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 맞벌이 부부도 육아 걱정마세요
부제 : 일본 국가 기업차원의 다양한 대책마련
“남편은 평생 해고 걱정 없는 직장에서 하루 종일 일하고 아내는 가사와 육아를 전담한다.” 연공서열이 무너지고 여성의 사회참여가 크게 확대된 일본에서 더 이상 이런 전제는 현실성을 잃고 있다.
일본 노무라종합연구소가 지난달 26일 발표한 ‘기업의 육아지원제도에 대한 의식조사’에 따르면 자녀를 둔 30대~40대 일본여성의 87%가 아이를 기르면서도 직장생활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일본은 지난해 4월부터 종업원 301명 이상 사업자에게 육아지원에 대한 행동계획을 제출하도록 의무화하는 ‘차세대육성지원대책추진법’을 시행하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하나로 = 이 법안은 현행 후생노동성 소관으로 0세~5세의 영유아를 하루 8시간동안 맡아주는 보육소(한국의 어린이집에 해당)와 문부과학성 소관으로 3세~5세의 유아를 하루 4시간동안 맡아서 교육하는 유치원을 일원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이 시행되면 유치원에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시간이 현재 4시간에서 8시간으로 늘어나고, 맞벌이부부 자녀로 한정된 입학대상도 확대돼 누구나 아이를 입학시킬 수 있게 된다.
일본정부는 이 신설기관을 ‘인정(認定) 어린이집’으로 명명하고 기존 유치원이나 보육소 혹은 민간의 무인가보육소를 인증하여 시설정비나 운영에 대한 재정지원을 실시할 방침이다.
육아와 직장을 병행할 수 있는 적극적인 지원책도 마련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해부터 실시되고 있는 ‘긴급서포트네트워크사업’이 그것.
이 사업은 잔업이나 출장으로 집을 비울 경우 부모가 귀가할 때까지 아이를 맡아주는 서비스로 이용료는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시간당 650엔~900엔(5500원~7600원)선이다.
사전에 이용자와 서포터를 회원제로 모집하고 서포터에 대해서는 연수를 실시한다.
근무시간의 탄력적 조정, 재택근무 활용도 = 아사히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닛산자동차는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까지 하루 근무시간을 3시간 줄일 수 있도록 했다. 올해 4월에 되면 이는 초등학교 3학년까지로 확대될 방침이다. 일본의 현행법은 자녀가 3세미만일 경우까지 단축시간근무제도를 의무화하도록 정하고 있지만 닛산측은 ‘저학년 아동을 노린 범죄가 늘어나고 있어 빨리 귀가하지 않으면 불안하다.’라는 사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자 이와같은 결단을 내렸다고 한다. 뿐만아니라 노동기준법에 출산 6주전부터로 정하고 있는 산전휴가를 임신초기부터 가능하도록 확대하는 한편 운동회와 같은 학교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1년에 열흘의 육아휴가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한다.
마츠시타전공에서는 육아휴업 기간중에도 하루에 2~3시간만 회사에 나와 일하면 남은 4시간정도는 재택근무를 허용하는 제도를 시행한다. 자녀의 연령에 관계없이 근무시간을 육아스케쥴에 맞추어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게 하는 단시간근무제도도 신설될 예정이다. 도시바에서는 배우자에 대한 부양수당을 원칙적으로 폐지하고 자녀에 대한 수당을 최대 6배까지 확대하기로 노사가 합의했다. 맞벌이 가정이 늘면서 자녀에 대한 수당증액을 희망하는 사원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해서든 육아와 일을 병행하고 싶어 - 이러한 제도마련의 배경으로는 일본내에서 임금격차를 감수하고서라도 다양한 근무형태를 요구하는 사원들의 목소리가 높아진 점이 지적되고 있다. 소자녀화의 영향으로 여성인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점도 기업의 이러한 움직임을 가속화하는 원인이다.
이러한 정부와 기업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앞서 인용했던 노무라종합연구소의 의식조사에 따르면 여전히 자신이 근무하는 기업의 육아지원에 대해 만족한다는 대답은 8.7%에 그치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차세대육성지원대책추진법’에 대해 ‘존재자체를 몰랐다’라고 대답한 비율도 77%에 이른다.
이는 아직 지원이 사회적으로 정착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이러한 지원책의 존재를 알고 있더라도 활용하기가 어려운 경우도 많다고 한다. 직장생활과 육아의 밸런스에 대한 질문에서 54.7%의 남성이 ‘육아와 승진 모두 노력하고 싶다’고 밝힌 것에 비해 여성의 46.4%는 ‘육아에도 힘써야 하기 때문에 승진같은 것은 생각하지 않는다. 일이라도 계속하고 싶다’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시대의 변화에 맞춰 달라진 남성들의 육아에 대한 의식과 여성의 직장생활유지에 대한 절실함이 묻어나는 결과이다.
