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칼럼

5月 小考

지역내일 2001-04-21
봄과 함께 신학기를 맞은 학교주변은 물론 지역별로 봄꽃 축제를 개최하는 등 경제위기 상황하의 무거운 침묵을 깨고 생동감을 되찾기 위한 노력들을 기울이고있다.
연일 지상을 메우는 지구촌의 갖가지 사건들은 우리들을 자유롭게 내버려두지 않고 있다.
군용기 충돌사건으로 미국과 중국은 한 달이 가깝도록 패권적 기 싸움을 계속하고 있으며
중동에서는 무력충돌이 이어지고 유럽에서는 몇 개월째 광우병과의 지루한 전쟁을 계속하고
있다. 또한 프랑스에는 폭우로 인한 기상재해, 필리핀과 인도네시아는 부패한 전.현직 대통
령 문제로 그리고 우리나라와 일본은 역사교과서 왜곡문제로 골치를 썩이고 있다.
20세기 후반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사회 각 분야의 양극화 현상은 그 정도를 가늠하기 어려
울 만큼 심화되고 있다. 시장경제원리를 근간으로 하는 신 자본주의 사회의 대표적인 부의
양극화 현상과 경제위기 상황하에서 부실기업 처리과정을 지켜보면서 공익을 우선하고 국민
이 공감하는 사회규범 확립을 위한 원칙과 객관성 있는 정책집행을 국민들은 갈망하고 있
다.
소위 이해찬 교육 1세대라고 하는 현재 고3생들은 잘못된 교육개혁의 희생양이며, 학력이
저하되어 공교육에 대한 불신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한다.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해 추진한 교육개혁과 학교평준화 4반세기 결과는 과외의 힘만 키워준
꼴이 되고 말았다. 부의 위력을 과시한 강남학군의 서울대 진학률이 타지역의 최고 10배에
이른다고 하니 이제는 과외교습 없이 형설의 공을 쌓아가며 독학을 통한 명문대 진학은 기
대하기 어렵게 됐다.
즉, 학교평준화는 학교교육 질 저하→과외급팽창→진학률 격차→교육형평성 훼손이라는 악
순환을 초래하였다. 이러한 제도권내의 공교육에 대한 불신과 필요성을 상실한 일부 계층에
서는 판박이 교육을 실시하는 학교에서 시간을 낭비할 이유가 없으므로 재택교육을 선호하
고 있다는 것이다.
단순한 지식습득과 최신 컴퓨터관련 학습프로그램 등은 학원을 비롯한 사교육 시스템에서
발빠르게 교육욕구를 충족시켜 주고 있으나 제도권내 공교육기관에서는 단체생활을 위한 엄
격한 학생생활지도와 체벌이 금지되고 있으며 강성 이미지의 학생 훈육활동도 지탄의 대상
이 될 개연성이 있으므로 일선 교육현장에서는 신분의 불안을 감수하면서 굳이 인성교육에
집착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식습득도 인성교육도 기대할 수 없는 공교육에서 탈피하여 홈스쿨링을 하고있는
세대가 1,000가구나 된다고 하며 이들은 오히려 학교에서 불량학생들로부터 피해를 당할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선생님이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신뢰받지 못하고 폭행 당하는 사
례가 빈발하면서 현실적으로 학생들의 수업태도에는 상관하지 않고 주어진 시간만 채우면
교실을 나가버리는 교사들이 상당수에 이른다고 한다.
그러나 교직자 스스로는 공교육이 담당해야하는 몫을 포기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 교육자가
존경받는 이유는 일반인들과는 달리 사람을 가르치는 지식인이기 때문이므로 불의와는 의연
하게 대처하여야 한다.
제도권 내에서도 전쟁에 임하는 군인에게서 무기를 빼앗아버리고 승리하기를 기대할 수 없
듯이 배움의 선상에 있는 청소년들을 갈고 다듬는 책무를 맡은 교직자에게 사도의 권한과
최소한의 재량마저 제한한다면 백년대계인 교육의 올바른 정립은 어려운 것이다.
대부분의 교직자들은 후진양성의 사명감과 명예를 무엇보다도 소중하게 여고 있으며 이분들
의 권위와 사기를 회복하고 힘을 실어주는 교육정책이 조속히 마련하여야 한다.
부존자원이 빈약한 우리의 유일한 인적자원을 잘 육성하는 교육만이 국가경쟁력을 확보하는
방안이므로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그리고 스승의 날이 공존하는 5월을 앞두고 교육주체들은
불신 받는 공교육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 지를 함께 고민해야 하겠다.

남승섭 (안동정보대학 사무처장·안동청년유도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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