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해외부동산펀드 뜰까

2005년 국내주식형, 2006년 해외주식형펀드

지역내일 2007-02-08
아시아부동산, 경제활황 업고 고성장 기대
연 10%대 배당 목표 … 변동성 낮아 안정적
세제혜택 없어 … 일부 지역 버블 우려도

40대 중반의 직장인 배 모씨는 요즘 고민에 빠졌다. 지난연말 이후 보유하고 있던 국내외 주식형펀드가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는데다, 유일한 소유부동산인 아파트값도 떨어진다는 소식이 솔솔 들려왔기 때문이다. 자산 버블이 꺼진다는 언론보도는 배씨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다.
은행 정기적금과 채권형펀드 등 안정자산 투자도 고민해봤지만, 4%대 수익률이 영 마뜩찮다. 고심 끝에 평소 거래하던 증권사를 찾은 배씨는 직원이 권하는 해외부동산펀드에 귀가 솔깃했다. 최근 1년간 높은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는데다 향후 성장전망도 밝다는 직원의 설명은 그의 호기심을 한껏 자극했다.
재작년 국내주식형펀드와 지난해 해외주식형펀드로 대박을 터트린 투자자들이 올해 재테크시장의 주인공을 찾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있다. 특히 과거 주인공들이 연초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새로운 영웅에 대한 갈증은 어느때보다 심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새해엔 해외부동산펀드 투자를 고려해볼만하다고 권한다.
해외부동산펀드는 말그대로 해외에 있는 부동산(주로 사무용 또는 호텔 빌딩)에 투자한 뒤 임대수입이나 매매차익을 투자자에게 나눠주는 상품이다. 한국에 앉아서 두바이의 초현대식 빌딩 임대사업에 투자할 수 있게된 것이다.
현재 국내에는 운용사가 직접 투자회사(펀드형태)를 만들어 해외부동산을 매입하는 경우와 해외 리츠(REITs, 부동산투자회사)에 간접투자하는 상품이 팔리고 있다.
투자회사의 경우에는 상장을 통해 비교적 자유로운 거래가 가능하다. 해외리츠에 투자하는 상품은 펀드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환매가 가능하다. 이들 상품은 다른 펀드와 달리 정기적으로 배당을 한다. 안정적인 수입이 확보되는 셈. 물론 상장사 또는 펀드이기 때문에 매매차익도 챙길 수 있다.
전문가들은 현 시점에서 해외부동산펀드가 유망한 이유를 크게 세가지로 꼽는다. 성장성과 안정성, 풍부한 수급이 포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우선 해외부동산시장은 여전히 팽창추세라는 분석. 특히 아시아부동산시장은 급성장하는 경제에 힘입어 급등이 예상된다고 한다.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김도한 부동산투자본부장은 “최근 부동산 버블 얘기가 나오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미국 등 선진국 부동산시장을 말하는 것”이라며 “아시아시장의 경우 아직 급성장하는 경기 덕분에 부동산수요가 팽창하면서 공급이 못따라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국 부동산펀드가 연 4%대 배당이 가능하다면, 한국과 아시아시장 부동산을 묶어 투자한 펀드는 연 10% 배당이 가능하다는 설명.
한화투신운용 전략기획팀 남상열 과장은 “세계부동산시장은 여전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연 15% 전후의 수익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해외부동산펀드를 통해 은행금리보다 두배 이상의 배당수익률을 노릴수 있다는 설명이다.
부동산펀드는 고수익만 노리는게 아니다. 주식형펀드나 부동산 직접투자에 비해 비교적 안정성을 갖고 있다.
한화운용 남 과장은 “주식상품은 증시에 따라 부침이 심하지만 부동산투자는 투자기간이 장기간이고 투자대상의 특성상 가격변동이 적기 때문에 변동성이 낮은 특징을 가진다”고 말했다. 급락과 급등이 없다는 얘기다.
미래에셋맵스운용 김 본부장은 “부동산펀드는 안정적인 배당을 확보하면서 인플레이션을 헤지(회피)할수 있고, 처분이익도 기대된다는 점에서 채권과 주식의 특성을 포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단기적으로 주식 등 고수익고위험 자산을 통해 대박을 터트릴 욕심이 아니라면 부동산펀드가 매력적인 상품”이라고 말했다.
풍부한 수급도 투자매력을 높여준다. 세계금융시장엔 고수익 투자처를 찾는 유동성자금이 풍부한 상태다. 아시아부동산시장에도 투자대기자금이 24시간 대기상태라는 것. 미래에셋 홍보팀 장경호 과장은 “아시아부동산시장을 노리는 오일달러와 선진시장의 연기금 등 큰 손들이 좋은 매물을 노리고 줄을 선 형편”이라고 말했다.
해외부동산펀드 투자에 앞서 챙겨할 대목도 적지않다. 주식형펀드와 달리 매매차익에 대한 세제혜택이 없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부동산시장은 버블 논란이 불거진지 오래다. 최근까지는 높은 수익률을 올렸지만 향후 수익률까지 장담할 수는 없다.
중국과 베트남 등 일부 지역의 부동산가격도 이미 적정수준을 넘어섰다는 얘기가 나온다. 외국계자금이 부동산가격을 한껏 부추겨놓은 상태라 자칫 추격매수세력은 낭패를 볼 수도 있다는 우려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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