⑥ 결혼이민자 온라인 교육 의미와 과제

인터넷으로 한국어 배우니 쉽고 편해요

‘다문화가정 e-배움 캠페인’ 대안으로 부상 … 교육환경 개선되면 효과 높아

지역내일 2007-06-04
“한국어를 못하니까 병원이나 은행도 혼자 못가요. 혼자서 한국어를 공부하려니 너무 막막해요.”
국제결혼을 통해 한국으로 온 결혼이민자들 대다수가 쉽고 편한 한국어 교육이 필요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지난해 여성가족부가 결혼이민자부부 1177쌍을 대상으로 ‘가장 필요한 서비스’를 조사한 결과 한국어 교육이 39.7%로 가장 높았다.
각 지역의 결혼이민자센터에서 한글 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농어촌에 거주하는 결혼이민자들은 이마저도 편히 이용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교육을 받기 위해 한두 시간씩 차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도중에 교육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최근 온라인을 통한 한국어·문화 교육이 각광을 받고 있다.

인터넷 다문화 교육은 시공간의 제약이 없다. 또 다양한 국가 출신의 결혼이민자들이 한꺼번에 같은 장소에서 교육을 받는 오프라인 교육에 비해 일대 일 맞춤 교육이 가능하다. 일단 콘텐츠가 구축되면 무한대의 접속자가 한국어 교육 등 내용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교육효과도 더 크다.
특히 풍부한 교육 콘텐츠를 보유한 대학, 결혼이민여성들이 거주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 경제적 후원을 담당하는 기업의 결합방식은 새로운 교육 모델로 뜨고 있다.
최근 한국디지털대학과 지자체, 포스코가 협력해 시행중인 ‘다문화가정 e-배움 캠페인’이 대표적 사례다.

◆삼박자 협력 모델 ‘눈길’= ‘다문화가정 e-배움 캠페인’은 결혼이민자들이 인터넷을 통해 한국어와 문화를 익히는 새로운 교육 방식이다.
한국디지털대학과 고려대 국제어학원이 콘텐츠를 개발했고 포스코가 후원을 맡고 있다. 인터넷 사이트 ‘e-campaign.kdu.edu’를 통해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베트남어 등으로 한국어 교육은 물론 직업개발 능력 등에 대한 내용이 제공된다.
지난 4월부터 전남 담양과 경북 구미에서 시범적으로 실행된 ‘e-캠페인’에서는 전문 강사들이 지역 현장을 방문해 온라인 교육 수강에 필요한 컴퓨터와 인터넷 활용법도 교육하고 있다.
전남 담양의 경우 여성회관에서 교육을 진행하면서 컴퓨터실을 전면 개방해 일거양득의 효과를 얻었다. 필리핀 중국 일본 등 다양한 국가 출신의 여성 결혼이민자들이 소모임까지 열고 집으로 돌아간 후에도 남편과 함께 복습을 해 올 정도다.
담양 여성회관의 최은정 사회복지사는 “컴퓨터실을 개방하면서 학습에 대한 열의가 더 높아졌다”며 “결혼이민가정의 한국인 남편들이 부인을 격려하면서 선물로 컴퓨터를 사주는 등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효과에 힘입어 올 8월부터는 전남과 경북 45개 시·군에서 캠페인을 본격 도입할 예정이다.
한국디지털대학 대외협력처 정유정씨는 “기본 교육을 마친 결혼이민자에게 취업지원 교육을 함으로써 지역 사회로 진출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앞으로 한국인 배우자를 대상으로 외국인 배우자 나라의 문화와 역사, 언어를 배울 수 있는 교육도 진행해 진정한 다문화 공동체를 만드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컴퓨터 보급 등 교육환경도 개선돼야 = ‘다문화가정 e-배움 캠페인’은 결혼이민자 정책이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할 문제라는 인식이 확장되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런 시도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컴퓨터 보급 등 실제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여건도 개선해야 한다.
경북 구미의 아름다운가정만들기 박신규 국장은 “교육에 참가하는 여성 결혼이민자 대부분이 한국에 온 지 3년 미만의 여성들”이라며 “위탁시설이 없어 여성들이 젖먹이 아기들을 업고 교육에 참가하는 경우도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결혼이민자들이 한국어를 빨리 익히려면 집에서도 복습을 해야 한다”며 “육아나 가사 부담을 덜어주는 가족들의 도움, 컴퓨터가 없는 농어촌 여성을 위한 저렴한 컴퓨터 보급 등의 대안이 함께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예현 기자 홍부용 리포터 newslov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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