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어민 수업, 영어마을 조성 등으로 수요 급증
수도권 선호, 지방은 기피 … ‘양극화 현상’도
지자체와 시·도교육청이 일선 학교에 배치할 원어민 교사가 부족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원인은 원어민 수업과 영어마을 조성 붐 등으로 원어민 교사의 국내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선 교육현장에서는 정부차원의 대책을 시급히 마련하지 않으면 수년 내에 원어민 교사 수급대란이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올 정도다.
◆올해 전국에 713명 배치 예정 = 교육인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시·도별로 교육청을 통해 일선 학교에 새로 배치(예정)할 원어민 교사 수요는 713명에 달한다.<표 참조=""> 서울시가 209명으로 가장 많고 인천시 138명, 경기도 130명, 경남 64명 순이다.
몇 년 전만해도 교육부의 ‘EPIK(English program in Korea)’ 프로그램을 통해 배출하는 원어민 교사로 전국의 모든 수요를 충당했다.
그러나 지자체별로 경쟁적으로 영어마을 조성사업과 원어민 영어보조교사 배치사업이 진행되면서 EPIK 만으로는 수요를 감당할 수 없게 됐다. 교육부가 교원대 종합교육연수원에 위탁해 진행하는 EPIK에서 배출하는 원어민 교사는 1년에 최대 200명 정도다. 교육부에 따르면 2005년 말까지 시·도에 배치된 원어민 교사는 모두 1178명이며 이중 EPIK에서 배정한 인원은 268명에 불과하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은 워낙 수요가 많아 대부분을 시·도교육청이나 학교에서 자체 모집하거나 인력공급업체를 통해 공급받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 원어민 교사 자원이 워낙 부족하다 보니 인천시교육청은 원어민 교사를 구하러 캐나다를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경기도도 원어민 교사를 확보하기 위해 해외에 나갈 예산까지 확보해 놓은 상태다.
◆초·중·고 원어민 수업 차질 =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자체와 시·도교육청이 원어민 영어보조교사 초·중·고교 배치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인천시의 경우 올해 초등 58곳, 중등 33곳, 고등학교 20곳 등 모두 160개 학교에 원어민 교사를 배치할 계획이다. 영어특구인 서구는 자체적으로 34명을 관내 학교에 배치할 예정이다. 인천영어마을(25명)과 7월에 문을 여는 서구영어마을(12명)까지 합하면 231명의 원어민 교사가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확보된 교사는 173명(75%)에 불과하다.
인천교육청 관계자는 “영어교육 붐 등으로 원어민 교사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5월 안으로는 배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와 경기도도 원어민 교사를 3월 개교에 맞춰 배치하려던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 경기교육청 관계자는 “지난해 EPIK에 18명을 요구했으나 15명밖에 배정받지 못했다”며 “전국적으로 양질의 원어민 교사 구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원어민 영어교육도 양극화 = 수도권은 그나마 다행이다. 지방에서는 원어민 교사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충청·전남·경남도 등에 배치된 원어민 교사들이 아예 계약을 체결하지 않거나 중간에 떠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원어민 영어교육에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일부 시·도는 보수를 10만원씩 더 주고 있지만 원어민 교사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충남도교육청은 농어촌 학교에 지역내 국제결혼 외국인들을 활용해 원어민 수업을 진행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원어민 교사들이 수도권에만 몰려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전남도는 EPIK을 통해 배치된 교사들이 중간에 그만두니까 아예 자체 모집을 통해 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도교육청 관계자들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차원의 원어민 교사 수급·관리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기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가 2010년까지 전 중학교에 원어민 교사를 배치하면 학원 등 전 사회적으로 원어민영어교육 붐이 확산될 것”이라며 “원어민 교사 수급 대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도 국제기능원을 확대 개편해 원어민 교사를 공급하는 방안 등 개선안을 마련하고 있다. 교육부 영어교육혁신팀 관계자도 “국가 차원에서 전체 원어민 교사를 관리하고 필요한 곳에 적기에 배치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모집 관리체계 개선방안을 연구중”이라고 말했다.
