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차고 정감있는 인터넷 세상 만들어요

살아가는 이야기: 안수정(신곡동)씨

지역내일 2001-02-01
인터넷이 생활의 한 부분으로 자리매김 하면서 생활문화의 패턴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그러나 한 부분에서는 인간관계의 괴리를 단점으로 꼽으며, 단절된 이웃과 개인주의의 팽배에 우려를 보이고 있기도 하다.
신곡동에 사는 안수정(35세)씨는 오히려 인터넷을 통해 자녀들 그리고 이웃들과의 관계 유지를 돈독히 하고 있는 신세대 주부다.
직장생활을 하며 다뤄 보았던 컴퓨터지만, 인터넷을 시작한 건 불과 2년 전이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다 그렇듯 신수정 씨도 육아와 교육은 언제나 떼기 어려운 꼬리표였다. 마침 책을 통해 소개받은 육아사이트를 방문하고 여성 홈페이지를 보며 자신에게 유익한 정보를 놓치지 않았다.
" 월간지를 사서 보기보다는 각 간행사의 사이트를 통해 정보를 얻어요. 정말 필요한 건 따로 저장을 해두면 좋구요."
경상도 부산 출신의 유쾌한 성격의 남편과 두 딸 사랑(11세), 소망(10세) 그리고 8개월된 아들 혁이를 두고 있고, 고향은 전라도 해남이다. 부산에서 결혼한 후, 남편의 직장을 따라 이사온 의정부에 친구들이 있을 리 없었다 . 혁이를 낳은 후 더욱 친구가 절실했던 신수정씨는 용기를 내어 한 육아사이트의 의정부시 모임터를 방문하게 되었고 그곳에서 지금의 친구들을 만나게 되었다.
"서로 안면이 없었지만 메일을 자주 주고 받다보니 오래된 사이처럼 느껴지더군요. 그래서 지금은 오가며 만나는 친구가 되었어요."
장암동, 민락동, 경주 그리고 시애틀의 친구들과 아이를 키우고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며 우정을 만들어가고 있는 그녀는 학창시절 펜팔을 하던 기분이라고 한다.
안수정씨의 또 하나의 독특한 컴퓨터 이용하기, 사랑과 소망에게도 이메일 주소를 갖게 하고 그 사용법을 가르쳐 주었다. 그 후로 아이들에게 엄마, 아빠는 집에서 못 다한 혹은 말로하기에 적절치 못한 이야기들을 메일로 보내고 아이들은 답장을 써가며 대화를 한다.
말보다 글이 주는 그 무게 때문인지 아이들은 곧잘 엄마, 아빠의 의견을 존중해주고 서로에게 솔직하게 됐다고 한다.
2월말 경에 대구로 이사를 가게 돼 설 이후 부부동반 모임을 서둘러 갖기로 했다.
"멀리 간다고 생각 안 해요. 컴퓨터만 켜면 만날 수 있잖아요. 경주 사는 친구는 어서 이사와서 만나자고 하던걸요."
올해는 좀더 컴퓨터와 친해져서 가족 홈페이지를 만들고 남편의 사업 내용도 홍보할 계획이라 한다. 어떠한 물건이든 쓰는 주인에 따라 그 얼굴이 다르다. 안수정씨가 펼쳐가는 인터넷세상은 주인만큼이나 알차고 정감이 있다.
김윤희 리포터 uneeki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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