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식투자 붐을 타고 대학 내 투자동아리 모임이 활발하다. ‘서울대 투자연구회’를 비롯해 고려대(가치투자연구회), 연세대(YIG), 성균관대(S.T.A.R), 한양대(스탁워즈), 홍익대(HI STOCK), 인하대(블루칩 뮤추얼펀드) 등이 각 대학 대표 투자동아리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고, 올 들어서 한국외국어대, 목원대 등에는 증권투자 동아리모임을 새로이 만들어졌다.
이들 대학 투자동아리는 현재 전국에 줄잡아 80~9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내에 이들 증권투자 동아리 모임이 생겨난 것은 80년대 말. 그러나 본격적인 모임은 지난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 초반에 집중됐다.
◆동아리, 90년대 후반부터 집중 = ‘서울대 투자연구회’는 지난 1999년 3월 서울대 경영·경제학부생을 중심으로 주식에 투자는 것보다는 투자분석과 운영방법을 공부해보자는 취지로 만든 모임이다. 경북대 ‘증권연구회’는 1980년에, 전남대 ‘불래쉬’는 1999년에, 강원대 증권동아리 ‘스탁’은 1996년 소모임을 시작으로 1997년 정식 동아리로 출범했다. 2003년 조직된 연세대 YIG는 출발 땐 창업을 목표로 했다.
아예 동아리 모임을 회사로 만든 경우도 있다. 지난 1998년 설립된 블루칩 뮤추얼펀드는 인하대 경영학부 창립멤버 10명의 학생이 각자 10만원씩 출자하고 지도교수인 홍영복 교수가 400만원 출자해 총 500만원의 출자자금을 기반으로 한 기업이다. 다른 대학 증권동아리의 책임자가 회장이라면 이 모임에서는 대표이사로 불린다. 이 회사 11대 대표이사로 뽑힌 임성택 씨는 “국내 최초 뮤추얼펀드를 표방하며 당시 500만원의 설립 자본금으로 1998년 5월 설립 출발한 블루칩이 벌써 8년의 역사를 가졌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회고했다.
이들 대학 증권동아리는 한 때 주식시장이 침체와 함께 시들해지기도 했지만, 최근 주식 붐을 타고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대학 동아리이지만 대부분 기초 증권공부에서부터 실전투자에 이르기까지 함께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배운 경제, 경영 이론들을 실제 시장에 적용시켜 실물 경제를 이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것. 이를 통해 나름대로 올바른 투자문화 형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투자동아리 중에는 펀드를 운영하는 곳도 나오고 있다. 동아리별 운용 규모는 수백만 원에서 수억 원대에 이르기까지 천차만별이다. 이론만이 아닌 실제 투자가 동반된 만큼 진지하다. 신입 회원들뿐만 아니라 기존 회원들에게도 혹독한 교육을 요구하고 있다.
◆‘공부와 병행’ 중요하게 생각 = 가치투자를 지향하는 고려대 ‘가치투자연구회’나 연세대 ‘YIG’는 주식투자에 대한 이론학습에 머물지 않고 실전펀드운용을 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기업 설명회에 참석하고, 사업보고서를 통해 기업의 성장성과 내재가치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직접 투자를 병행하고 있기도 하다.
심지어 효과적인 기업 분석을 위해 기업을 직접 탐방하고 있기도 하다. 고려대 ‘가치투자연구회’는 활동기간 동안 회원들에게 실제 투자의 모든 과정을 경험하게 한다. 이 과정에서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투자전략가 역할, 실제 주식을 운용하는 펀드 매니저 역할 등도 경험하기도 한다. 지난해부터는 기업을 직접 탐방하고 있는 것도 이 일환이다.
연세대 ‘YIG’는 실제 ‘기업내재가치에 근거한 투자전략’이 높은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음을 입증하기 위해 실전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이 과정 속에서 실전펀드운용에 직접 참여하게 되며, 훌륭한 펀드매니저의 기본적인 소양을 키우게 된다는 것. 이는 실전투자능력 향상에 많은 비중을 둬 시행착오기간을 줄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물론 이런 실전투자 붐에도 불구하고 학생 본분에 따른 기업분석이나 경영사례 연구에 초점을 맞춰 공부와 병행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서울대 ‘투자연구회’의 경우는 매주 정기모임을 통해 거시경제 분석부터 기업과 산업분석, 간접투자 상품에 대한 분석까지 투자에 관련된 부분에 대해 연구·공부한다. 또 신입회원의 경우는 회계와 재무에 관한 기본이론 등 필수적인 지식습득 과정을 거친다.
