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대선주자들의 일상 ⑤종교

기독교 아니면 가톨릭, 불심(佛心)과는 멀다

지역내일 2005-12-08 (수정 2005-12-08 오전 7:24:09)
예비 대선주자들은 누구나처럼 종교를 가진다면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지만 그렇다고 그 외의 종교를 포기할 수는 없다. 종교집단 특유의 단결력과 배타성을 고려할 때 어느 종교집단과도 무난한 관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특정 종교집단에게 너무 사랑을 받아서도 안 되지만 그렇다고 너무 미움도 받지 않아야 하는 것이 정치인이기도 하다.
모든 정치인의 종교는 ‘기불릭(기독교+불교+가톨릭)’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선주자들, 기독교 아니면 가톨릭 =
여야 대선주자들은 종교가 없는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을 제외하고는 기독교 아니면 가톨릭을 종교로 갖고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가톨릭 신자다. 세례명은 다윗이다. 정 장관은 원래 종교가 없었으나 부인과 결혼한 뒤 성당에 다니기 시작했다. 강남의 양재동 성당에 다니는데 정치적으로 고민이 있거나 어려운 일이 있을 때는 새벽미사도 나갈 정도로 독실한 신자라고 한다.
특정 종교를 갖고 있지 않은 김근태 장관은 자유롭게 어느 종교와도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민주화운동을 오래해온 탓에 각 종교계 민주화 운동 관련 인사들과 동지관계였던 것이 지금 종교인맥의 기반이 됐다. 부인인 인재근 여사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이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서강대 재학시절 세례를 받아 가톨릭 신자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성당에 다니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박 대표는 지난해 3월 대표에 당선된 직후 하루는 교회와 성당에서 참회를 하고, 또 하루는 조계사에서 108배를 올린 바 있다. 어느 종교에도 자유로운 박 대표의 종교관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명박 서울시장은 잘 알려진 대로 독실한 기독교 신자다. 소망교회 장로이기도 한 그는 매주 교회를 나갈 뿐만 아니라 얼마 전에는 신앙대회에서 간증을 하기도 해 화제가 됐다.
손학규 경기지사 역시 기독교다. 기독교 계통에서 민주화운동을 한 것이 인연이 됐다. 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장을 역임하기도 한 그는 박형규 김동환 목사와 함께 빈민운동을 하기도 했다.
고 건 전 총리도 기독교 신자다. 매주 혜화동 창현교회에 나간다. 권사를 맡고 있다. 다만 공직생활을 오래 했기 때문에 다른 종교의 지도인사들과 교류가 많은 편이고 종교적으로도 편협하지 않다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고 전 총리의 아버지인 고형곤 박사가 내장사에서 수년간 명상공부를 한 인연도 있어 내장사를 곧잘 들리곤 한다.

◆불교통 의원들에 ‘러브콜’ =
대선 주자 중 불교신자가 한 명도 없다 보니 일찍부터 불교 쪽에 신경을 쓰는 주자들이 많다.
가장 마음이 급한 사람은 이명박 시장. 이 시장은 서울시 봉헌 발언 때문에 불교신자들로부터 꽤나 미움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불교신자인 정태근씨를 서울 정무부시장을 영입한 것도 이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한다. 이 시장은 또 당내 불교통으로 알려진 주호영 의원에게 도와달라는 요청을 하기도 했다.
한나라당 주자 중 그나마 불교에 여유가 있는 사람은 손학규 지사다. 손 지사는 그동안 주말에 사찰에서 묵는 등 불교계와 인연을 맺어왔다. 한나라당내에서 불교에 관한한 거의 모든 주자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주호영 의원은 “스님들이 주자들을 볼 때 ‘얼마나 절(拜)을 잘하는지’부터 따지는데 손 지사의 ‘절’이 가장 손색이 없는 편”이라고 전했다. 박 대표와 이 시장은 상대적으로 절이 서툰 편이라고 한다.
열린우리당 내에선 조성준 전의원이 가장 많은 러브콜을 받고 있다. 지난달엔 정 장관이 조 전의원을 만나 도와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불심을 얻기 위한 주자들의 경쟁도 뜨거운 셈이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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