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맞춤형 처방으로 ‘불임’ 잡는다

⑤ 정주화 율한의원 원장

지역내일 2006-02-03
늘어나는 불임환자 저출산의 또다른 원인 … 몸이 준비돼야 생명 잉태

저출산문제가 국가적 과제로 대두된 가운데 낳고 싶어도 임신이 되지 않는 ‘불임부부’를 지원하고 치료하는 것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이를 낳고자 하는 부부에게 임신의 기쁨을 주는 것은 어느 출산장려정책보다 시급하고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정주화(46) 율한의원(youl.co. kr) 원장은 “저출산 문제는 사회 전체의 문화나 시스템이 변화되어야 해결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각종 환경적 요인 등으로 쇠약해진 여성에게 아이를 가질 것을 요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통계에 따르면 2003년 현재 우리나라 불임부부는 63만5000쌍. 7쌍의 부부 가운데 1쌍의 부부는 불임부부인 셈이다. 이같은 추세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여성들의 사회생활 참여로 인한 늦은 결혼과 과다한 스트레스 노출, 무리한 다이어트, 잘못된 성생활 및 피임 등이 영향을 준다고 보고 있다.

허하고 냉한 자궁이 불임의 원인
불임이란 보통 결혼을 한 정상적인 부부가 규칙적으로 성생활을 했는데도 1년 이내에 임신을 하지 못한 경우를 말한다. 통상 6개월 이내에 50%, 나머지 대부분은 1년 이내에 임신에 성공하기 때문이다.
“난관이 막혔다든가 임신에 영향을 미칠만한 자궁근종이 있다든지 하는 기질적 병변의 경우 이를 먼저 치료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같은 질환이 없거나 치유가 된 뒤에도 임신이 안되는 경우 자궁의 상태 등을 한방적으로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즉 자궁이 허하고 냉한지 여부를 알아보는 것이 불임 원인을 진단하는 핵심이다. 배꼽티를 즐겨입고 짧은 치마를 자주 입는 여성의 경우 자궁까지 외부의 찬 기운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자궁이 차가우면 정자와 난자의 수정 및 착상이 원활하지 않아 임신이 잘 되지 않는다.
정 원장은 “가장 임신하기 좋은 여성의 연령은 21살 이후 28살 이전”이라며 “35살 이후가 되면 생식기의 노화로 임신이 될 가능성이 급격히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최근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로 결혼 연령대가 높아지고 출산시기도 늦어지고 있다. 30대 이후 여성들은 별다른 질환 없이도 임신 및 임신 유지가 쉽지 않다. 여성생식기능의 노화 때문이다. 자궁 노화는 28세 이후 시작된다.
30대 이후는 난자의 숫자가 줄어들어 난자 질도 떨어진다. 착상과정에서 유산될 가능성도 20대보다 훨씬 높아진다.
골반과 자궁내 혈액순환이 잘되는지도 중요하다. 다리꼬기처럼 하부를 압박하는 자세나 꽉 끼는 옷이나 팬티스타킹, 거들 등도 혈액순환을 방해한다. 이로 인해 자궁에 노폐물이 쌓이게 돼 자궁건강을 해친다.
전반적으로 손발과 하복부가 차가운지 살펴봐야 한다. 이들 부위에 찬 기운이 있으면 특히 골반의 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겨 난소나 자궁 등의 생식기능이 감소된다.
이외에 비만 여성은 정상체중여성보다 배란 장애가 일어날 확률이 세배나 높다. 지방세포에서는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생성되는데 이는 난소 속에서 성장하는 세포가 성숙해지는 것을 방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무리한 다이어트로 체지방률이 7~12% 이하로 떨어진 여성은 월경 불순이나 무월경이 나타나기도 한다.
자궁이 뒤쪽으로 넘어진 자궁후굴환자도 불임확률이 높다. 자궁내벽이 두꺼운 경우도 임신이 쉽지 않다.

여성 건강의 기본은 자궁이 건강한 것
정 원장은 “많은 불임의 원인을 따져볼 때 몸 상태가 가장 완전할 때 비로소 새생명이 잉태되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억지로 수정을 시켜 착상을 유도하는 방법은 자궁건강이 회복되지 않을 경우 소용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즉 몸 상태가 제대로 자리잡지 않을 때는 임신이 어려우며 임신을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얘기다.
기질적 병변에 이상이 없는데도 1년 넘게 불임이 되는 경우 한방적 치료가 유효하다. 자궁 기능이 약해서 생긴 불임일 경우 간단한 체열검사만으로도 확인이 가능하다.
치료는 약물과 침 뜸을 병행한다. 약물치료는 기질적 병변에 따라 처방한다. 기질적 병변이 없을 경우 어혈치료와 자궁을 따뜻하게 하는 약물을 복용하도록 한다.
생리 7일전부터 생리 4일째까지는 자궁을 깨끗하게 하는 처방을, 4일 이후는 배란이 잘 되고 자궁내막을 부드럽고 잘 발육되도록 하는 처방을, 이후는 착상을 도와주는 처방을 쓴다.
치료는 한달에서 세 달 정도 생리주기에 따라 한다. 이때는 남편도 정자 생산능력을 키우고 활동성을 높이는 약을 복용하며 준비한다.
생식경락을 자극하는 침치료도 빠질 수 없다. 지속적 효과를 보이는 약침을 사용하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뜸 치료와 따뜻한 연기를 쬐는 좌훈요법도 병행한다.
정 원장은 “여성 건강의 기본은 자궁이 건강한 것”이라며 “생리때 통증이 있는지, 기간은 규칙적인지, 생리혈의 색깔과 상태는 어떤지 등을 평소에 잘 살펴 자신의 자궁상태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나이 40이 넘은 한 여성은 어혈치료 중에 임신을 하기도 했다”며 “환자생리에 맞는 맞춤형 처방으로 임신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원장은 “초진환자의 경우 보통 1시간 정도 상담을 하면서 환자의 상태와 여러 조건을 알아본다”며 환자와 한의사 사이에 신뢰가 쌓여 있어야 치료효과가 높아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주화 율한의원 원장
- 동국대학교 한의과 대학 졸업
- 동국대학교 석사 및 박사학위 취득
- 동국대학교 한의과 외래교수
- 대한한방부인과 정회원
- 대한개원한의사협의회 내과분과 학회장
- 대한약침학회 정회원
- 대한 추나학회 정회원
- 대한 방제학회 정회원

/범현주 기자 hjbeom@naeil.com
사진 이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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