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먹거리가 없다(1)

광우병 구제역 다이옥신 공포

지역내일 2001-03-19 (수정 2001-03-20 오후 5:45:25)
소는 광우병, 돼지는 구제역, 어패류는 다이옥신 등 환경호르몬 오염, 곡물은 유전자 조작식품(GMO),
채소는 농약 범벅 등 마음놓고 먹을 음식이 없다.
주부들은 찬거리를 위해 시장에 가 이것저것 뒤적여 보지만 무엇 하나 마음 편히 고르기가 어렵다.
안전을 위해 유기농산물을 사려고 잠시 마음을 먹어 보지만, 일반 농산물보다 몇 배나 비싼 가격에
그만 기가 죽어 버린다.
광우병은 유럽에서 발생해 전세계를 휩쓸고 있다. 독일 프랑스 등은 소 수십만 마리씩을 도살해야 하
는 입장이고, 그 파장은 지구촌 전체에 미치고 있다. 한국도 지금 그 위협을 고스란히 받고 있다.
광우병은 잠복기가 3∼5년, 인간 광우병이라 불리는 변종 크로이츠벨트 야코브병은 잠복기가 짧게는
5년, 길게는 20년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도 의사 야코브병 환자가 발생, 시민과 관계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구제역은 광우병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파급되고 있다. 유럽 남미 중동 아시아 등에서 구제역이 광범
위하게 발생, 축산농가들을 초토화하고 있다.
소고기와 돼지고기는 세계적으로 육식의 대표 식단이다. 우리의 경우도 쌀 소비는 해마다 대폭 줄어
드는 대신 육식은 매년 크게 증가, 식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그만큼 시장 충격도 크다. 시장
충격은 바로 식생활의 충격이다.
현재 소고기 돼지고기 등을 취급하는 식당들은 손님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고 아우성이다. 농협
이 직영하는 정육점들의 경우 신선도와 품질, 가격 면에서 국내 최고로 꼽히지만 이 영향권에서 벗어
나지 못하고 있다. 강남지역에 위치한 대형 농협의 전문 정육코너는 예년에는 하루 평균 1억5000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으나 최근 1억원 이하로 떨어졌다. 광우병 파동이 처음 일어났을 때는 돼지고기
로 대체 수요가 옮겨가 그나마 타격이 적었으나 이어 구제역 파동이 일어나 얼어붙은 소비심리의 직
격탄을 맞고 있다.
소비자들은 별다른 대안이 없어 고기를 사먹더라도, 구매를 결정하기 전에 선택의 고통을 겪을 수밖
에 없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하고 있다.
주부 김지애씨(41·경기 고양시)는 “고교수험생인 아들의 체력을 위해 가끔 고기를 사지만 횟수는
절반 이하로 줄었다”면서 “고기를 살 때마다 왠지 찜찜한 마음을 털어낼 수가 없다”고 하소연했
다.
생선도 마찬가지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청 국립독성연구소는 어패류의 다이옥신 잔유량이 곡류의
104배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연안바다의 오염 때문이다.
다이옥신은 환경호르몬의 대표주자다. 환경호르몬은 인체의 호르몬 체계를 교란시켜 기형아 출산의
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남성 정자수를 현격하게 감소시켜 생식능력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
다. 이 같은 현상은 유럽 미국 일본 등에서 수십 년에 걸친 조사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났고, 한국도
마찬가지 증상을 보이고 있다.
채소도 예외가 아니다. 채소는 과다 농약 및 과다 시비 때문에 줄기차게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특
히 도시근교 농업의 경우 속성재배를 위해 과다 시비, 과다 농약 문제가 그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암 등 성인병이 매년 증가하고 있는 이유를 현대인들의 스트레스와 함께 이같은 오염 식
품에서 찾고 있다. 오염식품으로 인한 부작용은 하루아침에 나타나지는 않는다. 그러나 오랜 기간을
통해 바라보면, 뚜렷한 추세를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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