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신한 조흥 산업은행 외 참여 저조
예금 보험 증권까지 서비스 확대돼야
낚시하는 법을 알려주기 보다는 물고기 나눠주기를 더 선호한다? 우리 금융권이 저소득층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 소액대출 창업지원에는 상대적으로 인색해 ‘유엔이 정한 마이크로 크레디트의 해’라는 이름이 무색한 한해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마이크로 크레디트 기관인 사회연대은행의 경우 지난해부터 올해 11월 말까지 146개 ‘희망가게’ 창업에 25억2650만원을 지원했다. 이 가운데 금융권에서 나온 금액은 10억8400만원으로 비중 면에서는 큰 편이다.
국민은행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10억원을 지정기탁했고 이 가운데 7억여원이 지난해 신용불량자를 포함한 69명의 창업지원에 쓰였다. 신한지주는 청년·여성가장 창업에 3억원을 지정기탁했다. 조흥은행이 지난해 1억원, 산업은행이 올해 1억원을 지원했고 금융감독원에서 2000만원을 기탁했다.
도이치은행은 탈북자를 지정해 5만 유로(약 6000만원)를 내놨다. 그나마 규모가 큰 지원금은 해당 은행에 돈을 갚아야 하는 신용불량자 등의 창업지원금이다.
또하나의 마이크로 크레디트 기관 신나는조합은 우리 금융권의 지원을 찾아보기 어렵다. 외국계 은행인 씨티그룹이 1999년 방글라데시 그라민은행을 통해 지원한 5만 달러(5000여만원)와 2000년부터 이 단체의 운영기금으로 내놓은 15만5000달러(1억6000여만원), 그리고 대부업체인 웰컴크레딧이 기부한 615만원이 전부다.
반면 국민은행과 조흥은행이 사회복지후원 문화예술지원 등 사회공헌사업에 들인 돈은 올해에만 각각 57억원과 100억원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96억원을 들였다. 올해 각각 75억원과 24억원, 상반기에 43억5000만원을 사회공헌에 지출한 외환 하나 우리은행은 아예 창업자금 지원 명단에도 없다.
씨티은행이 아예 소액대출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소액 저축 보험 송금 등까지 개념을 확대한 마이크로 파이낸스(Micro Finance) 전담 부서를 두고 전세계 저소득층 창업지원에 적극 뛰어든 것과는 대조적이다. 조흥은행이 올해 신용불량자 등의 창업지원에 50억원을 지원하기로 사회연대은행과 협약을 맺었고 국민은행이 내년부터 사회연대은행을 통한 전략적 사회공헌사업을 전개하기로 한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금융권은 오히려 마이크로 크레디트 사업의 발목을 붙들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김현미 열린우리당 의원이 1500억원에 달하는 휴면예금과 휴면보험금 등을 신용불량자 등 저소득층 지원에 활용하겠다는 법안을 내놓았지만 은행권이 주도권을 요구하는 통에 국회 재경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한 채 정기국회가 끝나버렸기 때문이다.
김현미 의원실 관계자는 “카드의 포인트를 마이크로 크레디트 기관에 기부하는 방안도 구상중인데 역시 비슷한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종문 신나는조합 부조합장은 “돈이나 물건을 기부하는 일시적인 도움도 좋지만 저소득층이 궁극적으로 자립하기 위해서는 마이크로 크레디트를 통한 지속가능한 지원이 필요하다”며 “금융권 역시 그 개념이 부족해 눈에 보이는 사회공헌활동에 치중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임은의 사회연대은행 차장은 “서서히 변화하고는 있지만 돈을 쥐고 있는 금융권의 참여가 미진한 건 사실”이라며 “은행의 수익금 중 일부는 금융 소외계층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는 강제규정이라도 만들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은행들이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기존의 사회공헌활동도 축소해왔다”며 “올해 많은 이익을 내면서 내·외부적으로 공감대가 형성돼가고 있기 때문에 마이크로 크레디트 지원도 늘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문 신나는조합 부조합장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오히려 재테크가 필요하다”며 “금융권에서 그들의 고객으로서의 권리를 인정해I 한다”고 말했다. 마이크로 크레디트가 소액대출뿐 아니라 예금 보험 증권 등 금융 전반에 걸쳐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이크로 파이낸스 개념까지 확대돼야 한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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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 보험 증권까지 서비스 확대돼야
낚시하는 법을 알려주기 보다는 물고기 나눠주기를 더 선호한다? 우리 금융권이 저소득층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 소액대출 창업지원에는 상대적으로 인색해 ‘유엔이 정한 마이크로 크레디트의 해’라는 이름이 무색한 한해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마이크로 크레디트 기관인 사회연대은행의 경우 지난해부터 올해 11월 말까지 146개 ‘희망가게’ 창업에 25억2650만원을 지원했다. 이 가운데 금융권에서 나온 금액은 10억8400만원으로 비중 면에서는 큰 편이다.