동아리 출신 선배들이나 관련 단체의 연구원 인사들을 초빙한 관련 세미나 개최도 늘고 있다. 한양대 ‘스탁워즈’는 매주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특강을 하기도 했다.
동아리 참여 멤버들의 폭도 점차 넓어지고 있다. 기존 상경계 학생들이 동아리의 주축을 이뤘으나 최근에는 이공계, 문과계열 학생 등 다양한 전공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다.
◆“학생 본심 잃어서는 안 돼” = 물론 증권 동아리 모임이 활성화되면서 이에 따른 부작용도 나오고 있다.
주식투자에 대한 이론학습에 머물지 않고 실전펀드운용을 하고 있으면서다. 증권 동아리모임에 참가해 본인과 친구 등의 돈을 끌어 모아 실전 ‘펀드’를 운영해 주식으로 학비까지 날리는 사례도 종종 나오고 있다.
각 증권 동아리의 핵심인사가 돼 웬만한 전문가 뺨치는 재테크 고수가 됐지만 이들에게도 아픈 과거가 있다.
서울대 투자연구회장을 맡고 있는 박형렬씨(28·경영학 4년)는 일찍이 차트나 소문을 쫓아간 투자로 한 때 쓴맛을 경험했다. 현재 수억원대의 펀드를 운용, 성공한 투자가로 거듭난 고려대 이재완씨(26·가치투자연구회 회장)는 한 때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에도 손을 댔다가 원금까지 까먹는 깡통투자자 경험을 했다. 우송대 조한준씨(25·경영학 2년)는 처음에는 운이 좋아서 꽤 큰 수익률을 냈으나 한 종목에 물리면서 수익률이 곤두박질했던 경험이 있다.
대학 증권 동아리의 한 관계자는 “단기에 돈을 불리는 데만 초점을 맞출 경우 낭패를 보기 쉬울 것”이라며 “학생이라는 본분을 망각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충고했다. 양성현 기자 shy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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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대학 투자동아리는 현재 전국에 줄잡아 80~9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내에 이들 증권투자 동아리 모임이 생겨난 것은 80년대 말. 그러나 본격적인 모임은 지난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 초반에 집중됐다.
◆동아리, 90년대 후반부터 집중 = ‘서울대 투자연구회’는 지난 1999년 3월 서울대 경영·경제학부생을 중심으로 주식에 투자는 것보다는 투자분석과 운영방법을 공부해보자는 취지로 만든 모임이다. 경북대 ‘증권연구회’는 1980년에, 전남대 ‘불래쉬’는 1999년에, 강원대 증권동아리 ‘스탁’은 1996년 소모임을 시작으로 1997년 정식 동아리로 출범했다. 2003년 조직된 연세대 YIG는 출발 땐 창업을 목표로 했다.
아예 동아리 모임을 회사로 만든 경우도 있다. 지난 1998년 설립된 블루칩 뮤추얼펀드는 인하대 경영학부 창립멤버 10명의 학생이 각자 10만원씩 출자하고 지도교수인 홍영복 교수가 400만원 출자해 총 500만원의 출자자금을 기반으로 한 기업이다. 다른 대학 증권동아리의 책임자가 회장이라면 이 모임에서는 대표이사로 불린다. 이 회사 11대 대표이사로 뽑힌 임성택 씨는 “국내 최초 뮤추얼펀드를 표방하며 당시 500만원의 설립 자본금으로 1998년 5월 설립 출발한 블루칩이 벌써 8년의 역사를 가졌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회고했다.
