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고교평준화 현행대로 유지해야”
부제 : 교육의 기회균등에 기여 … 특성화교육 강화로 우수인재 양상
부제 : 학력신장 최우선 과제로 추진 … 영어·특수교육 강화 정책 추진
충북도교육청 이기용 교육감은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고교평준화에 대해 ‘현행 유지’라는 확고한 신념을 보이고 있다. 학력신장을 누구보다 강조하는 이 교육감이지만, 교육의 기회균등 역시 양보할 수 없는 가치라는 것이다.
본지는 지난해 8월 보궐선거를 통해 충북 교육의 수장이 된 이 교육감을 만나 충북지역의 교육현안과 학력증진을 위한 다양한 정책에 대해 들어보았다.
- 각 시·도교육청들이 최근 특수목적고 신설 계획을 발표하는 등 수월성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평준화 정책과 연계돼 찬반 의견이 많은데 이와 관련해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나.지난 79년부터 실시된 고교평준화 제도가 중학교 교육과정 운영의 정상화와 입시경쟁 완화, 전인교육의 여건 성숙 등 공교육 정상화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있고, 또 이 제도가 현재는 상당히 안착되었다고 생각한다. 입시제도의 변화는 일선 학교 교육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신중하게 추진되어야 하며, 일관성 또한 유지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교평준화를 폐지할 경우 소위 명문고를 중심으로 한 소수의 우수한 인재육성에 도움이 될지는 몰라도 교육의 기회균등이라는 측면에서는 부정적이다. 또한 과도한 입시경쟁으로 인한 중학교 교육과정 파행 우려, 우등생 일부학교 집중화와 농촌지역 우등생 공동화 우려, 학교선택권 제한 등 부작용이 커 다양한 교육활동 위축과 학력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고 본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는 평준화 제도 폐지보다는 학교 간 교육여건을 개선하고 교원들의 전문성 신장을 통한 교사의 질을 평준화하는 가운데 특성화고교를 육성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 학부모들의 가장 큰 고민은 역시 학력신장이라고 생각한다. 올해 학생들의 학력 제고를 위해 어떤 사업을 펼칠 계획인가. 특히 학력제고 방안의 일환으로 올해부터 개방형 방과 후 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운영되는지 말해 달라.
학생들에게 있어 학력 제고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를 위해 우리 교육청은 올해 개방형 방과 후 학교를 운영하고, 개인차에 따른 학력의 개별화 관리도 진행하려 한다. 또 단위학교 중심의 확고한 학력관리책임제를 강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e-Learning 기반을 활용한 수업방법의 선진화, 선택교과 폭의 확대, 수준별 교육과정 선도학교 운영과 대학생 보조교사제 운영 등을 모색하고 있다. 수업스타 지원단을 통한 좋은 수업 확산 등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개방형 방과 후 학교 운영에 있어서는 학교 시설 개방을 통한 자기주도적 학습장화를 꾀하고, 학교를 평생학습장화 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우선 학생 맞춤식 지도활동을 전개할 것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특기적성교육활동을 지원하고, 입원 및 요양 학생들을 위한 방문 특별수업을 진행하는 등 찾아가는 교육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방과 후 보육기능도 강화해 지자체의 협조를 얻어 57개 학교에 방과 후 보육교사를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인접 학교간 방과 후 개방으로 교사의 학교간 이동수업과 학생의 선택수업이 가능하도록 운영할 생각이다. 방과 후 시범학교도 기존 3개 학교에서 22개 학교(교육부 시범학교 6개교 포함)로 확대한다. 국제결혼자녀(코시안)와 실버스타와의 결연을 통해 한글과 우리나라 문화 등을 지도할 생각이다.
- 전국 최고 수준의 과학 인프라를 활용한 ‘행복한 과학세상 운동’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하셨는데, 이에 대한 구체적인 추진 방안을 말해 달라.
우선 과학실험실 현대화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지역특성과 연계해 12개의 과학테마교육장과 11개의 발명교실도 운영한다. 683곳의 과학체험 학습장도 마련된다. 과학·수학 영재교육원 11곳을 운영하고 창의력 산출물 대회도 개최하는 등 과학영재교육을 강화할 생각이다.
