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명 연쇄살인범도 평범한 이웃처럼 보여”

인터뷰-연쇄살인범 연구한 메리 앨런 오툴 FBI 범죄분석관

지역내일 2005-12-13
“영화 ‘양들의침묵’에 나온 렉터박사(안토니 홉킨스 연기)는 실존했던 범인 3명을 조합해 만든 인물입니다. 이러한 연쇄살인범들은 대상자를 먹이감으로 생각하지만 이웃에 사는 사람들은 연쇄살인범을 정상인으로 생각합니다”
메리 앨런 오툴 FBI 범죄분석관(사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제제심포지엄 ‘범죄와 사이코패시’에 주제발표자로 참석해 연쇄살인범들의 위험성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다.
오툴 분석관은 지난 25년간 FBI에서 범죄분석관으로 일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연쇄살인에 대한 생생한 사례와 구체적 분석, 범죄자에 대한 특징에 대해 설명해 심포지엄 참석자들의 이목을 모았다.
오툴 분석관은 2001년 48명을 살인한 혐의로 체포돼 종신형을 선고받은 ‘게리 리언 리지웨이’라는 미국의 연쇄살인범을 예로 들면서 “그는 검거 직후 ‘아내를 사랑하고 아이들을 사랑한다’고 이야기했지만 그녀를 죽이겠다고 결심한 것은 결혼한 지 6개월이 지나면서부터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개리는 잡히기 전까지 20년간 결혼생활을 이상없이 유지했고, 30년동안 직장을 다녀 겉보기에는 평범했다”며 “연쇄살인범들은 엄청나게 능숙한 연기자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쇄살인범은 직업, 학력, 종교, 가정유무 등 외관상 공통점은 거의 없다. 범죄방식에 대해서도 유사점을 찾을 수 없다. 오툴 분석관이 20년 넘게 현장에서 얻은 결론은 ‘연쇄살인범’은 아무 관계가 없는 사람들을 사냥감으로 보는 포식적 행동을 취한다는 것이다.
오툴 분석관은 “연쇄살인범 가운게 연쇄강간살인범이 가장 극단적인 폭력범죄자”라며 “연쇄강간살인의 범죄 현장에는 폭력과 성, 사이코패시가 얽혀 있다”고 말했다. 사이코패시(psychopathy)는 겉모습은 멀쩡해도 속에는 양심의 가책없이 끔직한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반사회적 성격장애를 일컫는 심리학 용어다.
그는 이어 “폭력의 성격이 도구적”이라며 “연쇄강간살인범은 반복해서 살인하는 것에 대해 죄책감을 못 느끼고 대개는 성적 욕구 충족을 위해 살인을 저지르는 도구적 폭력을 사용한다”고 덧붙였다.

/고성수 기자 ssg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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