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은 국내 노동자와 보완관계 … 사회적 차별에 집단적 의사표출 우려
80년대 후반부터 한국사회에 자리를 잡기 시작한 중국동포는 이제 경제, 사회, 문화적으로 한국사회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16만명으로 추산되는 국내 체류 중국동포사회 규모는 ‘방문취업비자제도’의 도입으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대 50만명의 동포사회 형성도 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국사회의 새로운 집단이 될 중국동포사회의 현주소와 미래를 짚어본다.
자진출국프로그램 시행 이후 최근 중국동포 재입국이 본격화 되고 있다. 연말까지 10만명 가량 입국할 전망이며 최대 50만명 이상의 중국동포사회가 형성될 경우 다양한 현안들이 제기될 전망이다. 위장결혼과 불법체류 등은 사라지겠지만 중국동포들 요구가 집단화될 경우 사회갈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으며 건설현장 등 비숙련 노동시장에서 국내 노동자와 중국동포 사이의 갈등도 부각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비숙련 노동현장 변화 시작 = 중국동포의 대규모 유입으로 건설현장 등 비숙련 노동시장의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일용직 건설노동자의 많은 수가 중국동포들로 채워지고 있다. 국내 건설노동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가리봉 인력시장에서 만난 김성도(54)씨는 “경기도 파주 LCD산업단지 공사현장에서 일하는 일용노동자 대다수는 중국동포”라며 “일하는 것은 괜찮지만 이들의 숫자가 많아지면서 일당이 내려가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노동부 관계자도 “중국동포 귀국 확대가 국내 노동시장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는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내국인 고용기회를 침해할 수 있기 때문에 중국동포의 대규모 입국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1월부터 중국동포들의 취업이 제한돼 왔던 제조업, 농축산업, 연근해어업 등에 대해 취업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바꿨지만 건설노동현장으로 노동력 유입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성균관대학교 경제학부 이해춘 교수는 “건설 서비스업에서는 중국동포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금보다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제조업의 경우 내국인 노동자를 대체할 가능성도 있긴 하지만 보완적인 관계도 많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차별하는 사회풍토 개선해야 = 중국동포를 하층집단으로 생각하는 시선도 문제다. 중국동포 상당수가 한국사회에서 여전히 차별을 받고 있다고 생각해 사회갈등을 일으킬 수 있는 소지가 있다.
도문에서 들어와 5년째 식당에서 일하고 있는 김선자(47)씨는 “전에 비해 많이 좋아지기는 했지만 아직도 우리를 불쌍한 사람쯤으로 보는 손님들이 있다”며 “새로 입국하는 사람들은 이런 시선에 때문에 상처를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불법체류 신분일 경우에는 차별을 받더라도 참는 경우가 많지만 합법적 신분일 경우에는 항의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이런 불만이 집단화되면서 독자적인 세력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명지대학교 박화서 교수는 “50만명 규모의 동포사회가 형성될 경우 집단적인 이해와 요구를 표출하는 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비합법적인 체류와 노동현장에서의 문제를 줄일 수 있다면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국내에 남아있는 불법체류자에 대한 조치도 필요하다. 중국노동자센터 오천근 소장은 “숫자가 많이 줄긴 했지만 위장결혼으로 입국했거나 정상적으로 결혼했지만 가정불화로 불법체류자 처지로 전락한 사람들도 아직 많다”며 “이들이 설자리를 잃을 경우 범죄의 유혹에 빠질 우려도 있다”고 주장했다.
◆한민족 네트워크 형성 ‘긍정적’ = 방국내 취업 동포들이 경제적인 토대를 만들어 돌아갈 경우 현재보다 더 끈끈한 동포사회를 형성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명지대학교 박화서 교수는 “민족적 소속의식을 기초로 각국에 거주하고 있는 재외동포들이 초국가적인 연결망을 형성해 한민족 네트워크를 만들어 가고 있다”며 “중국 정부로서는 껄끄러울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방문취업제를 준비하고 있는 법무부 관계자는 “비자는 입국하려는 외국인들을 차별적으로 거르기 위해 발급되는 것”이라며 “비자문제는 내정에 관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고성수 기자 ssg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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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후반부터 한국사회에 자리를 잡기 시작한 중국동포는 이제 경제, 사회, 문화적으로 한국사회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16만명으로 추산되는 국내 체류 중국동포사회 규모는 ‘방문취업비자제도’의 도입으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대 50만명의 동포사회 형성도 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국사회의 새로운 집단이 될 중국동포사회의 현주소와 미래를 짚어본다.
