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금융사에 동향보고지시 논란

지역내일 2007-05-21
금융감독원 감사실이 각 증권사 감사실에 매주 ‘주간동향보고서’를 제출하라는 공문을 내려보내 논란이 일고 있다.
주간동향보고서엔 △주주총회와 이사회 사항 △대표이사 동정 △임원 변동이나 조직개편 △사건 사고 소송 검찰조사 임직원 피소현황 △세무조사 △언론보도 △노조 동향 등 기타 특이사항 등에 대해 현재 현황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계획까지 기입하는 항목까지 포함돼 있다.
금융감독원 검사실 모 부국장은 “검사역들이 각각 맡고 있는 금융사들의 행태를 파악하기 위해 증권쪽 뿐만 아니라 은행과 보험 등 다른 업계에 대해서도 일일 또는 주간보고토록 하고 있다”며 “이는 금융기관에 대한 검사나 상시감시를 나가기 위한 기초자료로 예전에도 전화 등을 통해 비슷한 보고를 받아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감원이 업계의 내부이야기를 보고받는 것은 한정된 인원으로 각 금융기관의 속사정을 알기 어렵고 행여 문제가 발생할 경우 신속하게 조치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투자자보호를 위해 오히려 이런 조사를 하지 않는 것이 직무유기가 아니냐”고 해명했다.
그러나 증권업계에서는 “과거 군사정권시대에서나 볼 수 있던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우리투자증권-대우증권 ‘사장 맞교환(스왑)’
대우증권 출신 사장이 우리투자증권(전 LG투자증권) 사장으로, 전 LG투자증권 사장이 잇따라 대우증권 사장으로 옮겨가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오는 25일 대우증권 주주총회에서 새 사장으로 김성태 흥국생명 고문이 선임되면 LG투자증권(현 우리투자증권) 사장이었던 김 고문과 대우증권 사장 출신이었던 박종수 사장이 서로 출신이 엇갈려 각 증권사의 최고경영자가
되는 셈이다. 박 사장은 대우증권 사장시절의 경험을 살려 한발 앞선 경영으로 LG투자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의 성공적 합병과 꾸준한 수익창출을 이뤄내고 있다는 내부평가를 받고 있다. 손복조 대우증권 사장은 ‘대우맨’이면서도 LG투자증권에서 국제, 법인영업, 도매사업 본부장을 지내는 등 LG투자증권의 경영스타일과 노하우를 체득해 대우증권 경영에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성태 사장 내정자는 씨티은행과 뱅커스트러스트(BTC) 서울 지점을 거쳐 LG투자증권 사장과 흥국생명보험 대표이사 사장을 지낸 후 흥국생명 고문으로 재직해 왔다. 김 내정자는 그러나 과거 LG투자증권 시절의 경영경험을 맘껏 발휘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평가다. 이윤우 전 산은 부총재가 등기임원인 이사회의장으로 대주주인 산업은행의 메신저 역할을 하면서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손 사장보다 좀더 유연한 김 사장 내정자를 택한 산업은행의 복안에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기 어려운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증권사 펀드쏠림 발벗고 나섰다
증권사들의 발간 보고서를 보면 최근 ‘펀드 열풍’을 증권사에서 부추기고 있다는 혐의를 발견할 수 있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자산관리영업을 강조하면서도 펀드 쪽에 대한 소개에 많은 분량을 할애하고 있다. 주식 채권 부동산 등 다양한 투자분석 이후엔 펀드시장 전망과 추천 또는 유망 펀드를 내놓고 있다.
매월 자산관리 관련 자료를 내는 증권사는 우리투자증권, 현대증권, 동양종금, 삼성증권, 대투증권 등이다. 현대증권의 ‘에셋포커스’는 사실상 펀드보고서나 다를 바 없다. 펀드시장 전망과 함께 추천펀드까지 내놓고 있다. 동양종금의 ‘마이에셋가이드’ 역시 주식 채권과 함께 유망 펀드를 소개하고 있다. 대투의 ‘자산관리가이드’는 주식과 채권시장 전망, 펀드시장 동향, 추천펀드로 이어지면서 시장전망과 포트폴리오 평가가 펀드 가입을 유도하는 듯한 강한 인상을 주고 있다.
반면 삼성증권의 ‘에셋저널’은 주식 채권 국내외 펀드 파생상품 등에 대한 자산배분전략을 고루 소개하고 있고 우리투자증권의 ‘WM매거진’은 우수고객에게 주는 다양한 재테크전략을 포함시켰다.
또 굿모닝신한증권과 삼성증권은 별도의 펀드보고서를 내놓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매월 ‘펀드투자인사이트’를 통해 펀드투자전략과 월간 포커스, 펀드모니터 결과를 내놓고 삼성증권도 주요 펀드이슈 보고서를 매월 발표한다.
미래에셋증권과 대신증권은 퇴직연금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격월간으로 ‘퇴직연금이야기’에 선진시장의 퇴직연금제도, 퇴직적립금운용방법, 퇴직연금을 도입한 모범기업 사례 소개 등을 담아 발표한다. 대신증권의 격월간지 ‘퇴직연금매거진’ 역시 금융시장 동향과 함께 퇴직연금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Q&A''''를 실었다. 또 퇴직연금가입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금융상품도 소개하고 있다. 한편 증권사들은 최근 CMA 가입자들에게 적립식펀드를 가입토록 하는 캠페인을 강하게 펼치고 있다.
이철송 사외이사후보 결국 사퇴
현대증권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됐던 이철송 한양대 교수가 결국 후보에서 사퇴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가 위원장으로 있는 예금보험공사 부실책임기업 책임심의위원회에서는 현대건설 부실책임을 물어 채권금융기관에게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을 상대로 한 520억원의 가압류와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지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 교수는 대내외에서 사퇴압력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현대증권 주주총회의 쟁점은 노조가 주주제안으로 내놓은 △하승수 후보의 재선임과 △김중웅 현대증권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과 임기를 이사회에서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정관 변경만 남게 됐다. 노조에 따르면 세계적인 주총 안건분석 자문기관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 Inc.)와 국민연금, 미래에셋 등이 사실상 노조쪽의 손을 들어주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고 밝혀 이번 주주총회에서는 노사간 첨예한 표대결이 예상된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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