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이라크전 수렁 속에 우울한 현충일

미군사상자 처우개선 군심달래기, 보상금 10만달러 10배 인상

지역내일 2006-05-29
메모리얼 데이(현충일)를 맞은 미국은 이라크 전쟁이후 미군사상자들과 가족들의 처우를 대폭 개선한 것으로 가까스로 군심을 달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9일 메모리얼 데이를 맞아 미 전역에서는 각종 추모식과 기념행사를 갖고 자유와 평화를 위해 희생한 미군들의 뜻을 기린다.
그러나 9.11 테러와 이라크 전쟁이후 미군들의 역할과 위상이 급변하면서 미군사기, 미군운용에서도 심각한 위기를 겪어왔다.
부시 행정부나 워싱턴 의회는 미군들의 사기를 북돋으며 미군 운용에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극히 부심하고 있다.
29일 현재 이라크에서 목숨을 잃은 미군들은 모두 2464명, 부상자는 1만7869명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사망한 미군들이 남겨둔 유자녀가 1700여명을 기록하고 있다.
과거 한국전이나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미군들은 징병제에 의해 징집된 젊은 청년들이 주를 이룬 반면 모병제인 지금 미군들은 결혼해 배우자와 자녀를 둔 가장이 많은 게 특징이다. 이 때문에 미국정부는 미군사상자 본인에 대한 보상뿐만 아니라 근년에는 유가족들도 보살펴야 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전쟁명분이 도마위에 오른 이라크 전쟁이 출구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미군들이 목숨을 잃고 있기 때문에 워싱턴 정치권은 미군 사상자 처우 개선에 극히 신경쓰는 분위기다.
부시 행정부와 워싱턴 의회는 올해 이라크와 아프카니스탄 등 테러와의 전쟁에서 숨진 미군사망자에 대한 보상금을 종전의 1만 2000달러에서 10만달러로 10배 가까이 인상했다.또 유가족들이 타는 생명보험료를 25만 달러에서 40만달러로 거의 2배 올렸다. 이와함께 미 전역의 50개주 가운데 37개 주의 주립대학들은 전몰 장병의 유자녀들에 대해서는 대학 학비를 면제해주고 있다.
가장 최근에 미네소타 주립대학이 올가을 학기부터 이에 동참하기로 결정했으며 전 지역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미군당국은 이라크 전쟁후 신병 모집에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되자 각종 보너스 등 인센티브를 내걸었고 전역했던 예비역 들을 상대로 미국내 보다 2∼3배이상 많은 봉급을 지급해 미군부족 상태를 가까스로 피하고 있다.
한편 헤리티지 재단의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1950년 한국전쟁부터 2005년까지 미군들은 연평균 현역규모가 230만명을 기록했으며 그가운데 23%인 53만 5000명을 해외에 주둔시키고 있는 것으로 계산됐다.
한편 해외 주둔 미군들은 90년대 감소했다가 2000년대 다시 높아지고 있으며 독일 등 유럽과 한국·일본 등 동북아시아의 주둔 병력은 감소한 반면 이라크 전쟁으로 중동지역주둔이 급증했다. 2005년 현재 해외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병력은 38만 6000명으로 전체 미군의 27%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베트남전때인 1968년 108만여명이나 해외에 파병했던 절정기에 비하면 크게 줄어든 것이나 1999년 20만 6000명에 비하면 다시 높아진 것이다.

/워싱턴=한면택 특파원 han5907@a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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