국민은행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10억원을 지정기탁했고 이 가운데 7억여원이 지난해 신용불량자를 포함한 69명의 창업지원에 쓰였다. 신한지주는 청년·여성가장 창업에 3억원을 지정기탁했다. 조흥은행이 지난해 1억원, 산업은행이 올해 1억원을 지원했고 금융감독원에서 2000만원을 기탁했다.
도이치은행은 탈북자를 지정해 5만 유로(약 6000만원)를 내놨다. 그나마 규모가 큰 지원금은 해당 은행에 돈을 갚아야 하는 신용불량자 등의 창업지원금이다.
또하나의 마이크로 크레디트 기관 신나는조합은 우리 금융권의 지원을 찾아보기 어렵다. 외국계 은행인 씨티그룹이 1999년 방글라데시 그라민은행을 통해 지원한 5만 달러(5000여만원)와 2000년부터 이 단체의 운영기금으로 내놓은 15만5000달러(1억6000여만원), 그리고 대부업체인 웰컴크레딧이 기부한 615만원이 전부다.
반면 국민은행과 조흥은행이 사회복지후원 문화예술지원 등 사회공헌사업에 들인 돈은 올해에만 각각 57억원과 100억원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96억원을 들였다. 올해 각각 75억원과 24억원, 상반기에 43억5000만원을 사회공헌에 지출한 외환 하나 우리은행은 아예 창업자금 지원 명단에도 없다.
씨티은행이 아예 소액대출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소액 저축 보험 송금 등까지 개념을 확대한 마이크로 파이낸스(Micro Finance) 전담 부서를 두고 전세계 저소득층 창업지원에 적극 뛰어든 것과는 대조적이다. 조흥은행이 올해 신용불량자 등의 창업지원에 50억원을 지원하기로 사회연대은행과 협약을 맺었고 국민은행이 내년부터 사회연대은행을 통한 전략적 사회공헌사업을 전개하기로 한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금융권은 오히려 마이크로 크레디트 사업의 발목을 붙들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김현미 열린우리당 의원이 1500억원에 달하는 휴면예금과 휴면보험금 등을 신용불량자 등 저소득층 지원에 활용하겠다는 법안을 내놓았지만 은행권이 주도권을 요구하는 통에 국회 재경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한 채 정기국회가 끝나버렸기 때문이다.
김현미 의원실 관계자는 “카드의 포인트를 마이크로 크레디트 기관에 기부하는 방안도 구상중인데 역시 비슷한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종문 신나는조합 부조합장은 “돈이나 물건을 기부하는 일시적인 도움도 좋지만 저소득층이 궁극적으로 자립하기 위해서는 마이크로 크레디트를 통한 지속가능한 지원이 필요하다”며 “금융권 역시 그 개념이 부족해 눈에 보이는 사회공헌활동에 치중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임은의 사회연대은행 차장은 “서서히 변화하고는 있지만 돈을 쥐고 있는 금융권의 참여가 미진한 건 사실”이라며 “은행의 수익금 중 일부는 금융 소외계층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는 강제규정이라도 만들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은행들이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기존의 사회공헌활동도 축소해왔다”며 “올해 많은 이익을 내면서 내·외부적으로 공감대가 형성돼가고 있기 때문에 마이크로 크레디트 지원도 늘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문 신나는조합 부조합장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오히려 재테크가 필요하다”며 “금융권에서 그들의 고객으로서의 권리를 인정해I 한다”고 말했다. 마이크로 크레디트가 소액대출뿐 아니라 예금 보험 증권 등 금융 전반에 걸쳐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이크로 파이낸스 개념까지 확대돼야 한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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