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연재·뉴금융트렌드 ⑨왜 프라이빗 뱅킹인가>신흥부자잡기 나선 선진은행들

백만장자 재산증가액 향후 5년동안 12%씩 증가 예상

지역내일 2001-01-01 (수정 2001-01-02 오후 2:09:50)
99년말 통계에 따르면 국내 연간급여 1억원 이상의 고액 봉급생활자가 크게 증가해 1만5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억원 이상 고액연봉자는 97년 7000명, 98년 8000명에 불과했으나 99년말에
는 두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세계적인 추세이다. 메릴린치와 경영컨설팅 업체 제미니에 따르면 미국에서 재산
100만달러가 넘는 갑부들이 99년 한해동안 100만명 더 늘어났다. 이들의 재산 총액은 25조5000억달
러로 전년보다 18% 증가했다. 이런 증가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경제성장률의 6배에 이
른다. 백만장자들의 재산총액은 앞으로 5년간 당초 예상한 연 9%가 아닌 12%로 증가한 것이다.
신흥갑부들의 등장은 ‘프라이빗 뱅커들(Private Bankers)’에게 상당한 즐거움을 준다. 이들이게는
돈을 벌 수 있는 시장이 넓어져 반가운 일이다.
신흥갑부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은행 수가 늘어난 만큼 고객들의 요구도 한층 늘었다. 지난해 7월
7일자 파이낸셜 타임스도 세계 갑부들이 (프라이빗뱅킹에 대해) 과거보다 복잡한 서비스를 요구하
고 있다고 지적한바 있다.
프라이빗 뱅킹은 재산이 적어도 10만달러가 넘는 부자들에게 재테크 상담 및 재산운용을 해주는
VIP 서비스다. 그동안 유럽 프라이빗 뱅킹의 왕자는 스위스의 초대형 은행 UBS였다. UBS는 유럽 부
자 200만명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굴리는 재산만 해도 무려 5조6000억달러다. 그러나 최근 등장한
닷컴 갑부들이 가까운 금융기관을 찾고 높은 수익률에 차별화한 서비스를 바라면서 UBS는 지난 3
분기 프라이빗 뱅킹 수익이 42%가량 줄어드는 등 고전을 하고 있다. UBS가 미국 페인웨버증권을 인
수키로 한 것도 이처럼 달라진 프라이빗 뱅킹 시장을 단적으로 말해 준다.
반면 JP모건 메릴린치 골드먼삭스 등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들이 유럽의 프라이빗뱅킹 시장을 겨냥
한 대공세에 나섰다. 최근 활발한 기업 인수 합병으로 유럽에 신흥 부자들이 속출하자 이들의 자산운
용 수입에 모든 은행들이 나서고 있다.
메릴린치, 체이스 맨해튼, JP 모건, 씨티그룹 등 미국계는 물론 도이체 뱅크와 HSBC, ABN 암로 등 유
럽계도 스위스를 비롯해 세계 프라이빗 뱅킹 시장을 잡기 위한 움직임이 한결 빨라지고 있다. HSBC
는 지난해 메릴린치와 10억달러 규모의 합작법인을 설립, 전세계 5400만명의 백만장자 잡기에 나
섰다.
일부 소형은행들은 고객 자산관리를 아예 외부 전문가들에게 맡기고 있다. 특히 프라이빗 뱅킹분야
세계 2위인 크레딧 스위스의 경우 경쟁업체의 상품까지 자사 상품과 함께 고객에게 제시하고 있
다.
한국시장도 일본 시장도 이런 조류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프라이빗 뱅킹 시장을 어떻게 잡느냐가
은행의 사활을 좌우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신창훈 ·양성현 기자 shyang@naeil.com