자진출국프로그램 시행 이후 최근 중국동포 재입국이 본격화 되고 있다. 연말까지 10만명 가량 입국할 전망이며 최대 50만명 이상의 중국동포사회가 형성될 경우 다양한 현안들이 제기될 전망이다. 위장결혼과 불법체류 등은 사라지겠지만 중국동포들 요구가 집단화될 경우 사회갈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으며 건설현장 등 비숙련 노동시장에서 국내 노동자와 중국동포 사이의 갈등도 부각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비숙련 노동현장 변화 시작 = 중국동포의 대규모 유입으로 건설현장 등 비숙련 노동시장의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일용직 건설노동자의 많은 수가 중국동포들로 채워지고 있다. 국내 건설노동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가리봉 인력시장에서 만난 김성도(54)씨는 “경기도 파주 LCD산업단지 공사현장에서 일하는 일용노동자 대다수는 중국동포”라며 “일하는 것은 괜찮지만 이들의 숫자가 많아지면서 일당이 내려가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노동부 관계자도 “중국동포 귀국 확대가 국내 노동시장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는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내국인 고용기회를 침해할 수 있기 때문에 중국동포의 대규모 입국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1월부터 중국동포들의 취업이 제한돼 왔던 제조업, 농축산업, 연근해어업 등에 대해 취업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바꿨지만 건설노동현장으로 노동력 유입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성균관대학교 경제학부 이해춘 교수는 “건설 서비스업에서는 중국동포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금보다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제조업의 경우 내국인 노동자를 대체할 가능성도 있긴 하지만 보완적인 관계도 많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차별하는 사회풍토 개선해야 = 중국동포를 하층집단으로 생각하는 시선도 문제다. 중국동포 상당수가 한국사회에서 여전히 차별을 받고 있다고 생각해 사회갈등을 일으킬 수 있는 소지가 있다.
도문에서 들어와 5년째 식당에서 일하고 있는 김선자(47)씨는 “전에 비해 많이 좋아지기는 했지만 아직도 우리를 불쌍한 사람쯤으로 보는 손님들이 있다”며 “새로 입국하는 사람들은 이런 시선에 때문에 상처를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불법체류 신분일 경우에는 차별을 받더라도 참는 경우가 많지만 합법적 신분일 경우에는 항의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이런 불만이 집단화되면서 독자적인 세력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명지대학교 박화서 교수는 “50만명 규모의 동포사회가 형성될 경우 집단적인 이해와 요구를 표출하는 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비합법적인 체류와 노동현장에서의 문제를 줄일 수 있다면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국내에 남아있는 불법체류자에 대한 조치도 필요하다. 중국노동자센터 오천근 소장은 “숫자가 많이 줄긴 했지만 위장결혼으로 입국했거나 정상적으로 결혼했지만 가정불화로 불법체류자 처지로 전락한 사람들도 아직 많다”며 “이들이 설자리를 잃을 경우 범죄의 유혹에 빠질 우려도 있다”고 주장했다.
◆한민족 네트워크 형성 ‘긍정적’ = 방국내 취업 동포들이 경제적인 토대를 만들어 돌아갈 경우 현재보다 더 끈끈한 동포사회를 형성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명지대학교 박화서 교수는 “민족적 소속의식을 기초로 각국에 거주하고 있는 재외동포들이 초국가적인 연결망을 형성해 한민족 네트워크를 만들어 가고 있다”며 “중국 정부로서는 껄끄러울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방문취업제를 준비하고 있는 법무부 관계자는 “비자는 입국하려는 외국인들을 차별적으로 거르기 위해 발급되는 것”이라며 “비자문제는 내정에 관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고성수 기자 ssg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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