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 추락, 부동산 신화 깨진다”

강창희 소장 “금융자산 늘려라” … 여윳돈 1억 투자 포트폴리오 공개

지역내일 2005-05-25 (수정 2005-05-25 오전 11:28:25)
24일 오후 여의도 증권업협회 11층 강의실. 60대 노신사부터 40대 주부, 20대 학생에 이르기까지 강의실을 가득 메운 100여명의 투자자 앞에 선 강창희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장(사진)은 자산운용의 첫 걸음은 투자목적을 명확히 하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강 소장은 “미국와 일본 등은 투자자에게 투자목적을 물어보면 노후대비나 교육자금 마련 등 명확한 답변이 돌아온다. 하지만 한국 투자자는 그냥 모은다고 답한다. 이게 투자실패의 첫 번째 원인이다”고 설명했다.
투자목적을 세웠으면 자신의 대차대조표를 만들라는게 강 소장의 두 번째 제언. “개인별 대차대조표를 만들어본 결과 한국의 경우 지난 2001년 현재 실물자산(부동산)과 금융자산 비율이 83 대 17로 나왔다. 미국의 30 대 70 비율에 비해 부동산이 너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자산의 부동산 편중 현상은 사실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만큼 부동산이 고수익을 안겼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강 소장은 더 이상 ‘부동산 신화’는 없다고 말했다. “2003년 한국의 합계출산율(여성 1인이 평생 출산하는 아이 수)이 1.13%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향후엔 독자끼리 만나 결혼하게 된다. 부동산 가격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논리는 여기서 나온다.”
결국 금융자산쪽에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다는게 그의 논리다. 한국의 투자자들은 전통적으로 예금을 편애해왔다. 강 소장은 “금융자산은 크게 세가지로 나눠야한다. 생활비나 학자금을 운용하는 저축주머니와 단기 대박을 노리는 트레이딩용 주머니,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산형성 주머니를 만드는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자녀교육자금과 결혼비용, 노후자금 등을 준비하는 자산형성 주머니는 간접투자상품과 변액보험 등 목표수익률이 높은 상품으로 구성하라는게 강 소장의 조언. 아울러 자신의 나이와 가족상황, 재산상태, 투자성향 등을 꼼꼼히 따져 투자상품의 비율을 정하라고 덧붙였다.
강 소장은 실제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소개했다. 자신이 1억권의 여윳돈을 투자한 사례를 공개한 것. 우선 목표수익률이 높은만큼 투자위험이 큰 주식형펀드에 투자액의 절반인 5000만원을 투자했다. 주식형펀드 투자비율은 100에서 자신의 나이를 빼는게 정석이라는게 그의 설명. 강 소장의 나이를 고려하면 주식형펀드는 4000만원이 돼야하지만, 본인의 투자성향상 비율을 높였다. 나머진 안정적 수익이 보장되는 채권형펀드(40%)와 수시입출금이 가능한 MMF(10%)로 구성했다.
6개월(투자자 성향에 따라 1년) 뒤 투자성과를 보니 주가상승으로 주식형펀드 투자액이 6500만원으로 늘어났다. 이 경우 주식형펀드 비중이 원래 포트폴리오 비중(50%)보다 높아진만큼, 펀드 일부를 팔아 채권형과 MMF를 매입해 최초 투자비율로 맞췄다. 역시 6개월 뒤 이번엔 주가가 떨어지면서 주식형펀드가 4945만원(45.3%)으로 감소했다. 거꾸로 채권형과 MMF 일부를 팔아 다시 최초 포트폴리오 비율로 복귀했다.
이후 시장상황에 따라 포트폴리오는 6개월마다 정기적으로 재조정되고 있으며, 환갑이 되는 시점에 포트폴리오 자체를 재배분(주식형펀드 비중을 현 50%에서 40%로 낮출 계획)할 생각이라고 강 소장은 덧붙였다. 강 소장은 “개인이 가장 효율적으로 재산을 늘일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한 투자상품이 아닌 스스로의 직업에서 버는 수입(월급 또는 사업소득)”이라고 말해 최근 사회일각의 무분별한 재테크 열풍을 경계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강창희 소장은 누구

강 소장은 투자자교육으로 명성을 날리는 증권맨이다. 2001년1월부터 시작한 투자자교육은 최근 500회를 넘겼다. 대우증권 상무와 현대투신 사장 등을 역임했으며, 지난해 2월 미래에셋에서 투자교육연구소장이란 직책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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