생활과학교실, 이동과학교실, 청소년과학탐구반, 과학축제 등 지자체와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일에도 중점을 둘 계획이다.
- 일반적인 교육문제도 중요하지만 급식, 유아교육, 특수교육 등도 교육감이 챙겨야 할 교육가족들의 큰 관심사다. 이들 분야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나.
물론 중요한 문제들이며, 소홀함 없이 챙겨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우선 학교급식과 관련해서는 면단위 이하 지역 초등학교 3학년까지 무상급식을 확대하는 한편, 친환경 농산물 사용 시범학교를 운영하고 소고기 DNA검사도 확대하는 등 급식의 안정성 확보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구성원들의 자율권을 보장하겠지만, 위탁급식학교의 직영 전환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또 유아교육과 관련해서는 보조원 배치, 종일제 운영 프로그램 개발·보급 등을 통해 유치원 종일반 운영을 지원하고 사립유치원에 대한 교재·교구 구입비도 지원하는 등 늘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가 특수교육이다. 우선 교원들의 전문성 강화하고, 특수교육 진흥을 위해 18억128만 원의 예산을 확보해 두고 있다. 이는 지난해 예산 2억750만원에 비해 9배가량 증가한 규모다. 지역교육청별로 특수교육지원센터도 운영할 계획이며, 공익근무요원과 보조교사 등 특수교육보조원도 증원 배치했다.
재택·순회교육 등을 통해 장애우들의 교육기회를 늘릴 계획이며, 비장애우들과의 통합교육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 올해 주요 사업으로 수련·체험형 중심의 외국어교육을 강화하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지난해 말 충북외국어교육원도 개원했는데 앞으로 어떻게 운영해 나갈 계획인가.
외국어 교육은 무엇보다 체험이 중요하다. 다른 시·도와는 달리 우리 외국어교육원은 수련원 시설이 함께 있어 이를 활용한 수련·체험을 겸한 교육활동이 특색 있게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쇼핑센터·은행·우체국·여행사·병원·약국 등이 가상 설치된 시티센터를 마련, 자연스럽게 회화 연습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휴게실과 도서관, 기숙사 등 실제 생활공간 또한 체험학습장으로 활용해 영어교육의 효율을 높이고 있다.
이와 함께 여름방학 기간 최장 3주간의 심화과정도 신설할 계획이다. 또 주5일 수업제 확대에 따른 주말캠프도 마련해 운영키로 했다.
이와 함께 충북교육청은 해외교포 귀국 자녀와 주한 외국인 대상 한국어 프로그램 실시, 중학교 3학년 졸업반과 일반계 고교 수시합격자를 위한 생활영어 프로그램 운영 등 장기 계획도 수립했다. 외국어교육원이 공교육 활성화와 사교육비 경감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 근래 들어 사학법 개정과 교원평가제 실시, 부적격교원 퇴출 시행 방침 등이 교육계의 최대 이슈로 거론된 바 있다. 이에 대한 견해를 듣고 싶다.
사학법 개정과 관련해서는 사립학교 등 이해 당사자들의 반발이 있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학생들의 학습권은 보호되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별다른 문제없이 신학기를 맞이했다. 앞으로 교육과 관련한 어떠한 문제가 야기되면 대화와 타협을 통해 원만히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교원평가제와 부적격교원 퇴출 문제도 변화와 혁신의 시대적 흐름에 비춰 볼 때 거스를 수 없는 문제라고 본다.
- 마지막으로 교육가족을 비롯한 독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거대한 변혁의 물결은 올 해도 그 파고를 높일 것이다. 이러한 파고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26만여 학생들의 꿈과 희망을 키워가는 ‘신나는 교실,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 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교육가족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이 다시 한 번 뜨거운 교육애를 다시 한 번 발휘해 주시길 바란다.
이기용 교육감은
- 63년 청주고졸, 67년 중앙대졸, 79년 경희대 교육대학원졸
- 72년 초등학교 교사, 99년 진천 이월중 교장, 2000년 괴산고 교장, 2002년 청주중 교장, 2003년 괴산교육청 교육장
- 2005년 충북도교육감(현)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김정옥 리포터 jungga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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