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노사 비정규직 5500명 정규직화 추진

노사 산별교섭 ‘따뜻한 마무리’

지역내일 2007-07-09
파업까지 벌이며 2개월 이상 산별교섭을 끌어온 병원노사가 정규직 임금인상분의 3분의 1가량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복지확대에 쓰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9일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병원 노사(보건의료노조・보건의료산업사용자협의회)는 7일 새벽 산별교섭에 극적으로 합의하면서 올해 임금을 4.0~5.3% 인상하되, 이중 정규직 임금인상분의 1.3~1.8%를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차별시정, 처우개선에 사용키로 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이에 따라 약 300억원 규모의 재원을 확보, 현장교섭을 통해 직접 고용된 비정규직 5500명을 정규직화를 추진한다.
노조 산하병원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규모는 전체 직원중 20%인 1만1800여명인데, 이 가운데 직접 고용된 비정규직은 6714명이고, 간접고용된 비정규직은 5151명이다.
노조는 “이번 산별합의에서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비정규직 대책 노사특별위원회’를 구성키로 했다”며 “노사가 비정규직 처우개선과 고용안정화 대책, 단계적 정규직화 방안 등을 공동으로 연구하고 시행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부도 교섭 타결 직후 설명자료를 내고 “이번 합의는 산별교섭을 통해 정규직 노조가 비정규직 문제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 합의를 이끌어 낸 최초의 사례”라면서 “그간 정규직 노조가 정규직 근로자들의 임금인상에만 집중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임금인상의 일정한 몫을 비정규직 문제해결을 위해 사용키로 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합의”라고 평가했다. 노동부는 또 “이번 합의가 정규직 비정규직을 뛰어넘는 산별교섭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앞으로 비정규직 문제해결을 위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귀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사는 또 비정규직 임금인상은 정규직 임금 인상률 이상이 되도록 했고, 산별최저임금제를 도입해 법정기준보다 초과금액을 적용키로 했다.
이와 함께 노사는 교대근무자 노동조건개선과 관련, 설날과 추석 당일에 근무하는 교대근무자(2교대, 3교대)에게는 통상임금의 50%를 추가 지급하되, 이미 별도로 지급하는 금액이 50%에 미달하는 경우에는 50%로 조정해서 지급키로 했다. 육아휴직에 대해서는 내년 시행일 이후 생후 3년 미만의 영아를 가진 남녀 노동자가 그 양육을 위해 휴직을 신청하는 경우 1년 이내의 육아휴직을 주기로 했다. 노사는 노동자 건강과 노동안정 대책으로 합리적인 근로환경과 환자에 대한 최선의 서비스 제공을 위해 노사 공동으로 근로환경과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노력키로 했다.
한편 노조는 1998년 산별노조로 전환한 이후 2004년부터 산별교섭을 벌여왔는데, 매년 파업을 진행하는 등 대립적 관계가 반복돼왔다.
강경흠 기자 khk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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