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결혼이민자 5명 가운데 1명 “남편 성격·재산, 사전정보와 다르다”
복지부, 국제결혼 이주여성 생활실태 발표 … 23% 의료사각지대
지역내일
2005-07-14
(수정 2005-07-14 오후 1:20:29)
우리나라 남성과 결혼한 외국인 여성 결혼이민자 5명 가운데 1명은 남편의 성격과 재산, 소득 등에 대한 사전정보가 사실과 다르다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여성 결혼이민자 절반이상이 최저생계비 이하 가구소득을 가지고 있으며 전체 23.6%는 실질적인 의료보장체계에 속하지 않은 의료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는 14일 오전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린 ‘국제결혼 이주여성 실태조사 및 보건복지 지원방향 연구결과 발표회’에서 이같은 조사결과를 밝혔다.
전국적 규모로는 처음으로 실시된 이번 조사는 국제이주분야 전문가인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가 연구책임을 맡아 진행됐다. 지난해 12월부터 올 6월까지 여성 결혼이민자 부부 945쌍을 대상으로 국제결혼과 입국과정, 생활수준 및 혼인생활실태, 사회복지와 의료욕구 등에 대한 실태조사가 이뤄졌다. 또한 26명의 결혼중개업자에 대한 면접조사와 일본·대만 현지 조사도 병행했다.
올 4월 현재 여성 결혼이민자는 6만6912명이다. 중국동포가 3만1700여명으로 가장 많고, 중국 한족과 일본, 필리핀, 베트남 순이다.
◆“경제적인 이유로 국제결혼” = 조사결과에 따르면 여성 결혼이민자가 한국인과 결혼을 한 이유는 ‘경제적인 이유(41%)’와 ‘남편을 사랑해서(37%)’ 를 꼽았다. 특히 결혼중개업소를 통한 국제결혼의 경우 여성 결혼이민자의 73%가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국제결혼을 했다고 응답했다.
국제결혼을 하는 방법은 아는 사람의 소개와 직접 만남, 종교단체, 결혼중개업체 등을 통하는 4가지이다. 결혼중개업소를 통한 만남의 경우 남편의 50%가 돈을 지불했으며 14%는 부부 모두 지불했다. 외국인 여성이 지불한 경우도 18%를 차지했다.
여성 결혼이민자 5명 가운데 1명은 남편에 대한 사전정보가 사실과 다르다고 응답했다. 특히 결혼중개업체를 통한 여성 결혼이민자의 44%가 사실과 다르다고 답했다. 이들은 직접 만난 경우를 제외하고는 남편의 성격이 사전정보와 다른 것으로 꼽았다. 남편의 재산과 소득도 대부분의 경우 2, 3위를 차지했다.
◆“3명 중 1명 이혼 고려” = 여성 결혼이민자 41%는 거의 부부싸움을 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반면 3명 중 1명은 이혼을 심각하게 고민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혼을 하지 못하는 이유로 자녀문제와 체류자격 유지 문제 등을 지적했다.
지난 1년 동안 언어폭력을 경험했다는 사람이 31%, 신체적 폭력을 경험했다는 사람이 10 ~14%였다. 가정폭력으로 경찰에 신고한 사람은 10%정도로 낮았다. 또한 이주여성상담소나 상담전화를 이용한 적이 있는 사람도 13~14%정도였다.
현재 자녀와 같이 살고있는 응답자들의 17.6%는 자녀가 또래 아이들로부터 집단 따돌림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미취학자녀를 두고 있는 경우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보낸다는 응답자가 14.5%에 불과해 우리나라 평균 이용률 56.8%보다 현저히 낮았다.
◆정부지원금 전체 소득의 0.5% = 여성 결혼이민자 가구의 평균 가구소득은 149만원 정도이며 이 가운데 근로소득이 96만6000원이다. 정부지원금은 7555원으로 전체 소득의 0.5%에 불과했다.
특히 전체 절반이 넘는 52.9%는 최저생계비 이하의 가구소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지난 1년 동안 경제적 이유로 끼니를 거른 경험을 한 경우는 15.5%에 달했다.
그럼에도 대부분 사회복지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대인 한국어 교육 서비스를 제외하고 생계비나 의료비 지원 등 대부분의 항목에서 10% 안팎의 이용률을 보였다.
소득이 낮은데도 기초생활보장 수급대상에서 배제된 이유로 여성 결혼이민자의 국적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한 것으로 지적됐다.
응답자의 28.3%는 직장건강보험에, 43.3%는 지역건강보험에 가입돼 있다. 의료급여 1종과 2종에 각각 3.1%와 1.7%가 포함돼 있다. 나머지 23.6%는 어떠한 의료보장체계에도 속해있지 않아 의료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전체의 18%는 지난 1년 동안 치료비 부담 등으로 병원에 가지 못했거나 중도에 치료를 포기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국제결혼 이주여성은 혼인사실이 확인되면 지역보험 단독가입 등 건강보험 가입절차에 문제가 없다”며 “몰라서 가입 못하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홍보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또한 이주여성이 의사소통 문제로 의료기관을 이용하지 못한 경우를 해결하기 위해 외국인 진료병원 지정기준을 마련하고 국립대와 우수민간병원의 신청을 받아 외국인 진료병원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범현주 기자 hjbeom@naeil.com
또한 여성 결혼이민자 절반이상이 최저생계비 이하 가구소득을 가지고 있으며 전체 23.6%는 실질적인 의료보장체계에 속하지 않은 의료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는 14일 오전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린 ‘국제결혼 이주여성 실태조사 및 보건복지 지원방향 연구결과 발표회’에서 이같은 조사결과를 밝혔다.
