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 고객정보 이 손안에 있소이다”
소득수준 소비패턴 신용도 생활방법 등 매일 쌓여
마케팅 위한 정확한 주소와 전화번호 ‘최고의 정보’
단순정보만 보유한 은행, ‘이유있는 인수전쟁’
ㄱ은행 카드를 쓰는 ㄴ씨는 우연히 ㄱ은행에 들러 카드 재발급 관련 몇 가지 문의를 했다. ㄱ은행 창구에서 일하던 ㄷ씨는 ㄴ씨의 카드번호를 치더니 “여유자금 있으시면 펀드 하나 가입하시지요”라고 운을 뗐다. ㄴ씨는 마침 적당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다가 ㄷ씨의 소개로 적립식펀드를 들게 됐다.
퇴근 후 ㄹ씨는 책상 위에 놓인 우편물을 발견했다. ㄱ은행에서 보낸 것이었다. 우편물 안에는 모 카드를 이용하면 ㄹ씨가 자주 가는 모 패밀리레스토랑에서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안내문이 들어있었다. ㄹ씨는 가족과 함께 거의 매주 이 패밀리레스토랑을 이용했다. ㄹ씨는 소득공제 등을 고려해 주로 ㄱ은행에서 발급한 카드로 대부분 결제하고 있다.
카드사를 별도로 가지고 있는 은행들이 고객정보를 분석해 마케팅에 활용한 전형이다.
카드 속에는 개인의 소득과 재테크, 소비성향과 식성 등 다양한 정보가 담겨 있다. 이 정보들은 철저하게 마케팅에 이용된다. 특히 카드 정보가 은행, 보험, 증권 등에 활용되면 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지주사 내에서는 특히 고객정보를 서로 공유할 수 있다. 신한지주와 하나금융이 7조원대의 높은 가격을 마다하지 않고 엘지카드 인수에 총력을 기울인 것도 같은 이유로 해석된다.
◆배달물 반송률 1% 미만 = “상품이나 이벤트를 소개하는 우편물을 보내면 반송률이 1%도 안된다. 거의 안된다고 보면 된다.”
카드사를 가지고 있는 한 시중은행의 천 모과장은 카드정보에서 가장 뛰어난 것은 단연 ‘정확한 주소와 전화번호’라며 이같이 말했다.
마케팅을 하기 위해서는 가장 최신의 주소와 전화번호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고객정보가 아무리 많고 훌륭해도 고객과 연락할 수 없게 되면 무용지물이라는 것.
천 과장은 “은행 정보를 이용해 주소지에 우편물을 보내거나 고객에게 전화를 하면 반송률이나 불통률이 10%에 달하지만 카드정보를 활용하면 다시 돌아오는 게 1%에도 못 미친다”며 “매월 결제하고 관리하기 때문에 정확한 개인정보를 가지고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난 네가 어떻게 사는 지 다 안다” = 개인정보가 축적된 카드사의 개인정보은행엔 개인의 생활이 그대로 그려져 있다. 교통카드 겸용 신용카드를 이용하므로 아침과 저녁의 출근과 퇴근 시간이 저장되며 어떤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지도 확인할 수 있다. 점심과 저녁식사 시간과 방법뿐만 아니라 지인들과의 저녁만남이 어떤 형식으로 이뤄지는 지도 그대로 나온다.
할인마트나 백화점 이용 횟수와 취향, 홈쇼핑이나 인터넷쇼핑에 대한 선호도도 쉽게 간파된다. 요일별 사용액을 통해 생활패턴을 알 수 있고 주 5일에 따른 외식 등의 빈도와 방법도 확인할 수 있다.
매월 카드 결제액은 고객의 월수입 추정을 위한 주요 자료로 활용된다. 어느 정도의 여윳돈이 있는지, 구매력이 어느 정도 되는 지도 쉽게 가늠할 수 있다.
◆정보를 가공해 마케팅에 활용 = 이러한 정보들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가공된다. 소득, 생활패턴, 신용도 등을 기준으로 나눠진 정보는 은행 지점이나 콜센터로 넘겨져 ‘맞춤형 마케팅’에 활용된다. 고객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적당한 금융서비스와 상품을 소개해 가입토록 유도한다. 안정적인 직장에 다니는 직장인에겐 주택마련, 노후대비, 자녀 학자금 관련 상품을 소개하는 식이다. 매월 평균 카드 100만원정도 쓰면 연봉이 6000만원정도 된다고 추정하고 이에 맞는 상품을 내놓을 수 있는 것도 카드정보의 위력이다.
이 과장은 “은행 대출이나 예금, 보험 등은 이용주기가 매우 길지만 카드는 하루에도 여러번씩 이용하게 된다”면서 “은행정보와 비교할 수 없는 카드 정보를 이용하면 높은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보 활용과 시너지 효과뿐만 아니라 카드사 자체가 가지고 있는 현금과 이익창출능력도 높이 평가되는 대목이다.
엘지카드는 올 상반기에도 총상품자산 11조8688억원에 순이익 6406억원을 기록했다. 자산 122조원을 넘어선 하나지주의 상반기 순이익이 5851억원에 그친 것과 대별된다.
