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황제 “형제가 필요해”

지역내일 2006-04-12
중국 소황제 “형제가 필요해”
부 : 결혼적령기 ‘소황제’들, 단절된 인간관계 형성

70년대 말 이후 탄생한 중국의 독생자녀들이 인간관계에서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런민르바오(인민일보)> 해외판은 8일 “최근 실시된 ‘80년대 생 독생자녀들의 고독과 가족간의 감정’이라는 조사결과, 61.3%의 독생자녀들이 상당한 고독감을 느끼며 다른 사람들과 행복과 슬픔을 나누는 데 서투르다고 답했다”며 “66.9%는 가족 중에 형제자매가 있길 원한다고 응답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인구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70년대 말부터 ‘1가정 1자녀’의 ‘계획생육(가족계획)’정책을 폈으며 이후 탄생한 독생자녀들은 1억명에 달한다. 이들 중 첫 세대인 70년대 말~80년대 초 세대들은 어느새 결혼적령기 나이에 도달했다.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부모가 해준다는 의미로 ‘소황제’로 불리는 이들 독생자녀들은 부모와 관계는 매우 밀접하지만 형제자매가 없기 때문에 친구들과 우정에 매달린다.
이 신문이 취재한 톈진 난카이대 현대광학연구소 박사과정의 진룽(23)이나 베이징 14중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은 “친구간의 우정은 매우 중요하며 우정이 없다면 삶의 의미가 없다”고까지 답했다.
<런민르바오>는 “중국인은 전통적으로 가족의 울타리에서 삶의 좌절에 대한 위안을 찾았지만 ‘소황제’에게는 우정이 가족보다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소황제’ 간의 인간관계가 가족을 대체할 만큼 끈끈한 것은 아니다.
인터넷으로 친구를 사귀고 인간관계를 맺는 ‘소황제’에게는 공동체적 인간관계보다는 네트워크식 인간관계가 더 익숙하다. 자기 자신이라는 신성불가침의 영역은 굳건히 지킨 채 관계를 맺어나가는 방식이다. 결혼도 마찬가지다.
난카이대에 근무하는 장궈(24)는 “우리는 부부 쌍방이 독립되길 원하고 서로의 생활방식에 간섭하지 않기를 원한다”며 “물질적으로도 일방이 일방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중국 지도부는 이 같은 급격한 가치관의 변화를 마냥 두고 보고 있지는 않겠다는 방침이다. 후진타오 주석은 최근 ‘사회주의 영욕관’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사회주의 영욕관’이란 급격히 확산되고 있는 서구식 개인주의에 맞서 ‘사회주의적 가치관’을 강조하는 것이다.
중국 공산주의청년단 제1서기 저우치앙은 “청소년 시기는 성장의 관건적인 시기로 정확한 가치관을 수립해야 하는 시기”라며 “‘사회주의영욕관’에 따라 시비·미추·선악 등을 구분하는 것은 그들의 성장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제호 리포터 news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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