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살생부에 자금난 '최악'

퇴출명단 유출되면서 멍쩡한 관계기업까지 회오리...만기도래 9조원 현금확보 초비상

지역내일 2000-10-09



부실기업의 퇴출을 앞두고 살생부가 나돌면서 우량대기업까지 자금난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
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신용경색과 금융시장 불안, 증시추락 등으로 촉발된 기업들의 자금난은
최근 퇴출기업 리스트가 공공연하게 나돌면서 재무구조가 건실한 대기업에까지 파급되고 있
다. 우량기업마저 자금난의 불똥을 정면에서 맞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중견기업 집단은 물론 상위권 재벌그룹마저 회사채발행에 애로를 겪고 있으며 건
설업체의 경우 수익성이 높은 해외수주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또 현물거래의 정유업체들도
적지 않는 애로를 겪고 있다. 수출업체들도 원부자재를 매입할 때 판매업체들이 현금을 요
구하는 바람에 아예 수출주문을 포기할 처지이다. 수출 뒤 현금을 확보하기까지는 줄잡아
5~7개월의 기간이 소요되는데 당장 현금확보가 힘들기 때문이다.
서을 강남에 본사를 둔 중견 의류수츨업체의 조사장은 "일본바이어로 부터 400만 달러의 수
출주문을 의뢰 받았지만 원단을 현금으로 구입해야 하는 상황에서 주문을 아예 포기할 수밖
에 없었다"고 자금사정의 애로를 토로했다.
◇자금난 실태=요즘 기업들의 자금난은 한마디로 최악이다. 퇴출예상기업의 살생부가 자금
난에 기름을 부은 격이다. 계열사간 상호지금보증은 물론 원부자재 거래도 현금이 아니면
거래가 힘들다. 퇴출과 부도를 우려해 현금거래를 원칙으로 삼고 있다. 5대그룹 계열사중 수
익성이 낮은 기업의 어음은 아예 유통이 안될 정도로 심각하다. 어음기간도 종전 3개월 안
팎이던 것이 건설과 중화학 일부 업체들의 어음은 6개월을 훌쩍 넘어서고 있다. 어음할인율
도 해당기업의 재무제표 등 기업성적에 따라 최고 30%육박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같이
자금사정이 더 악화되면서 악순환을 거듭, 기업의 재고량이 늘어나고 설비투자나 연구비 투
자에는 엄두도 못 내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중소기업들은 자금난이 악화되면서 대기업들의
주문이 격감하고 있는 등 2중 3중고를 겪고 있다.
멀쩡한 흑자기업까지 '도산'으로 내몰고 있다. 일시적 유동성인데도 마치 기업이 파산직전에
몰리는 것으로 착각, 금융과 원부자재 확보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주된 원인=돈이 은행금고에 갇혀 꼼짝달싹 않고 있는 데다 만기 도래한 기업들의 회사채
가 이달부터 내년 3월까지 집중되고 있어서다. 특히 기업들이 현금확보에 비상이 걸리면서
돈을 풀지 않기 때문이다. 재벌들의 현금비축 열풍도 한 몫을 하고 있다. 들어오는 현금은
쌓아두고 지출되는 경비는 가급적 어음발행을 고집하고 있다. 이달에서 12월까지 대거 몰려
있는 만기 도래의 회사채 때문이다. 30대그룹을 비롯, 중견 중소기업들이 이달부터 연말까지
갚아야 하는 채무는 8조7000억원에 달하고 내년 1월 4조원, 2월5조9000억원 3월4조3000억원
에 이른다.
금융기관이 자금대출을 꺼리는 것도 기업의 자금사정을 심화시키는 요체이다. 정부가 최근
기업자금 안정화 대책의 일환으로 금융권에 자금지원을 강력 지시하고 있으나 제2차구조조
정을 앞둔 상황에서 정책자금을 제외하고 대출 보류 또는 거부하고 있다. 금융권이 국제결
제은행(BIS)기준의 자기자본비율 하락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추이=자금사정은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부실 금융권과 기업구조조정을
조기 완료해 증시가 활성화되고 대우자동차 한보매각 문제가 매듭지어질 경우 사정은 달라
질 수 있다. 무역수지도 당초예상에 빚나가지 않고 부동산 경기도 회복된다면 상황은 대폭
호전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을 벗어날 호재가 없어 심화된 자금난을 해소할 뾰쪽한
대안이 없다.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