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례도 산업 … 후불제도 가능

사례비 10만~20만원 … 웃지 못할 백태도 많아

지역내일 2006-04-07
명망가를 결혼주례로 ‘모시려는’는 문화는 여전하지만, 젊은 예비부부의 인간관계는 좁아지면서 주례도 산업화되고 있다.
보이는 부분은 제대로 갖추면서도, 간편하고 편리한 것을 선호하는 젊은 세대 성향이 그대로 반영된 셈이다.
최근 예비부부 사이에 소문난 ㄱ주례업체는 “신랑 신부 만족도 따라 후불제로 주례비를 결정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홈페이지에는 주례전문가(?) 10여명의 사진과 약력까지 공개돼있다. 예비 신혼부부들의 선택권을 넓히기 위해서라고 한다.
ㄴ주례업체는 ‘초고속 섭외’를 자랑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결혼 당일날 아침 전화 신청을 받고 부부가 제시한 조건에 꼭 맞는 나이대와 직업의 주례를 섭외해 준적도 있다”고 말했다. 일부 결혼식 이벤트 업체는 패키지 상품의 ‘옵션’으로 주뢰섭외를 끼워넣기도 한다. 몇백만원대 이상 상품을 구입한 손님에게만 주례를 알선해주고, 사례비 15만원은 부부가 별도로 지불해야 한다.
그러나 주례가 산업화되는 과정의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기자가 주례 섭외업체에 소비자 입장에서 직접 상담을 해봤다. 상담자는 “마음에 따라 정성껏 적은 돈이라도 주례선생님께 드리면 된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실상을 들어보니 관례적으로 10만~20만원으로 사례비를 지불해야 한다. 또 이중30~50%는 중간 업체의 수수료로 넘어간다.
업체말만 믿고 편하게 주례를 섭외했다가 뜻하지 않은 부작용이 일어나기도 한다. 최근 한 부부는 전문업체에 60대 주례선생님 섭외를 부탁했으나, 정작 결혼식장에는 80대의 백발 노인이 온 경우도 있다.
한국노인복지학회 한 관계자는 “주례 부탁이 어렵고 번거롭다는 이유로 축복받아야 할 결혼식마저 상업화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전예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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