게다가 국민은행이 외환은행을 인수, 국민카드와 외환카드가 합쳐질 경우엔 엘지카드를 유효회원수에서 앞질러 신한, 농협, 하나은행의 카드부분이 더욱 밀리게 되는 것도 엘지카드의 몸값을 크게 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소득수준 소비패턴 신용도 생활방법 등 매일 쌓여
마케팅 위한 정확한 주소와 전화번호 ‘최고의 정보’
단순정보만 보유한 은행, ‘이유있는 인수전쟁’
ㄱ은행 카드를 쓰는 ㄴ씨는 우연히 ㄱ은행에 들러 카드 재발급 관련 몇 가지 문의를 했다. ㄱ은행 창구에서 일하던 ㄷ씨는 ㄴ씨의 카드번호를 치더니 “여유자금 있으시면 펀드 하나 가입하시지요”라고 운을 뗐다. ㄴ씨는 마침 적당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다가 ㄷ씨의 소개로 적립식펀드를 들게 됐다.
퇴근 후 ㄹ씨는 책상 위에 놓인 우편물을 발견했다. ㄱ은행에서 보낸 것이었다. 우편물 안에는 모 카드를 이용하면 ㄹ씨가 자주 가는 모 패밀리레스토랑에서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안내문이 들어있었다. ㄹ씨는 가족과 함께 거의 매주 이 패밀리레스토랑을 이용했다. ㄹ씨는 소득공제 등을 고려해 주로 ㄱ은행에서 발급한 카드로 대부분 결제하고 있다.
카드사를 별도로 가지고 있는 은행들이 고객정보를 분석해 마케팅에 활용한 전형이다.
카드 속에는 개인의 소득과 재테크, 소비성향과 식성 등 다양한 정보가 담겨 있다. 이 정보들은 철저하게 마케팅에 이용된다. 특히 카드 정보가 은행, 보험, 증권 등에 활용되면 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지주사 내에서는 특히 고객정보를 서로 공유할 수 있다. 신한지주와 하나금융이 7조원대의 높은 가격을 마다하지 않고 엘지카드 인수에 총력을 기울인 것도 같은 이유로 해석된다.
◆배달물 반송률 1% 미만 = “상품이나 이벤트를 소개하는 우편물을 보내면 반송률이 1%도 안된다. 거의 안된다고 보면 된다.”
카드사를 가지고 있는 한 시중은행의 천 모과장은 카드정보에서 가장 뛰어난 것은 단연 ‘정확한 주소와 전화번호’라며 이같이 말했다.
마케팅을 하기 위해서는 가장 최신의 주소와 전화번호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고객정보가 아무리 많고 훌륭해도 고객과 연락할 수 없게 되면 무용지물이라는 것.
천 과장은 “은행 정보를 이용해 주소지에 우편물을 보내거나 고객에게 전화를 하면 반송률이나 불통률이 10%에 달하지만 카드정보를 활용하면 다시 돌아오는 게 1%에도 못 미친다”며 “매월 결제하고 관리하기 때문에 정확한 개인정보를 가지고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난 네가 어떻게 사는 지 다 안다” = 개인정보가 축적된 카드사의 개인정보은행엔 개인의 생활이 그대로 그려져 있다. 교통카드 겸용 신용카드를 이용하므로 아침과 저녁의 출근과 퇴근 시간이 저장되며 어떤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지도 확인할 수 있다. 점심과 저녁식사 시간과 방법뿐만 아니라 지인들과의 저녁만남이 어떤 형식으로 이뤄지는 지도 그대로 나온다.
할인마트나 백화점 이용 횟수와 취향, 홈쇼핑이나 인터넷쇼핑에 대한 선호도도 쉽게 간파된다. 요일별 사용액을 통해 생활패턴을 알 수 있고 주 5일에 따른 외식 등의 빈도와 방법도 확인할 수 있다.
매월 카드 결제액은 고객의 월수입 추정을 위한 주요 자료로 활용된다. 어느 정도의 여윳돈이 있는지, 구매력이 어느 정도 되는 지도 쉽게 가늠할 수 있다.
◆정보를 가공해 마케팅에 활용 = 이러한 정보들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가공된다. 소득, 생활패턴, 신용도 등을 기준으로 나눠진 정보는 은행 지점이나 콜센터로 넘겨져 ‘맞춤형 마케팅’에 활용된다. 고객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적당한 금융서비스와 상품을 소개해 가입토록 유도한다. 안정적인 직장에 다니는 직장인에겐 주택마련, 노후대비, 자녀 학자금 관련 상품을 소개하는 식이다. 매월 평균 카드 100만원정도 쓰면 연봉이 6000만원정도 된다고 추정하고 이에 맞는 상품을 내놓을 수 있는 것도 카드정보의 위력이다.
이 과장은 “은행 대출이나 예금, 보험 등은 이용주기가 매우 길지만 카드는 하루에도 여러번씩 이용하게 된다”면서 “은행정보와 비교할 수 없는 카드 정보를 이용하면 높은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보 활용과 시너지 효과뿐만 아니라 카드사 자체가 가지고 있는 현금과 이익창출능력도 높이 평가되는 대목이다.
엘지카드는 올 상반기에도 총상품자산 11조8688억원에 순이익 6406억원을 기록했다. 자산 122조원을 넘어선 하나지주의 상반기 순이익이 5851억원에 그친 것과 대별된다.
게다가 국민은행이 외환은행을 인수, 국민카드와 외환카드가 합쳐질 경우엔 엘지카드를 유효회원수에서 앞질러 신한, 농협, 하나은행의 카드부분이 더욱 밀리게 되는 것도 엘지카드의 몸값을 크게 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