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으로 입춘이 두 번 들어가 있는 ‘쌍춘년’ 봄. 결혼하려는 예비부부는 부쩍 늘었지만 결혼시장의 양극화는 가속화되고 있다.
일부 고소득층에서는 ‘억대 결혼식’이 유행인 반면 일부 예비부부들은 결혼비용을 마련하느라 한숨을 내쉬고 있다.
◆“결혼식 비용에만 6000만원” = 최근 결혼한 지방대학 교수 김 모(여·37)씨는 결혼식 비용만 약 6000만원을 지출했다. 역시 지방대학 교수인 남편 집안에서 “양쪽 모두 교수이며 만혼을 하는 만큼 결혼식이라도 화려하게 하자”며 욕심을 냈다.
지난해 유명 연예인 신부들이 입었던 ‘ㅂ웨딩드레스’ 비용은 1500만원. 각종 선택사항이 붙는 지방의 최고급 웨딩홀을 빌리자 1인당 하객 비용이 20만원에 달했다.
결혼식 전날 서울 등 다른 지역에서 미리 방문한 하객을 위해 지방 최고급 호텔 숙박비까지 신랑 신부가 감당했다.
반면 직장인 최 모(여·32)씨는 결혼식 비용으로 500만원밖에 들이지 않았다.
집안이 넉넉지 않아 월급 대부분을 생활비로 보조했던 최씨는 결혼식비를 최소화했다. 최씨 부부는 하객 1인당 식사비가 1만6000원인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예식장을 이용했다. 꽃 등 장식도 모두 최소화했다. 비디오 및 사진 촬영은 주변 친구들이 담당했다.
◆결혼비용 1억2944만원, 거품 1위는 예단 = 김씨 부부에 비해서는 낮은 비용이지만, 지난해 우리나라 신혼부부들이 지출한 결혼비용(집 값 포함)은 1억2944만원에 달했다. 이는 보건복지부가 지난달 발표한 조사 결과다. (표 참조)
이중 응답자 절반 이상(55.9%)이 결혼 비용으로 5000만~1억5000만원을 사용했고 3억원 이상을 쓴 부부도 4.3%나 됐다.
특히 결혼비용 중 주택마련비(8571만원)를 제외한 나머지 비용은 대부분 ‘결혼식’과 관련된 부분이었다. 예식장비 1025만원(8.9%), 예단 840만원(6.5%), 예물 718만원(5.5%), 가전제품 596만원(4.6%) 등의 순이다.
응답자들은 ‘결혼비용 중 거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냐’ 는 질문에 ‘예단’(31.8%)을 가장 많이 꼽았으면서도, 실제로는 10명중 9명 이상이 예단(92.1%)과 예물(92.2%)을 했다.
결혼 준비 기간은 평균 7.6개월이었다.
◆비용 부담으로 결혼 미루기도 = 현실적으로 결혼 비용이 억대에 이르다보니, 혼수가 결혼의 부속품이 아닌 결혼여부를 결정짓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지난 2월 보건복지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발표한 ‘저출산 실태 조사 및 종합대책 연구’ 결과 미혼 남성이 결혼을 미루는 이유로 ‘주택·혼수 등 결혼비용 부담’(21.3%)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미혼 여성의 경우 일·가정 양립의 어려움(17.8%)을 가장 많이 꼽았지만, 결혼비용 부담(13.2%)이 뒤를 이었다.
또 한 결혼정보업체가 기혼여성 315명을 대상으로 ‘결혼준비와 결혼생활’에 대해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82%가 ‘결혼을 준비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답했다.
이 중 66.5%는 이로 인해 ‘예비 배우자와 다투거나 결혼을 망설인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예비부부 인터넷 카페에도 혼수 갈등에 대한 상담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이 카페 한 회원은 “결혼비용을 2300만원 선으로 계획했으나, 예비 시어머니가 1억3000만원을 요구하고 있다”며 “결혼비용이 적다는 이유로 결혼까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가정문제연구소 관계자도 “본격적인 결혼철이 다가오면서 예비신부들은 혼수로 인한 시댁과의 갈등, 예비 신랑은 집마련 비용으로 인한 신부와의 갈등에 대해 상담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양쪽이 서로 체면을 따지기 전에 상대방의 어려움을 이해하는 문화가 조성돼야 한다”며 “무리하게 혼수나 집을 마련하면 이는 결혼생활에까지 악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전예현 기자 newslove@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일부 고소득층에서는 ‘억대 결혼식’이 유행인 반면 일부 예비부부들은 결혼비용을 마련하느라 한숨을 내쉬고 있다.
