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급등락을 거듭하는 등 자금시장이 난기류에 휩싸이자 중견기업 자금악화설이 7월에
이어 또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21일 주식시장에서는 3H(한화 효성 한솔), 2D(동양 두산),
1S(쌍용), 1K(금호) 등의 자금현황에 대한 루머가 나돌았다.
특히 올 들어 S그룹 L그룹 등이 하반기 자금악화를 우려해 보수적인 자금을 운용한다는 얘기
가 나오면서 중견기업의 자금악화설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이 때문에 하반기 종합주가지수
가 500포인트를 지키기 힘들 것이라는 얘기가 나도는 상황이다. 최근 증시에서 거론되는 기
업의 상황과 관계자들의 항변을 모아 보았다.
◇3H(한화 효성 한솔)=한솔그룹 홍보실 관계자는 "한솔엠닷컴 매각대금 8000억원 중 일부
현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등 현금흐름이 크게 호전됐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98년 외자
유치 금액인 10억달러 중 일부가 단계적으로 유입되고 있어 자금악화설은 근거가 없다고 강
조했다. 홍보실 관계자에 따르면 한솔제지 한솔전자 등 6개 상장사 모두 순이익을 내고 있
다. 이 때문에 자금악화설은 크게 걱정하지 않고 저평가된 주가로 고생하는 주주의 어려움
을 해결하는데 고민이 쏠려 있다고 밝혔다.
한화그릅 홍보실 관계자도 "97년 이후부터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등 한치도 방심한
적이 없다"며 이제 수확을 거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효성그룹 홍보실 관계자는 "어떤 기업이든 힘들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진단하고 "구체적
인 숫자를 밝힐 수는 없지만 상반기 영업실적도 양호해 다른 기업보다 여유가 있다"고 밝혔
다.
◇2D(동양 두산)=동양그룹 가운데 자금사정이 안 좋은 기업은 동양메이저(구 동양시멘트)
다. 동양메이저의 회사채 물량은 9월 만기가 200억원, 10월 300억원 12월이 700억원에 달한
다. 9월 물량은 오는 9월 24일이 만기다. 10월 물량은 10월 24일 만기에 무보증 회사채다. 12
월에는 12월 1일 400억원(무보증), 12월 8일에 300억원(보증채)의 물량을 처리해야 한다.
현재 동양그룹의 자금악화설이 나도는 것은 9월 24일 만기물량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동
양메이저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68억9000만원. 이 정도 이익으로는 올해안에 만기로 돌아오
는 1200억에 대한 이자비용도 메우지 못하는 상황이다.
또 대부분 97년말에 발행된 것들이라 채권이자가 11~14%정도로 높다. 이자만 계산해도 영
업이익이 1년에 최소한 130억 이상 돼야 한다는 계산이다. 여기다가 은행부채에따른 금융비
용을 고려하면 동양메이저의 자금사정은 더욱 안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 동양시멘트의 부채
비율은 246%다.
두산그룹은 자금악화설을 전면 부인했다. 자금팀 박종해 부장은 "전혀 근거 없는 얘기”라면
서 “두산건설의 당좌대출 한도는 830억원이지만 당좌를 하나도 안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
는 “ (주)두산의 당좌대출 한도가 1495억인데 일상자금 100억 정도를 빼곤 전혀 안쓰고 있고
현행 당좌금리가 11.5%인데 은행들이 두산에 8.7~9%에 줄테니 쓰라고 권유할 정도며 두산
포장도 마찬가지다”며 자금악화설을 일축했다.
(주)두산의 전체매출액 1조8000억~2조원 가운데 주류의 비중은 5~7%밖에 안된다. 소주 매
출이 500억원도 안된다. 두산전자의 매출액이 총 매출의 25% 넘는 수준이다.
그는 "거래은행의 당좌차월구좌를 알아보면 곧 드러날 것"이라며 일상적인 자금 몇십억원 정
도이외에는 당좌대출 한도금액이 그대로 남아있다고 밝혔다.
박 부장에 따르면 회사채 만기물량도 연말에 1900억이 돌아오지만 전혀 문제가 없다. 곧 단
기자금이 1000억원 들어올 것이고 현재 보유한 여유자금이 1500억이다. 미수금 회수 예정액
도 700억이 있다. 버거킹, 폴로, 배합사료, 전자 등은 실적이 좋은 편이다.
두산건설은 최근에 사모사채 3년짜리 5백억어치를 발행했고 프라이머리 CBO 2년짜리도
1300억 발행했다. 특히 프라이머리 CBO발행 때는 유일하게 후순위채를 떠 안지 않았다.
◇1K(쌍용)=쌍용그룹 자금담당 김노식 이사는 "자금악화설이 과장된 면이 많다"고 주장했
다. 김 이사는 “쌍용자동차 매각 때 떠 안은 부채 2조원에 대한 부담으로 매번 자금악화설이
도는 기업에 포함되곤 한다”며 “모기업인 쌍용양회를 포함한 계열사 회사채 등급이 BB-여
서 이자비용이 큰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당초 계획했던 구조조정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중이어서 현금흐름은 급속 개선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9월 21일 쌍용양회가 일본 태평양시멘트로부터 3500억원의 자
금을 유치키로 계약을 체결했다. 일본 태평양시멘트 지분참여 형식으로 자금을 지원했고 공
동대주주로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빠르면 다음달 중 자금이 들어온다”고
밝혔다.
또 쌍용정보통신 매각을 통해 8천억원 정도를 확보할 방침인데 현재 해외기업 2곳과 협상 중
이며 부동산을 매각도 적극 추진중이라고 덧붙였다. 강력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는 얘
기다.
결국 쌍용그룹은 외자유치 3천500억원, 정보통신 매각대금 8000억원, 부동산 매각대금 7000
억원 등 총 1조8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할 경우 쌍용차 부채를 완전해소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이사는 “다만 부동산 매각과 쌍용정보통신 매각일정에 차질이 있을 가능성도 있지만 당장
유동성이 문제되는 계열사는 없다. 참고로 현재 CP 만기연장도 순조롭고 당좌대출 소진율
역시 위험수위에 와 있지 않은 상태”라며 자금악화설을 일축했다.
◇1K(금호)=금호그룹 경영기획실 관계자는 8월 중 만기도래 회사채가 있었으나 상환, 차환,
롤오버를 해 문제업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12월 도래하는 회사채가 그룹 전체적으로 800억
원이나 이 금액은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금호그룹 주거래은행인 조흥은행에 확인해봐도 자금 사정은 큰 걱정 없음이 곧 드러날 것이
라고 강조했다. 그룹 자금 사정은 1억달러 ABS(자산담보부채권)를 통한 외자 유치 단계에
있고, 자산을 매각해서 자금 확보해 놓고 있는 상태이다. 실적도 보면 금호산업, 금호석유, 아
시아나항공 등에서 단기 수익 400억원을 냈다. 따라서 전체적으로 보면 큰 무리 없을 것이라
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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