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현장에서 만난 사람 - 안양시 평촌 영재사관학원 김형진 원장

지역내일 2006-03-21 (수정 2006-03-21 오전 8:57:00)
"좋은 학원은 어렵게 가르치지 않는다"
지식보다는 인생 가르치는 선생님 필요 `` 학원 최초 직장 탁아소 설치도
영재사관학원은 1996년 문을 연 이후 꾸준히 성장해왔다. 특히 ‘특목고 전문’이라는 한 길을 걸어온 덕분에 지금은 전국에 25개의 학원을 가진 특목고전문학원으로 굳건히 자리 잡았다.
성공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김형진 원장은 ‘사람’이라는 한 마디로 답했다.
김 대표는 “우리는 특목고에 관한 가장 뛰어난 프로그램과 시스템을 갖췄다고 자부하고 있다”며 “이런 경쟁은 무한한 열정과 특별한 사랑을 가지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 즉 사람이 하는 일이다”고 말했다. 또 그는 “3월 1일이 개원 10주년 기념일 이었다”며 “영재사관 10년이 대한민국을 바꾸었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이 ‘사람’을 강조하는 것은 무늬만 전문학원이 아니라 결과로 보여줄 수 있는 전문성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전문성을 갖춘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김 원장 생각이다.
그러나 김 원장이 말하는 전문가는 수업만 잘하는 이른바 ‘대(大)강사’가 아니다. 김 원장이 생각하는 전문가는 열정과 사랑으로 학생들을 대할 수 있는 선생님이다.
김 대표는 “지식을 가르치는 강사라 아니라 인생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라”고 항상 얘기한다.
김 대표의 인재관은 강사 선발과정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기존 유명학원들 대부분은 3~4년 강의한 경험이 있는 경력자를 뽑는 경우가 많다. 최고 품질의 강의를 제공하기 위해 시행착오를 겪지 않기 위해서다. 그러나 영재사관학원의 인력 선발과정에서는 경험이 없는 초보도 전혀 차별을 받지 않는다. 잘못된 습관에 빠진 경력자가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 김 원장 생각이다.
김 대표는 “우리 기준은 명문대를 졸업했는가를 보는 학벌도, 어디서 얼마나 강의했냐는 경험도 아니다”며 “일에 대한 긍정적인 마인드, 특히 열정과 학생들에 대한 사랑이 있냐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의 구성원 사랑은 유별나다. 인재가 곧 경쟁력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그동안 많은 원장들과 강사들이 서로에 대해 ‘잠시 만나는 사람’으로 여겨온 것에 비하면 굉장히 특별한 경우다.
영재사관학원은 직장보육시설을 설치하기 위해 아파트를 한 채 구했다. 영재사관학원의 보육시설이 개원하면 국내 학원업계 최초의 일이 된다.
김 원장은 이에 대해 “열정을 가진 선생님들이 30대가 되면 수준 높은 강의를 한다”며 “그러나 출산 후 많은 여선생님들이 육아문제 때문에 학원을 떠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정규모 이상 학원들도 직장보육시설 마련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평생직장이라는 생각을 가진 구성원이 늘어날수록 학원의 경쟁력은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영재사관학원에는 직장 야구단이 운영되고 있다. 물론 야구단은 학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이는 수업이 늦게 끝나는 학원 강사들이 운동하는 시간을 만들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건강은 사람이 행복을 느끼는 중요한 요소”라며 “직원들의 행복감은 조직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건강을 위해 시작한 영재사관학원 야구팀은 학원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에 아마추어 수준 이상이다. 지난해 국내 아마추어 전국대회 4개 중 영재사관학원은 3번 우승, 1번 준우승을 거두었다. 야구팀의 전문적인 훈련의 필요성을 느낀 김 원장은 야구선수 출신을 행정실에 채용해 코치로 활용하고 있다.
김 원장은 교사출신이다. 1982년 교단에 첫발을 디뎠던 그는 1996년 학교를 떠났다.
영재교육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학교 안에서 한계를 느꼈고 학교를 떠났다. 그리고 김 원장은 무모하다는 주변의 반대에도 과학고, 외고, 민사고 중심학원을 개원했다.
김 원장은 “유대인을 비롯해 전 세계가 소수의 영재 육성에 국가의 운명을 걸고 있다”며 “진정한 전문가는 만들지 않고 모두가 평범해지는 교육을 시키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스스로를 ‘특목고 예찬론자’라고 소개한다. 그는 “특목고야 말로 중학 시절 아이가 시도할 수 있는 최고의 목표”라며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시도 자체가 평생의 재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또 “학생들은 적당한 경쟁을 통해 사회를 배울 것”이라며 “특목고를 준비하는 중3때 학생들은 영어, 수학 등을 사실상 완성한다”고 말했다.
영재사관학원의 최고 마케팅 전략은 ‘최고의 교육서비스’다. 소비자인 학생과 학부모가 만족할 수 있는 눈높이에 맞는 교육·관리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사교육의 상징처럼 여겨지고 있는 선행학습에 대해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좋은 학원은 어렵게 가르치지 않는다’는 것이 김 원장의 생각이다.
김 원장은 “공부는 어떤 과목이든 쉬운 것에서 어려운 것으로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야 한다”며 “공부가 계단 밟기 구조를 띠어야 기초가 튼튼하고 단계마다 충실하게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 원장은 IMO(국제수학올림피아드) 입상자인 김현기군에게 중학시절 고교용 참고서를 보지 못하게 했다. 고교과정을 공부한다고 해서 중학교 문제를 잘 풀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 보다는 중학교 과정을 심화학습 하는 것이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김 원장과 영재사관학원이 자랑하는 최고의 교육서비스도 학생·학부모가 기대하는 ‘실력향상’에 대한 기대치가 달성됐을 때 제대로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김 원장의 노력은 특목고 입시에서 ‘단일 학원 전국 최다합격’이라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영재사관학원 출신들은 민사고 132명을 비롯해 특목고에 1135명이 진학했다.
지난해 김 원장은 ‘누가 뭐래도 우리는 민사고 특목고 간다’라는 책을 발간했다. 이 책은 김 원장은 1996년 3월 1일 평촌 학원가에서 교실 6개로 출발한 이후 10년간 쌓아온 노하우를 모두 공개했다.
학부모 사이의 입소문으로 이 책은 학습·진학 부문 베스트셀러가 됐다. 덕분에 김 원장은 전국 각지의 학부모들에게 인기스타가 됐다.
요즘 김 원장은 곳곳으로 강연을 다닌다. 가맹학원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강연도 있지만 책을 본 학부모들의 초청이 더 많다.
김 원장은 “출판 후 가장 큰 기쁨은 정보가 부족한 지방에서 책을 읽고 아이들의 막연한 미래에 대한 생각을 바꿨다는 학부모들이 있다는 점”이라며 “단 한 사람이 바뀌더라도 소중한 일인데 많은 학부모들의 상담과 격려를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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