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단일민족 신화깨고 선조지혜 배우자

지역내일 2005-11-18
우리는 어릴 적부터 ‘한 핏줄 한 겨레’라는 말을 수도 없이 듣고 배웠다. ‘순수 단일민족이기에 다른 나라와 달리 수많은 외세의 침략을 번번이 물리칠 수 있었다’는 가르침으로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본지 17일자 코시안 기획기사에 따르면 우리의 단일민족 개념이 신화일 뿐이라는 것이 분명하다. 정수일 전 단국대 교수는 “삼국시대부터 고려, 조선을 거치면서 수많은 외국인들이 한반도에 정착했고 그 결과로 우리나라의 성씨 275개 가운데 절반인 136개가 귀화성씨”라고 밝혔다.
지난해 국내 전체 결혼의 11.4%(3만5447건)가 국제결혼이었다. 10년 후 국제결혼 가정은 100만쌍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런 상황을 맞아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단일민족 신화가 아니다. 외국인들에게 성씨까지 하사하며 같은 이웃으로 대했던 선조들의 혜안이 절실한 때다.
한 초등학교 교사가 수도권 초등학생 433명을 대상으로 ‘어느 인종이 비위생적이냐’고 물었더니 응답자의 절반 가량인 43.4%가 흑인을 꼽았고 6.9%만이 백인을 꼽았다고 한다. 직접 흑인들을 만나고 얘기해보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이런 대답을 한 것은 어른들의 편견과 차별에 영향 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2020년 본격적인 인구 감소가 예상되는 우리나라에는 아시아인과 흑인들의 유입이 가속화될 것이다.
편견과 차별의식을 대물림한 아이들이 외국인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반목할 때 그 피해는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돌아간다. 최근 일어났던 프랑스 사태도 수십년 전 제방의 작은 구멍처럼 여겨졌던 외국인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방치했기 때문에 비롯됐다.
기획특집팀
김은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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