<● 일본은행="" 프라이빗="" 뱅킹="" 사례="">목표고객 제각각 … 프라이빗뱅킹 전문가 대폭강화

사쿠라은행
사쿠라 은행이 현재 부유층 고객으로 분류시키고 있는 고객 수는 약 13만명이다. 이 13만명 모두가
사쿠라은행 프라이빗 뱅킹부의 대상 고객이다. 사쿠라은행의 프라이빗 뱅킹부는 모두 42명의 전문
스텝으로 구성해 이들의 역할에 따라 ‘프라이빗 뱅킹그룹’과 ‘점별추진 지원그룹’이라는 두 개
의 그룹으로 나누고 있다.
‘프라이빗 뱅킹그룹’은 부유층 고객 중 특별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고객(특정부유층)을
직접 당당하고 있다.
‘점별추진 지원그룹’은 영업점 업무를 지원하는 팀으로 각 개인고객 담당자와 함께 부유층 고객과
의 거래를 추진해 나가는 역할을 담당한다.
사쿠라은행에서는 이 점별추진 지원그룹을FRM(Financial Regional Manager)이라고 부르고 있으며 이 부
서의 직원 36명이 FRM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13만명의 부유층 고객 중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스미토모은행
스미토모은행 프라이빗뱅킹은 성장기업 오너들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다른 은행들
의 경우 특정고객을 스미토모은행의 프라이빗 영업부장은 “부유층이라 하더라도 변호사 의사 기업
체 사장 직장인 등 특성이 제각각”이라면서 “프라이빗뱅킹 업무의 대상을 선택할 때는 자산규모
등을 기준으로 하는 게 아니라 직업 성격을 기준으로 나눠야 한다”고 말한다.
스미토모은행이 기업체 오너를 대상으로 삼은 이유는 두가지다. 금융에 대한 니즈(Needs)가 강하다
는 점이다. 스미토모은행측은 향후 직접금융시장이 정비되면 기업오너 대상 사업이 두터워 질 것으
로 판단한다. 스미토모은행은 프라이빗뱅킹 영업부에 지점장이나 해외지점에 근무한 경험이 있는 베
테랑 행원을 배치하고 있다.
이들 행원은 기업공개를 계획하고 있는 기업오너가 기업공개 전에 어떤 일을 준비해야 하는지 컨설
팅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또 자산운용 담당 직원은 기업공개를 통해 오너가 손에 넣게 되는 자금운용
에 대해 컨설팅한다. 이와 같이 자본정책 전문가를 확보하고 있는 스미토모은행의 프라이빗뱅킹팀
은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니사카와부장은 스미토모은행 프라이비트뱅킹의 특징에 대해 ‘네비게이터(Navigator)’라는 표현
을 쓴다.
그는 “기업공개를 앞둔 오너들은 여러 증권회사나 자산운용사들로부터 다양한 조언을 듣게 된다”
면서 “우리의 역할은 어떤 정보를 선택하는 게 가장 유리한지 네비게이트하는 것이고 이것이 프라
이빗뱅킹의 역할”이라고 지적했다.

다이이치간교 은행
일본 도시은행 가운데 최근 들어 가장 급속한 프라이빗 뱅킹업무 진용을 확대하고 있는 곳이 바로 다
이이치간교은행이다.
다이이치간교은행의 프라이빗 뱅킹업무도 사쿠라은행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2단계 체계를 갖추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자신의 담당 영업점을 순회하면서 활동하는 지역과 대형 안건 및 특별하
게 대응이 까다로운 안건만 개별적으로 처리하는 본부로 나눠 활동하고 있다. 스텝 수는 지역 111
명, 본부 10명으로 총 121명으로 구성돼 있다.
인원이 증가하는 것뿐 아니라 지역팀에게 기대되는 역할 또한 과거와는 달라지고 있다. 즉 지난해까
지 이 은행의 지역팀들에게 요구되는 역할은 각 영업점의 부유층 거래를 측면지원하는 이른바 지원
형 영업이었다.

아사히은행
아사히은행 프라이빗뱅킹의 가장 큰 특징은 자금운용에서 부동산, 상속, 사업계승에 이르기까지 자
산전반에 대해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개인자산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사히은행의 개
인자산상담센터는 1990년 1호점이 개설된 이래 계속 증설돼 현재 수도권 16개 관서지방 2개 나고야
1개 등 총 30개가 설치돼 있다.
이 센터에 소속된 전문 스텝은 약 90명. 증권 애널리스트 사회보험노무사 증소기업진단사 등의 공
인 자격증을 갖고 있는 파이넨셜 플래너, 증권사 출신의 자금운용 컨설턴트, 은행출신의 재산 컨설턴
트 등으로 구성돼 있다. 아사히은행은 센터 운영인력을 90명에서 120명까지 늘릴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다이와은행
일본 도시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신탁업무를 할 수 있는 다이와은행은 프라이빗뱅킹부 속에 재무 자
금운용 사업계승 부동산 등 5개 팀을 두고 각 팀에 전문인력을 배치해 놓고 있다. 다이와은행의
경우 프라이빗뱅킹부 직원의 역할은 기본적으로 영업점을 지원하는 것이다. 5개 팀 가운데 특히
재무 컨설팅이나 자금운용팀 직원들이 중심이 돼 1인당 5∼10개 영업점포를 담당하고 있다. 다이와
은행의 프라이빗뱅킹 상품 가운데 주력은‘유언신탁’이다. 이 은행 카고하시 마시미 프라이빗뱅킹
부 차장은 “유언신탁의 장점은 고객의 금융자산뿐만 아니라 부동산 차입금 등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한다.

산와은행
지난해 일본의 프라이빗뱅킹 부문에서 주목을 많이 받은 은행이다. 산와은행은 도쿄신탁은행 유니버
셜증권 다이도생명 다이요생명 니혼화재해상보험 고아화재해상보험 등 7개사와 ‘파이넨셜 윈’이
라는 제휴를 체결, 지난해 5월에 프라이빗뱅킹 업무 전문 자회사인 프라이빗 파이넨셜 매니지먼
트(주)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모건스탠리딘위터, UBS투신투자자문과 업무 제휴를 통해 부유층 고
객을 적극 공략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와은행의 프라이빗뱅킹 업무는 앞으로
이 회사와 연계를 통해 전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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