◆“결혼식 비용에만 6000만원” = 최근 결혼한 지방대학 교수 김 모(여·37)씨는 결혼식 비용만 약 6000만원을 지출했다. 역시 지방대학 교수인 남편 집안에서 “양쪽 모두 교수이며 만혼을 하는 만큼 결혼식이라도 화려하게 하자”며 욕심을 냈다.
지난해 유명 연예인 신부들이 입었던 ‘ㅂ웨딩드레스’ 비용은 1500만원. 각종 선택사항이 붙는 지방의 최고급 웨딩홀을 빌리자 1인당 하객 비용이 20만원에 달했다.
결혼식 전날 서울 등 다른 지역에서 미리 방문한 하객을 위해 지방 최고급 호텔 숙박비까지 신랑 신부가 감당했다.
반면 직장인 최 모(여·32)씨는 결혼식 비용으로 500만원밖에 들이지 않았다.
집안이 넉넉지 않아 월급 대부분을 생활비로 보조했던 최씨는 결혼식비를 최소화했다. 최씨 부부는 하객 1인당 식사비가 1만6000원인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예식장을 이용했다. 꽃 등 장식도 모두 최소화했다. 비디오 및 사진 촬영은 주변 친구들이 담당했다.
◆결혼비용 1억2944만원, 거품 1위는 예단 = 김씨 부부에 비해서는 낮은 비용이지만, 지난해 우리나라 신혼부부들이 지출한 결혼비용(집 값 포함)은 1억2944만원에 달했다. 이는 보건복지부가 지난달 발표한 조사 결과다. (표 참조)
이중 응답자 절반 이상(55.9%)이 결혼 비용으로 5000만~1억5000만원을 사용했고 3억원 이상을 쓴 부부도 4.3%나 됐다.
특히 결혼비용 중 주택마련비(8571만원)를 제외한 나머지 비용은 대부분 ‘결혼식’과 관련된 부분이었다. 예식장비 1025만원(8.9%), 예단 840만원(6.5%), 예물 718만원(5.5%), 가전제품 596만원(4.6%) 등의 순이다.
응답자들은 ‘결혼비용 중 거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냐’ 는 질문에 ‘예단’(31.8%)을 가장 많이 꼽았으면서도, 실제로는 10명중 9명 이상이 예단(92.1%)과 예물(92.2%)을 했다.
결혼 준비 기간은 평균 7.6개월이었다.
◆비용 부담으로 결혼 미루기도 = 현실적으로 결혼 비용이 억대에 이르다보니, 혼수가 결혼의 부속품이 아닌 결혼여부를 결정짓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지난 2월 보건복지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발표한 ‘저출산 실태 조사 및 종합대책 연구’ 결과 미혼 남성이 결혼을 미루는 이유로 ‘주택·혼수 등 결혼비용 부담’(21.3%)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미혼 여성의 경우 일·가정 양립의 어려움(17.8%)을 가장 많이 꼽았지만, 결혼비용 부담(13.2%)이 뒤를 이었다.
또 한 결혼정보업체가 기혼여성 315명을 대상으로 ‘결혼준비와 결혼생활’에 대해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82%가 ‘결혼을 준비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답했다.
이 중 66.5%는 이로 인해 ‘예비 배우자와 다투거나 결혼을 망설인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예비부부 인터넷 카페에도 혼수 갈등에 대한 상담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이 카페 한 회원은 “결혼비용을 2300만원 선으로 계획했으나, 예비 시어머니가 1억3000만원을 요구하고 있다”며 “결혼비용이 적다는 이유로 결혼까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가정문제연구소 관계자도 “본격적인 결혼철이 다가오면서 예비신부들은 혼수로 인한 시댁과의 갈등, 예비 신랑은 집마련 비용으로 인한 신부와의 갈등에 대해 상담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양쪽이 서로 체면을 따지기 전에 상대방의 어려움을 이해하는 문화가 조성돼야 한다”며 “무리하게 혼수나 집을 마련하면 이는 결혼생활에까지 악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전예현 기자 newslove@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