/곽태영 기자·전국종합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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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선호, 지방은 기피 … ‘양극화 현상’도
지자체와 시·도교육청이 일선 학교에 배치할 원어민 교사가 부족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원인은 원어민 수업과 영어마을 조성 붐 등으로 원어민 교사의 국내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선 교육현장에서는 정부차원의 대책을 시급히 마련하지 않으면 수년 내에 원어민 교사 수급대란이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올 정도다.
◆올해 전국에 713명 배치 예정 = 교육인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시·도별로 교육청을 통해 일선 학교에 새로 배치(예정)할 원어민 교사 수요는 713명에 달한다.<표 참조=""> 서울시가 209명으로 가장 많고 인천시 138명, 경기도 130명, 경남 64명 순이다.
몇 년 전만해도 교육부의 ‘EPIK(English program in Korea)’ 프로그램을 통해 배출하는 원어민 교사로 전국의 모든 수요를 충당했다.
그러나 지자체별로 경쟁적으로 영어마을 조성사업과 원어민 영어보조교사 배치사업이 진행되면서 EPIK 만으로는 수요를 감당할 수 없게 됐다. 교육부가 교원대 종합교육연수원에 위탁해 진행하는 EPIK에서 배출하는 원어민 교사는 1년에 최대 200명 정도다. 교육부에 따르면 2005년 말까지 시·도에 배치된 원어민 교사는 모두 1178명이며 이중 EPIK에서 배정한 인원은 268명에 불과하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은 워낙 수요가 많아 대부분을 시·도교육청이나 학교에서 자체 모집하거나 인력공급업체를 통해 공급받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 원어민 교사 자원이 워낙 부족하다 보니 인천시교육청은 원어민 교사를 구하러 캐나다를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경기도도 원어민 교사를 확보하기 위해 해외에 나갈 예산까지 확보해 놓은 상태다.
◆초·중·고 원어민 수업 차질 =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자체와 시·도교육청이 원어민 영어보조교사 초·중·고교 배치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인천시의 경우 올해 초등 58곳, 중등 33곳, 고등학교 20곳 등 모두 160개 학교에 원어민 교사를 배치할 계획이다. 영어특구인 서구는 자체적으로 34명을 관내 학교에 배치할 예정이다. 인천영어마을(25명)과 7월에 문을 여는 서구영어마을(12명)까지 합하면 231명의 원어민 교사가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확보된 교사는 173명(75%)에 불과하다.
인천교육청 관계자는 “영어교육 붐 등으로 원어민 교사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5월 안으로는 배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와 경기도도 원어민 교사를 3월 개교에 맞춰 배치하려던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 경기교육청 관계자는 “지난해 EPIK에 18명을 요구했으나 15명밖에 배정받지 못했다”며 “전국적으로 양질의 원어민 교사 구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원어민 영어교육도 양극화 = 수도권은 그나마 다행이다. 지방에서는 원어민 교사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충청·전남·경남도 등에 배치된 원어민 교사들이 아예 계약을 체결하지 않거나 중간에 떠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원어민 영어교육에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일부 시·도는 보수를 10만원씩 더 주고 있지만 원어민 교사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충남도교육청은 농어촌 학교에 지역내 국제결혼 외국인들을 활용해 원어민 수업을 진행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원어민 교사들이 수도권에만 몰려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전남도는 EPIK을 통해 배치된 교사들이 중간에 그만두니까 아예 자체 모집을 통해 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도교육청 관계자들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차원의 원어민 교사 수급·관리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기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가 2010년까지 전 중학교에 원어민 교사를 배치하면 학원 등 전 사회적으로 원어민영어교육 붐이 확산될 것”이라며 “원어민 교사 수급 대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도 국제기능원을 확대 개편해 원어민 교사를 공급하는 방안 등 개선안을 마련하고 있다. 교육부 영어교육혁신팀 관계자도 “국가 차원에서 전체 원어민 교사를 관리하고 필요한 곳에 적기에 배치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모집 관리체계 개선방안을 연구중”이라고 말했다.
/곽태영 기자·전국종합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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