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 크레디트 1 - 국내

지역내일 2005-12-12 (수정 2005-12-12 오전 8:25:43)
저소득층 지속가능한 자립 돕는 소액대출 미미
국민 신한 조흥 산업 외 금융권 참여 저조
예금 보험 증권까지 서비스 확대돼야


올해는 유엔이 정한 마이크로 크레디트(Micro Credit)의 해. 마이크로 크레디트는 취업이 어려운 저소득층에 무담보 혹은 저리로 창업자금을 빌려주는 소액대출 제도. 유엔은 마이크로 크레디트가 저소득층의 지속가능한 경제적 자립에 효과적일 뿐 아니라 생산성있는 영세기업 활성화, 지역사회 번영이라는 파급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정부를 포함해 금융 기업 민간단체 등 사회 전체가 마이크로 크레디트 확대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도 올초 빈곤차별시정위원회 차원에서 소액대출제도가 사회 양극화 해소에 기여하리라는 데 공감하고 ‘일하는 복지’의 연장선상에서 확대하기로 했다.


낚시하는 법을 알려주기 보다는 물고기 나눠주기를 더 선호한다? 우리 금융권이 저소득층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 소액대출 창업지원에는 상대적으로 인색해 ‘유엔이 정한 마이크로 크레디트의 해’라는 이름이 무색한 한해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마이크로 크레디트 기관인 사회연대은행의 경우 지난해부터 올해 11월 말까지 146개 ‘희망가게’ 창업에 25억2650만원을 지원했다. 이 가운데 금융권에서 나온 금액은 10억8400만원으로 비중 면에서는 큰 편이다.
국민은행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10억원을 지정기탁했고 이 가운데 7억여원이 지난해 신용불량자를 포함한 69명의 창업지원에 쓰였다. 신한지주는 청년·여성가장 창업에 3억원을 지정기탁했다. 조흥은행이 지난해 1억원, 산업은행이 올해 1억원을 지원했고 금융감독원에서 2000만원을 기탁했다. 도이치은행은 탈북자를 지정해 5만 유로(약 6000만원)를 내놨다. 그나마 규모가 큰 지원금은 해당 은행에 돈을 갚아야 하는 신용불량자 등의 창업지원금이다.
또하나의 마이크로 크레디트 기관 신나는조합은 우리 금융권의 지원을 찾아보기 어렵다. 외국계 은행인 씨티그룹이 1999년 방글라데시 그라민은행을 통해 지원한 5만 달러(5000여만원)와 2000년부터 이 단체의 운영기금으로 내놓은 15만5000달러(1억6000여만원), 그리고 대부업체인 웰컴크레딧이 기부한 615만원이 전부다.
반면 국민은행과 조흥은행이 사회복지후원 문화예술지원 등 사회공헌사업에 들인 돈은 올해에만 각각 57억원과 100억원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96억원을 들였다. 올해 각각 75억원과 24억원, 상반기에 43억5000만원을 사회공헌에 지출한 외환 하나 우리은행은 아예 창업자금 지원 명단에도 없다. 씨티은행이 아예 소액대출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소액 저축 보험 송금 등까지 개념을 확대한 마이크로 파이낸스(Micro Finance) 전담 부서를 두고 전세계 저소득층 창업지원에 적극 뛰어든 것과는 대조적이다. 조흥은행이 올해 신용불량자 등의 창업지원에 50억원을 지원하기로 사회연대은행과 협약을 맺었고 국민은행이 내년부터 사회연대은행을 통한 전략적 사회공헌사업을 전개하기로 한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금융권은 오히려 마이크로 크레디트 사업의 발목을 붙들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김현미 열린우리당 의원이 1500억원에 달하는 휴면예금과 휴면보험금 등을 신용불량자 등 저소득층 지원에 활용하겠다는 법안을 내놓았지만 은행권이 주도권을 요구하는 통에 국회 재경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한 채 정기국회가 끝나버렸기 때문이다. 김현미 의원실 관계자는 “카드의 포인트를 마이크로 크레디트 기관에 기부하는 방안도 구상중인데 역시 비슷한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종문 신나는조합 부조합장은 “돈이나 물건을 기부하는 일시적인 도움도 좋지만 저소득층이 궁극적으로 자립하기 위해서는 마이크로 크레디트를 통한 지속가능한 지원이 필요하다”며 “금융권 역시 그 개념이 부족해 눈에 보이는 사회공헌활동에 치중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임은의 사회연대은행 차장은 “서서히 변화하고는 있지만 돈을 쥐고 있는 금융권의 참여가 미진한 건 사실”이라며 “은행의 수익금 중 일부는 금융 소외계층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는 강제규정이라도 만들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은행들이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기존의 사회공헌활동도 축소해왔다”며 “올해 많은 이익을 내면서 내·외부적으로 공감대가 형성돼가고 있기 때문에 마이크로 크레디트 지원도 늘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문 신나는조합 부조합장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오히려 재테크가 필요하다”며 “소액대출뿐 아니라 예금 보험 증권 등 금융 전반에 걸쳐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이크로 파이낸스 개념까지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