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의 정치 이중성

지역내일 2001-01-07 (수정 2001-01-08 오후 4:07:04)
정신병리학적 검사를 받아야 할 만큼 보통사람의 상식을 초월하는 정치 고단자가 있다. 겉과 속이 다
르고, 앞과 뒤가 맞지 않으면서도 입만 열었다하면 ‘민주투사’ 행세를 하고 있다. 지역감정을 볼모
로 흘러간 레코드를 틀고 있는 김영삼씨가 바로 그 사람이다.
김씨는 95년 10월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이 박계동 당시 민주당 의원에 의해 국회 본회의에서 폭
로되자 “비자금 비리를 법대로 처리하라”고 지시했다. 그해 12월 5일 대검 중수부(부장 안강민
검사장)는 노 전 대통령을 2838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바로 그 순간 김씨는 표리부동한 짓을 하고 있었다. 앞에서는 비리 척결을 지시하면서 뒤로는 국민
세금을 빼돌리고 있었다. 95년 10월부터 총선이 있는 이듬해 1월까지 안기부 예산을 경남종금 서
울지점에 개설돼 있는 신한국당 계좌로 입금시키고 있었다. 오른손으로 단죄하면서 왼손으로 범죄
를 저지르고 있었던 것이다.
김씨는 93년 대통령직 취임과 동시에 권력자가 정치자금을 끌어모으는 과거와의 단절을 약속한바
있다. ‘깨끗한 대통령’으로 전직 대통령과 차별을 선언한 것이다. 결국 이는 기업모금에 의존하지
않고 국민 세금을 횡령하겠다는 선언으로 드러났다.
방귀 뀐 놈이 성낸다고 했던가. 세금 도둑질이 들통난 김씨는 조건반사적으로 반발했다. 즉각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며 “최후의 발악에 대해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반응했다. 거짓말도 반복하
면 진짜가 된다는 독재자 히틀러의 선동술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검찰은 김영삼씨에 대한 조사를 머뭇거리고 있다. 정치논리에 의해 사법처리는 김씨를 빗겨갈 가능
성이 높다. 또다른 ‘통 큰 도둑’을 양성할 수 있는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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