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 우리 신한 조흥 ‘4행 4색’

입주 4개 은행 ‘보이지 않는 경쟁’

지역내일 2005-11-04
공단 반기평가, 차후 입찰에 반영
인천국제공항에 들어가 있는 곳은 외환 우리 신한 조흥은행 등 4개 은행뿐이다. 2007년 2월까지 계약이 체결된 상태다. 리딩뱅크인 국민은행과 시중은행 5위권에 올라있는 하나은행은 빠져있다. 인천국제공항을 열면서 체결한 경쟁입찰계약에서 4개 은행에게만 자리가 주어졌기 때문이다.
4개 은행은 나름대로의 강점을 가지고 보이지 않는 경쟁을 하고 있다. 4행 4색이다.
◆신한 “불법 체류자 환전 배려” = 신한은행 공항지점은 외국인 불법체류자의 딱한 사정을 해결해 주고 있다.
불법체류로 체포된 외국인들은 화성, 청주, 여수, 서울 보호소에 있다가 강제 출국 당일에 인천국제공항 내의 법무부 보호소로 옮겨온다.
외국인 불법체류자는 대부분 국내 현장에서 일했던 외국인 근로자로 현장에서 검거된 경우가 많다. 따라서 그동안 벌어뒀던 돈과 예금 등으로 보유하고 있는 현금을 필요한 통화로 환전할 시간이 없다. 신한은행 환전담당 이종수 과장은 이를 착안, 신속하게 불법체류자들의 환전을 도와주는 업무를 시작했다. 적발되는 외국인 불법체류자는 하루평균 200명 정도이다. 이들은 강제출국조치되면서 하루에 30~50명씩 신한은행 환전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환전금액은 월평균 2억~2억5000만원 수준이다.
한편 VIP룸은 신한은행이 가장 먼저 설치했다. 규모는 50평정도. 3개의 방이 따로 준비해 놓고 있다.
◆우리은행은 특허은행 = 우리은행 공항지점은 특허를 가지고 있다. 카드환전시스템이다. 카드로 현금을 찾아 다시 달러 등 외화로 환전하는 불편을 덜기 위한 것. 곧바로 카드로 외화를 뽑아내도록 만들었다. 해외용 카드가 아니어도 된다.
우리은행은 다른 특허도 출원할 생각이다. 이 또한 고객의 편리함을 더해 주는 아이디어다.
또 우리은행은 신한은행과 함께 VIP룸을 가지고 있다. VIP룸은 고객들이 출국 이전에 출국장 밖에서 배웅나온 사람들과 다과를 즐기며 쉬어가는 곳. 72평 정도 되는 공간을 활용해 탁자와 의자 등 쉴 자리를 마련해 놓았다. 각종 차와 먹을 것도 비치돼 있다.
우리은행 주거래 고객이라면 지점 등에서 이용가능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미리 예약을 해 놓는 게 좋다.
◆외환 “외환은 외환은행” = 외환은행 공항지점은 휴일에도 입출금 업무를 한다. 외화통장으로도 인출할 수 있다. 새롭게 통장을 만들기도 한다.
특히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은행을 이용하기 위한 신혼부부들에게 인기다. 결혼예식이후 남은 현금을 들고 해외 신혼여행지에 가는 경우가 많은데 외환은행에 들르면 쉽게 예치할 수 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휴일에도 은행업무하는 것을 알고 서울시내에 있는 사람들도 업무를 보러 많이 온다”면서 “실제 돈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외환은 무조건 외환은행에 가면 된다는 일반인식에 부합하기 위해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환은행은 통화도 많다. 다른 은행들은 20개 정도의 통화를 보유하고 있지만 외환은행에는 10여개 종류가 더 많다. 소액권용도 많이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외환은행에 가면 환전하기가 용이하다.
◆조흥 “공항 역사는 조흥 역사” = 인천국제공항에 들어서면 가장 좋은 자리(2층)에 조흥은행 공항지점이 서 있다. 조흥은행이 입찰에서 가장 높은 가격을 써 냈기 때문이다. 이렇듯 무리수를 둔 것은 ‘공항=조흥’이라는 등식 때문.
조흥은행은 62년 4월 김포공항 환전상으로 출발했다. 같은해 5월에는 본점영업부 김포공항 출장소로, 76년에는 김포공항 공항동 지점이 간이예금취급소로 인가를 받았다. 80년대 초반까지 공항의 은행업무는 조흥은행 독차지였다.
또 조흥은행 공항지점은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상업시설 모니터링 평가에서 ‘은행·환전소부문’에서 지난 상반기에 1위로 선정됐다.
공항공사는 2001년 개항이후 2002년부터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조흥은행은 시행 첫해인 2002년에도 1위를 차지했으며 지난해 하반기와 올 상반기에도 선두자리를 지켰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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