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협상은 승리보다 윈-윈이 중요

대통령이 조언을 얻는 협상전문가 협상 전략

지역내일 2007-04-09
협상의 기술
짐 토머스 지음 / 이현우 옮김
세종서적 / 1만4000원

2004년 세상을 떠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은 본격적인 정치활동을 앞두고 부동산을 통해 재테크에 성공했다.
그는 돈을 빌려 말리부 해안가의 필지를 샀고 나중에는 대출금을 모두 갚았다. 그는 자신이 소유한 필지를 모아 하나의 목장을 세웠고 이 목장을 다시 100만달러에 시장에 내놨다. 두명이 그에게 흥정을 제안했다. 한명은 95만달러를 현금으로 내겠다고 했고, 다른 한명은 90만달러를 현금으로 나머지 10만달러는 30년 후 상환되는 정부채권으로 지불하겠다고 제안했다. 30년 상환 채권의 당시 가치는 1만달러 정도였다. 95만달러와 91만달러를 놓고 레이건은 지체하지 않고 91만달러를 선택했다.
실제 액수는 전자가 더 많이 제시했지만 레이건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의 이름이 들어간 계약서에 ‘100만달러’가 기재되는 것이다.
이유는 알기 위해서는 그가 재테크에 나선 역사로 거슬러 가야 한다. B급 영화배우인 그의 주변에는 백만장자 투성이다. 아내도 상당한 부를 가지고 있었고 아내의 친척과 집 주변에 사는 친구들도 재력가였다. 그에게 ‘백만달러’는 필수이자 스트레스였다. 그가 재테크에 나선 것은 돈보다 ‘백만장자’라는 간판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100만달러를 제시한 사람이 95만달러 현금을 제시한 사람을 이긴 것이다. 이는 협상의 기본이다.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어떻게 지불하고 나에게도 이익이 되는지를 따져서 과학적으로 협상해야 한다. 25년간 협상 전문가로 미·소 냉전 당시 군축 문제를 이끌어 낸 바 있는 짐 토머스는 협상에서 성공하기 위해 상대방의 동기에 대해 선입관을 갖지 말고 당신이 제공하는 인센티브를 상대방의 동기에 맞춰 잘 재단하라고 조언한다.
우리 주변에는 협상이 끊이지 않고 반복된다. 거액이 아니더라도 물건의 구매나 제품의 판매, 기업과 기업사이의 협상에는 항상 전략과 전술이 필요하다.
하다못해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협상은 유지된다. 많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더 좋은 조건과 낮은 가격을 비교하며 제품에 대한 질문을 메일과 게시판에 올린다. 직접 전화를 걸어 협상을 할 경우 배송시간도 당겨질 수 있다.
토머스는 설득이 통하지 않을 때 협상을 하라고 권한다. 그가 권하는 전략을 요약하면 △첫 제안은 공격적이지만 터무니없는 것은 안 된다 △딴청 부리기는 협상에서 가장 자주 사용되는 도구다 △현명한 협상가는 종종 협상하지 않는 쪽을 택한다 △반대급부로 얻는 것이 없다면 양보하지 말라 △협상에서 가장 큰 거짓말은 ‘이것이 제 한계선입니다’이다 △첫 제안이 받아들여지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수다는 취약한 협상가의 마지막 도피처 등이다.
그러나 보다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느 쪽도 싹쓸이를 하지 않는 윈-윈 협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55대 45, 50대 50, 45대 55 등이 윈윈이다. 한쪽으로 치우친 협상은 한쪽편에게 상실감만 남겨주기 때문이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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