전국적 규모로는 처음으로 실시된 이번 조사는 국제이주분야 전문가인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가 연구책임을 맡아 진행됐다. 지난해 12월부터 올 6월까지 여성 결혼이민자 부부 945쌍을 대상으로 국제결혼과 입국과정, 생활수준 및 혼인생활실태, 사회복지와 의료욕구 등에 대한 실태조사가 이뤄졌다. 또한 26명의 결혼중개업자에 대한 면접조사와 일본·대만 현지 조사도 병행했다.
올 4월 현재 여성 결혼이민자는 6만6912명이다. 중국동포가 3만1700여명으로 가장 많고, 중국 한족과 일본, 필리핀, 베트남 순이다.
◆“경제적인 이유로 국제결혼” = 조사결과에 따르면 여성 결혼이민자가 한국인과 결혼을 한 이유는 ‘경제적인 이유(41%)’와 ‘남편을 사랑해서(37%)’ 를 꼽았다. 특히 결혼중개업소를 통한 국제결혼의 경우 여성 결혼이민자의 73%가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국제결혼을 했다고 응답했다.
국제결혼을 하는 방법은 아는 사람의 소개와 직접 만남, 종교단체, 결혼중개업체 등을 통하는 4가지이다. 결혼중개업소를 통한 만남의 경우 남편의 50%가 돈을 지불했으며 14%는 부부 모두 지불했다. 외국인 여성이 지불한 경우도 18%를 차지했다.
여성 결혼이민자 5명 가운데 1명은 남편에 대한 사전정보가 사실과 다르다고 응답했다. 특히 결혼중개업체를 통한 여성 결혼이민자의 44%가 사실과 다르다고 답했다. 이들은 직접 만난 경우를 제외하고는 남편의 성격이 사전정보와 다른 것으로 꼽았다. 남편의 재산과 소득도 대부분의 경우 2, 3위를 차지했다.
◆“3명 중 1명 이혼 고려” = 여성 결혼이민자 41%는 거의 부부싸움을 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반면 3명 중 1명은 이혼을 심각하게 고민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혼을 하지 못하는 이유로 자녀문제와 체류자격 유지 문제 등을 지적했다.
지난 1년 동안 언어폭력을 경험했다는 사람이 31%, 신체적 폭력을 경험했다는 사람이 10 ~14%였다. 가정폭력으로 경찰에 신고한 사람은 10%정도로 낮았다. 또한 이주여성상담소나 상담전화를 이용한 적이 있는 사람도 13~14%정도였다.
현재 자녀와 같이 살고있는 응답자들의 17.6%는 자녀가 또래 아이들로부터 집단 따돌림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미취학자녀를 두고 있는 경우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보낸다는 응답자가 14.5%에 불과해 우리나라 평균 이용률 56.8%보다 현저히 낮았다.
◆정부지원금 전체 소득의 0.5% = 여성 결혼이민자 가구의 평균 가구소득은 149만원 정도이며 이 가운데 근로소득이 96만6000원이다. 정부지원금은 7555원으로 전체 소득의 0.5%에 불과했다.
특히 전체 절반이 넘는 52.9%는 최저생계비 이하의 가구소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지난 1년 동안 경제적 이유로 끼니를 거른 경험을 한 경우는 15.5%에 달했다.
그럼에도 대부분 사회복지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대인 한국어 교육 서비스를 제외하고 생계비나 의료비 지원 등 대부분의 항목에서 10% 안팎의 이용률을 보였다.
소득이 낮은데도 기초생활보장 수급대상에서 배제된 이유로 여성 결혼이민자의 국적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한 것으로 지적됐다.
응답자의 28.3%는 직장건강보험에, 43.3%는 지역건강보험에 가입돼 있다. 의료급여 1종과 2종에 각각 3.1%와 1.7%가 포함돼 있다. 나머지 23.6%는 어떠한 의료보장체계에도 속해있지 않아 의료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전체의 18%는 지난 1년 동안 치료비 부담 등으로 병원에 가지 못했거나 중도에 치료를 포기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국제결혼 이주여성은 혼인사실이 확인되면 지역보험 단독가입 등 건강보험 가입절차에 문제가 없다”며 “몰라서 가입 못하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홍보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또한 이주여성이 의사소통 문제로 의료기관을 이용하지 못한 경우를 해결하기 위해 외국인 진료병원 지정기준을 마련하고 국립대와 우수민간병원의 신청을 받아 외국인 진료병원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범현주 기자 hjbeo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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