송윤희 리포터 boogie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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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 일본 국가 기업차원의 다양한 대책마련
“남편은 평생 해고 걱정 없는 직장에서 하루 종일 일하고 아내는 가사와 육아를 전담한다.” 연공서열이 무너지고 여성의 사회참여가 크게 확대된 일본에서 더 이상 이런 전제는 현실성을 잃고 있다.
일본 노무라종합연구소가 지난달 26일 발표한 ‘기업의 육아지원제도에 대한 의식조사’에 따르면 자녀를 둔 30대~40대 일본여성의 87%가 아이를 기르면서도 직장생활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일본은 지난해 4월부터 종업원 301명 이상 사업자에게 육아지원에 대한 행동계획을 제출하도록 의무화하는 ‘차세대육성지원대책추진법’을 시행하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하나로 = 이 법안은 현행 후생노동성 소관으로 0세~5세의 영유아를 하루 8시간동안 맡아주는 보육소(한국의 어린이집에 해당)와 문부과학성 소관으로 3세~5세의 유아를 하루 4시간동안 맡아서 교육하는 유치원을 일원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이 시행되면 유치원에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시간이 현재 4시간에서 8시간으로 늘어나고, 맞벌이부부 자녀로 한정된 입학대상도 확대돼 누구나 아이를 입학시킬 수 있게 된다.
일본정부는 이 신설기관을 ‘인정(認定) 어린이집’으로 명명하고 기존 유치원이나 보육소 혹은 민간의 무인가보육소를 인증하여 시설정비나 운영에 대한 재정지원을 실시할 방침이다.
육아와 직장을 병행할 수 있는 적극적인 지원책도 마련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해부터 실시되고 있는 ‘긴급서포트네트워크사업’이 그것.
이 사업은 잔업이나 출장으로 집을 비울 경우 부모가 귀가할 때까지 아이를 맡아주는 서비스로 이용료는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시간당 650엔~900엔(5500원~7600원)선이다.
사전에 이용자와 서포터를 회원제로 모집하고 서포터에 대해서는 연수를 실시한다.
근무시간의 탄력적 조정, 재택근무 활용도 = 아사히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닛산자동차는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까지 하루 근무시간을 3시간 줄일 수 있도록 했다. 올해 4월에 되면 이는 초등학교 3학년까지로 확대될 방침이다. 일본의 현행법은 자녀가 3세미만일 경우까지 단축시간근무제도를 의무화하도록 정하고 있지만 닛산측은 ‘저학년 아동을 노린 범죄가 늘어나고 있어 빨리 귀가하지 않으면 불안하다.’라는 사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자 이와같은 결단을 내렸다고 한다. 뿐만아니라 노동기준법에 출산 6주전부터로 정하고 있는 산전휴가를 임신초기부터 가능하도록 확대하는 한편 운동회와 같은 학교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1년에 열흘의 육아휴가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한다.
마츠시타전공에서는 육아휴업 기간중에도 하루에 2~3시간만 회사에 나와 일하면 남은 4시간정도는 재택근무를 허용하는 제도를 시행한다. 자녀의 연령에 관계없이 근무시간을 육아스케쥴에 맞추어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게 하는 단시간근무제도도 신설될 예정이다. 도시바에서는 배우자에 대한 부양수당을 원칙적으로 폐지하고 자녀에 대한 수당을 최대 6배까지 확대하기로 노사가 합의했다. 맞벌이 가정이 늘면서 자녀에 대한 수당증액을 희망하는 사원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해서든 육아와 일을 병행하고 싶어 - 이러한 제도마련의 배경으로는 일본내에서 임금격차를 감수하고서라도 다양한 근무형태를 요구하는 사원들의 목소리가 높아진 점이 지적되고 있다. 소자녀화의 영향으로 여성인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점도 기업의 이러한 움직임을 가속화하는 원인이다.
이러한 정부와 기업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앞서 인용했던 노무라종합연구소의 의식조사에 따르면 여전히 자신이 근무하는 기업의 육아지원에 대해 만족한다는 대답은 8.7%에 그치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차세대육성지원대책추진법’에 대해 ‘존재자체를 몰랐다’라고 대답한 비율도 77%에 이른다.
이는 아직 지원이 사회적으로 정착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이러한 지원책의 존재를 알고 있더라도 활용하기가 어려운 경우도 많다고 한다. 직장생활과 육아의 밸런스에 대한 질문에서 54.7%의 남성이 ‘육아와 승진 모두 노력하고 싶다’고 밝힌 것에 비해 여성의 46.4%는 ‘육아에도 힘써야 하기 때문에 승진같은 것은 생각하지 않는다. 일이라도 계속하고 싶다’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시대의 변화에 맞춰 달라진 남성들의 육아에 대한 의식과 여성의 직장생활유지에 대한 절실함이 묻어나는 결과이다.
송윤희 리포터 boogie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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