이들 대학 증권동아리는 한 때 주식시장이 침체와 함께 시들해지기도 했지만, 최근 주식 붐을 타고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대학 동아리이지만 대부분 기초 증권공부에서부터 실전투자에 이르기까지 함께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배운 경제, 경영 이론들을 실제 시장에 적용시켜 실물 경제를 이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것. 이를 통해 나름대로 올바른 투자문화 형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투자동아리 중에는 펀드를 운영하는 곳도 나오고 있다. 동아리별 운용 규모는 수백만 원에서 수억 원대에 이르기까지 천차만별이다. 이론만이 아닌 실제 투자가 동반된 만큼 진지하다. 신입 회원들뿐만 아니라 기존 회원들에게도 혹독한 교육을 요구하고 있다.
◆‘공부와 병행’ 중요하게 생각 = 가치투자를 지향하는 고려대 ‘가치투자연구회’나 연세대 ‘YIG’는 주식투자에 대한 이론학습에 머물지 않고 실전펀드운용을 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기업 설명회에 참석하고, 사업보고서를 통해 기업의 성장성과 내재가치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직접 투자를 병행하고 있기도 하다.
심지어 효과적인 기업 분석을 위해 기업을 직접 탐방하고 있기도 하다. 고려대 ‘가치투자연구회’는 활동기간 동안 회원들에게 실제 투자의 모든 과정을 경험하게 한다. 이 과정에서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투자전략가 역할, 실제 주식을 운용하는 펀드 매니저 역할 등도 경험하기도 한다. 지난해부터는 기업을 직접 탐방하고 있는 것도 이 일환이다.
연세대 ‘YIG’는 실제 ‘기업내재가치에 근거한 투자전략’이 높은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음을 입증하기 위해 실전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이 과정 속에서 실전펀드운용에 직접 참여하게 되며, 훌륭한 펀드매니저의 기본적인 소양을 키우게 된다는 것. 이는 실전투자능력 향상에 많은 비중을 둬 시행착오기간을 줄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물론 이런 실전투자 붐에도 불구하고 학생 본분에 따른 기업분석이나 경영사례 연구에 초점을 맞춰 공부와 병행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서울대 ‘투자연구회’의 경우는 매주 정기모임을 통해 거시경제 분석부터 기업과 산업분석, 간접투자 상품에 대한 분석까지 투자에 관련된 부분에 대해 연구·공부한다. 또 신입회원의 경우는 회계와 재무에 관한 기본이론 등 필수적인 지식습득 과정을 거친다.
동아리 출신 선배들이나 관련 단체의 연구원 인사들을 초빙한 관련 세미나 개최도 늘고 있다. 한양대 ‘스탁워즈’는 매주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특강을 하기도 했다.
동아리 참여 멤버들의 폭도 점차 넓어지고 있다. 기존 상경계 학생들이 동아리의 주축을 이뤘으나 최근에는 이공계, 문과계열 학생 등 다양한 전공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다.
◆“학생 본심 잃어서는 안 돼” = 물론 증권 동아리 모임이 활성화되면서 이에 따른 부작용도 나오고 있다.
주식투자에 대한 이론학습에 머물지 않고 실전펀드운용을 하고 있으면서다. 증권 동아리모임에 참가해 본인과 친구 등의 돈을 끌어 모아 실전 ‘펀드’를 운영해 주식으로 학비까지 날리는 사례도 종종 나오고 있다.
각 증권 동아리의 핵심인사가 돼 웬만한 전문가 뺨치는 재테크 고수가 됐지만 이들에게도 아픈 과거가 있다.
서울대 투자연구회장을 맡고 있는 박형렬씨(28·경영학 4년)는 일찍이 차트나 소문을 쫓아간 투자로 한 때 쓴맛을 경험했다. 현재 수억원대의 펀드를 운용, 성공한 투자가로 거듭난 고려대 이재완씨(26·가치투자연구회 회장)는 한 때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에도 손을 댔다가 원금까지 까먹는 깡통투자자 경험을 했다. 우송대 조한준씨(25·경영학 2년)는 처음에는 운이 좋아서 꽤 큰 수익률을 냈으나 한 종목에 물리면서 수익률이 곤두박질했던 경험이 있다.
대학 증권 동아리의 한 관계자는 “단기에 돈을 불리는 데만 초점을 맞출 경우 낭패를 보기 쉬울 것”이라며 “학생이라는 본분을 망각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충고했다. 양성현 기자 shy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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