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다루는 힘을 키워라”

인터뷰-포도에셋 라의형 대표

지역내일 2005-12-16
“당신의 재산은 안녕하십니까?”
개인·가계 재무설계 전문 회사인 포도에셋 라의형 대표는 재테크 방법을 묻는 이들에게 되묻는다. 돈이 새는 구멍을 막고 숨어있는 재산을 먼저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적자 인생을 끝낼 수 있단다. 라 대표가 말하는 ‘한국형 재무설계’의 비결이다.
라의형 대표는 최근 ‘온가족을 부자로 만드는 가족형 부의 공식 33’(밀리언하우스 폄)를 펴냈다. 지난 99년부터 그를 비롯한 포도에셋 재무설계상담사 170여명이 상담해온 내용을 활자로 옮겼다.
“우리가 내린 결론은 ‘재테크로는 망한다’는 것이다.”
6년간 3만 세대를 만났다. 대부분 이런저런 보험에는 가입해있지만 정작 필요할 때 도움받은 사람은 적었다. 주식시장이 뜬다기에 가진 돈 몽땅 털어 넣었다가 ‘쪽박’ 찬 이들이 다수였다. 그 다음은 대출. 빚을 갚기는 하는데 어찌된 일인지 되레 추가 대출만 늘어갔다.
“지출 구조 점검에서 출발한다. 관리를 잘 한다는 사람들도 찾아보면 새는 돈이 15%는 나된다. 그걸 바로잡아야 돈을 다루는 힘이 생긴다. 자산운용은 그 다음이다.” 이 과정이 바로 재무설계다.
연봉 1500만원부터 1억원까지, 그가 만난 이들이 벌어들이는 돈은 천차만별이었다. 평균치는 4000만원 안팎의 서민 가정. 그들의 고민은 한가지였다. 자녀교육과 노후준비. 모두들 월급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호소했다. 당연히 투자 개념으로 가야 한다.
“어떤 성격의 돈인지, 자녀 결혼식 비용인지 노후 여행자금인지 우선 확인해야 한다. 얼마나 투자할 수 있는지, 위험은 어느 정도나 감수할 수 있는지, 여기에 목표수익률까지 따진 뒤 그에 맞는 투자처를 찾아야 한다.”
일반인들이 계산해내기 힘든 부분이다. 문제는 재무설계를 도와줄 전문가. 라의형 대표는 “금융회사에 소속된 재무설계사들이 많지만 그들은 정작 중요한 걸 묻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얼마를 갖고 있는지 묻고는 적립식 펀드나 변액보험에 가입하라고만 이야기한다”.
포도에셋은 각 가정의 벌이와 씀씀이를 파악한 뒤 상담자의 ‘희망사항’을 토대로 그것을 실천에 옮기기 위해 조정해야 할 부분을 제시한다. 목돈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상품 정보는 각 가정에서 나온 실제 수치를 바탕으로 한다.
라의형 대표는 재무설계의 효과를 확신한다. 그는 “벌어도 벌어도 돈이 모아지지 않는 경우는 즉각 효과를 본다”고 자신했다. 8명으로 출발해 6년 만에 170명으로 늘어난 포도에셋 식구들이 그 증거다. 실제 만원을 저축해보는 게 꿈이라던 신용불량자 부부가 열달 뒤 70만원씩 저축하게 됐다. 맞벌이를 하지만 빚 때문에 앞이 보이지 않는다던 부부는 유서를 써놓고 찾아왔지만 상담을 마친 뒤에는 희망을 봤다며 큰 절을 하고 돌아갔다.
“가정경제가 안정적으로 바뀐다. 시류에 휩쓸리지 않는다. 누가 부동산으로 떼돈을 벌고 주식으로 벼락부자가 됐다 해도 손해본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서민들이 돈을 다룰 줄 아는 힘을 갖게 되면 사회가 바뀐다는 게 라 대표의 생각이다. 그래서 먼 앞날을 내다보고 개인과 가정의 힘을 모으는 작업도 시작했다. 얼마 전 한 투신사에 제안해 친환경 투명경영을 하는 기업들을 찾아 투자하는 사회가치펀드인 ‘포도송이적립식 펀드’를 탄생시켰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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