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3100명 정규직 전환이후 비정규직 채용 사라져

명동 사람들-마호웅 우리은행 노조위원장

“비정규직여성, 산후조리 3개월도 못해 ”

지역내일 2007-01-31


한 달후면 3100명의 우리은행 비정규직원은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돼 고용이 보장된다. 모든 후생복지가 정규직과 동일하게 적용된다. 우리은행 정규직원들의 임금은 동결되고 비정규직원들의 임금은 향후 순차적으로 상향조정될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20일 우리은행 비정규직원의 정규직 전환에 대한 노사간 전격합의는 사회적 반향을 크게 일으켰고 노동계를 중심으로 IMF관리체제 이후 불거진 고용불안과 양극화 해소 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으로 환영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황영기 행장의 연임을 위한 사전포석 △마호웅 노조위원장의 금노위원장 노림수 △차별고용 고착화 등 부정적인 루머와 평가도 이어지기도 했다.
이에 기자는 마 위원장과 만나 그동안 논란이 대한 설명과 향후 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비정규직원의 정규직 전환’의 의미는 무엇인가.
차별철폐다. IMF이후 단기적 이익실현에 초점을 맞춘 경영진이 비정규직 채용을 통해 인건비 절감과 이익증가로 주주에게 호소하려고 했다. 취업희망자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중 하나를 선택하고 이는 영원한 차별의 시발점이 됐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지만 앞으로 더 이상 비정규직을 양산하지 않는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제안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
영업점에서는 설날이나 추석때 정규직원들이 보너스를 받으면 좋아하는 내색을 못하고 같이 근무하는 비정규직원들의 눈치를 본다. 같이 일하면서 못 받는 비정규직원을 보면서 미안했던 거다. 정규직원들은 십시일반 걷어서 비정규직원에게 주는 게 관행이 됐다.
정규직은 출산후 2년동안 육아까지 한 후 복직하지만 비정규직은 아이를 낳더라도 산후조리기간이 3개월을 넘지 못했다. ‘이건 아니구나’ 싶었다.

-비정규직원 전원을 전환하는 방안은 어떻게 생각해냈나.
=공무원도 5급, 7급, 9급이 있지 않나. 행정고시에 합격하면 5급이고 7급과 9급은 공무원시험을 통해 뽑힌다. 고용안정과 복지혜택은 모두 같다. 우리도 이렇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갑자기 발표한 것에 대해 즉흥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우리)은행에서는 2년, 노동조합에서는 1년정도 준비했다. 간사은행으로 지난해 8월부터 열린 금융권 공동단체협약에서도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경영진뿐만 아니라 다른 금융기관 노조위원장도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공단협을 10월말에 마치고 개별 임단협 중이던 11월 말에 비정규직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됐다. 곧바로 준비됐던 비정규직관련 안건을 제시했다.

-처음 사측 반응은 어떠했는가.
‘조건없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요구에 은행실무자는 어이없다는 표정이었다.

-예보나 재경부의 반발은 예상하지 않았나.
기업가치를 올리는 것이 공적자금이 들어간 은행으로서 국민들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했다.

-정규직원들이 불신임하겠다고 나섰다는데.
=사실과 다르다. 노조선전물에 앞서 언론에서 대대적으로 보도되자 직원들이 반발했다. 그래서 위원장 직권으로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충분히 경과를 설명했고 설득했다. 비정규직 문제를 정규직원들도 평소 체험하고 있었기 때문에 동의를 끌어내는 데는 어렵지 않았다.

-황 행장 연임을 위한 사전포석이라는 지적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황 행장이 연임을 위해) 대주주인 예보나 재경부와의 관계를 의식했다면 사전에 공감을 형성해야 했고 12월 월례조회를 통해 MOU폐지를 언급한 것을 보면 연임을 위한 행동으로 보기 어렵다.

-향후 많은 비용이 들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은데요.
한꺼번에 완벽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이루는 것은 어렵다. 우선적으로 고용안정과 후생복지를 정규직과 동일하게 만들고 임금은 점진적으로 인상해 정규직과 대등한 수준까지 올리는 게 기본정신이다. 고용안정에서 오는 비정규직의 근로의욕 고취 등으로 임금의 대등 시기는 더욱 단축될 수 있다.

-차별고용이 고착화된다는 지적도 있다.
=정규직 전환이후 자신의 능력에 따라 업무를 할 수 있고 승진도 할 수 있는 길이 열리지 않으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겉으로만 동결하고 실제로는 다른 지원으로 부족분을 채웠다는 얘기도 있다.
지난해 임금은 완전동결했다. 다만 올해부터 중식대를 일부 올렸다.

-합의 이전과 이후에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
비정규직의 차별철폐에 대해서는 모두 찬성하지만 구체적인 방법으로 들어가면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다. 많은 이해집단의 곡해된 주장과 합의정신을 훼손하는 발언으로 마음이 아팠다.

-돈을 많이 버는 은행들에서나 가능한 일이라는 지적도 많은데요.
중소제조업체들의 경우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반대하는 경향이 있다. 우선 고용을 보장하는 게 중요하다. 고용보장은 돈이 들지 않는다.

-앞으로 어떻게 진행되나.
=노사간에 만들어진 태스크포스팀에서 구체적인 전환명단을 확정하고 임금 확대 등을 논의할 것이다.

- 잘 진행되겠는가.
노조는 선거로 운영되는 조직이다. 계속해서 노조가 요구하고 반영될 것이다.

-다른 은행 노조의 반응은 어떠한가.
=우리은행을 모델삼아 문제점을 보완해 도입하겠다고 했다. 이달 6일 국회에서도 우리은행 모델을 중심으로 비정규직 문제를 논의하는 토론회가 준비돼 있다. 각 정당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박준규 강경흠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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