한 변화를 기술하고 사회민주주의의 핵심 가치인 자유 정의 연대에 기초한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이 강령이 오는 26일 함부르크에서 개최되는 당 대회에서 최종 채택면 독일 사회민주당은 “함부르크 강령”을 21세기 사회민주주의의 로도맵으로 삼아 사회민주주의의 의 목표를 실현해나갈 것이다.
장행훈 신문발전위원회 위원장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